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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내쳐 룸에서 저녁을 먹었던 이야기입니다. 가격은 맛에 비해서 높은 편이지만 그만큼 '전망'을 즐길 수 있으니 나름 장점이 있다고도 볼 수 있겠죠. 가격이 비싸서 코스를 시키지는 못했고 Appetizer 3개와 Main Course에서 3개를 시켜서 나눠 먹었습니다. 혼자 다 먹은 건 아니고 셋이 나눠 먹은 겁니다.



빵과 버터입니다. 떨어지면 제꺽제꺽 가져다 주긴 하지만 맛이 높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전채로 보면 이 정도의 평범함이 적당할 수도 있겠죠. 뉴 올리안즈의 모 유명 식당 (케이준 요리의 발상지라던데)에서는 빵에 너무 다양한 요소를 덧 붙이는 바람에 빵 이외에 다른 것은 모조리 실망스러웠던 기억도 있습니다.


접시는 모두 통일된 걸로 주더군요. 시카고의 아이콘적인 위치에 있는 식당이니 (맛에서가 아니라) 이 정도는 해줘도 좋겠죠.


전채가 나왔습니다. Lobster Bisque와 Romain Salad, 그리고 Wild Mushroom Strudel 입니다. Lobster는 맛을 보지 못해서 뭐라 할 수 없고 Salad는 소금이나 올리브유가 약하게 드레싱 되어 있는 정도입니다. 메인인 스테이크를 먹을 때 곁들여 먹으려고 주문한 터라, 별로 불만은 없었습니다. 버섯은 Wild치고는 맛이 좀 약하더군요.  


이제 메인입니다. Chef's Selection에서 시킨 Stuffed Rabbit Loin입니다. 토끼고기로 만든 소시지 구이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런 메뉴는 3~4일마다 재료 수급 상태에 따라 계속 바뀐다고 하니, 다음에는 보기 힘들것 같아서 시켰는데, 고기 자체의 맛과 소스는 특별할 게 없더군요.


두 번째 메뉴인 Pinenut Crusted Black Cod입니다. 밑에 가루처럼 부숴놓은 게 잣이어서 Pinenut Crusted라는 메뉴이름이 붙었는데요, 제가 시킨 메뉴는 아닙니다. 평소부터 미국 생선요리에 불만이 많았는데, 뉴 올리안즈 생선 요리가 유명하다고 해서 갔을 때 최고 평가를 받는 식당에서 3일 연속 비싼 생선메뉴만 시켰다가 너무 실망+좌