티스토리 뷰

Chez Nous는 Austin에서 아마도 유일하게 존재하는 French Cuisine을 표방하는 레스토랑입니다. (다른 프렌치 레스토랑을 오시튼에서 보지 못한터라.) 우리 말로는 '우리 집'이라는 뜻이라는 데 프랑스어라곤 모르는 저로서는 누가 저 뜻을 알려주지 않았으면 '게바라'와 관련있는 스페인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제법 전통있는 프렌치 레스토랑으로 Texas의 주요도시인 Dalas, Houston에 동일한 이름의 레스토랑이 있는데 동업하고 있는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Austin Chez Nous
홈페이지에 전혀 그런 말이 없고, Houston 레스토랑은 아예 따로 홈페이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다른 집일 가능성이 큽니다. 어쨌든, 홈페이지에서는 70년 후반, 프랑스에서 건너온 3명의 친구들이 협동해서 이 레스토랑을 만들었다고 되어 있고, 정식으로 식당이 오픈한 날은 1982년 2월이라고 하니 제법 오래된 식당이죠.

2009년 Zagat에서 이 식당 점수를 보시면, 25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주었지만 사실 Zagat은 도시마다 기준이 다르다고 보기 때문에 이 점수를 그대로 믿을 수는 없습니다. 뉴욕에서는 23~25점 하는 이탈리안은 꽤나 괜찮았지만 Austin이나 다른 지방 도시에서는 그 기준을 믿었다가는 피를 보기 일수니까요. 제 입맛으로는 이 동네서 28점 맞은 Vespaio라는 이탈리언 레스토랑의 파스타가 뉴욕의 20점 대 초반과 비슷했었습니다.

Texas에서 French를 네가 갔다고? 라며 의아해 하실 지인이 있겠지만, 사실은 그래도 정통 프랑스 레스토랑을 표방하고 있으니 디저트는 괜찮지 않을까 해서 방문한 것입니다. 적어도 천박스런 미국풍 케이크가 아닌 프렌치풍의 케이크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죠. 2008년 10월 무렵의 방문기 입니다.


저녁에 방문했는데, 사진찍기가 최악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수십 명이 즐거이 이야기하는 데 플래쉬를 펑펑 터뜨릴 수도 없고 (똑딱이니 플래쉬 터트려봐야 한계도 있고요..) 어쨌든 그리 큰 레스토랑은 아닙니다. 때문에 테이블 간격이 무척 좁고 시끄럽습니다만, 맛만 있으면 감수할 수 있는 불편함이지요.


오스틴에서는 나름 인기 장소라, 사람들이 많아 저녁 시간에는 꽤 기다려야 합니다. 단체가 아닌 2명 정도는 예약도 되지 않고요. 그래서 이렇게 가게 중간에 와인바가 있어서 와인을 마시며 기다릴 수 있습니다. 뭐 기다리는 사람은 지루함도 없애고 와인 매상도 올리고 좋긴 한데 저처럼 박한 예산으로 저녁 먹으러 오는 사람이 식전 아페리티프를 즐길 여유가 있을리 만무하지요. 위에 사진에 박힌 건 제 손가락입니다. 어두워서 플래쉬를 터뜨리며 찍느라 맘이 불안해서 실 수 했네요. (제 블로그에서 처음으로 저를 노출시키는 듯 하군요.-_-)

처음 방문하는 프렌치이니 당연히 주문하는 것은 3 course Prix fixe 메뉴입니다. 앞으로 단골이 될지 말지 솜씨를 보는 거지요. 전채/메인/디저트로 구성되는 단촐한 코스입니다. 뉴욕 레스토랑에 가서는 가게마다 이 코스 메뉴만 먹고 돌아다녔던 기억이 새롭네요. (가장 싸거든요.^^)
 

앉으면 이렇게 버터와 빵을 가져다 줍니다. 버터가 특별하지는 않았지만 소금맛이 적당하고 빵과 조화로워서 저 접시를 다 비웠습니다.
 
첫번 째, Appetizer.

전채인 샐러드와 수프입니다. 평범합니다. 샐러드는 리용식 샐러드라는 데, 받는 순간 야채의 양이 참 박하다는 생각이 들었었죠.


제 메인 메뉴였던 연어 구이, 역시 미국의 생선요리는 맛 없습니다. (적어도 지금까지 먹어본 바로는..)


메인 메뉴인 스테이크입니다. 고기 크기가 여늬 미국집에 비하면 작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지요. 단지 이 집은 자신의 버터에 지나치게 자신감이 있으신지 바질 버터를 스테이크 위에 떠억하니 올려 놨더군요. 별로 정이 안가는 조리법이라 (콜레스테롤이 어쩌구) 순간 당황했습니다. 저 버터, 빵이랑 먹음 어울리는 데 스테이크랑은 어울리지 않았고요.


구운 야채를 다른 접시에 수북(?)하게 가져다 주는 건 맘에 들었습니다. 아주 환영받을 방법이죠.


처음 스테이크는 지나치게 짜서, 바로 물렸습니다. 다시 구워 달라고 했지요. 소금을 쏟은 듯 하더군요. 그냥 조금 짠 정도가 아니라 지나치게 소금 소태였습니다. 위의 사진과 이 사진은 다시 구워져 가지고 나온 놈입니다.


미디엄 레어로 주문했지만, 미디움보다 조금 더 구워져 나왔던 것 같습니다. 가격 대가 가격이니 만큼 고기 질이 그렇게 좋지 않아서 소스로 승부했어야 했는 데, 소스가 달랑 버터하나니 만족스러울 리 없었지요. 아. 소스에 대해서는 제가 무지한 수준이기 때문에, 사실 뭐라고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디저트가 나왔습니다.


위에서 차례로 Creme Caramel, Mousse au Chocolat, 즉 크림 캬라멜 푸딩과 초컬릿 무스입니다. 데코레이션이 화려하지는 않지만 먹어 봤더니 오스틴에서 그간 먹어본 디저트 중에서는 최고였던 것 같습니다. (= 괜찮았습니다.) 적어도 오스틴 식당에서 디저트를 맛있게 먹었던 건 이 식당이 유일했던 것 같습니다. 대부분 메인에서 실망을 해서 디저트를 잘 안시키거든요. 몇 번 단 것이 고파서 시켜봤자 '그럼 그렇지'하는 소리만 나왔었고.

크림 캬라멜 대신 크림 브릴레를 시켜보았으면 좋겠지만, 갑작스런 변경은 안된다고 하더군요. 초컬릿 무스쪽이 좀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쌉싸름한 초컬릿맛이 강하지는 않지만 오스틴의 여늬 초컬렛처럼 (이 동네의 브라우니나 초컬릿 계열의 디저트처럼) 설탕을 범벅으로 퍼부어 넣지 않은 게 제일 맘에 들더군요. 조금 만 더 씁쓰레한 카카오 빈의 맛을 최대한 살려 주었으면 더 좋았을 것을...

크림 캬라멜은 푸딩답게 모양을 잘 만들었습니다만 (이 동네서는 그것만도 장한 일입죠.), 그 뿐이었습니다. 일단 바닐라 빈이 전혀 들어가지 않았고 (바닐라 리큐르도 쓰지 않았던 듯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방식대로 설탕을 조금씩 넣으면서 캬라멜화 시킨 게 아니라 시럽으로 만들었더군요. (하긴 대중식당에서 그건 별 수 없지요.) 거기다 지나치게 달았던 걸 보면 캬라멜을 만들 때, 열을 대충 가하다 만 듯 하더군요.

위와 같은 단점들이 있음에도 이 집의 디저트가 오스틴에서는 제일 괜찮았으니 수준을 아실만 하시리라 믿습니다. 메인이나 다른 메뉴을 안 먹고 디저트만 투고 할 수 있으면 한 번 쯤 다시 가보고 싶습니다.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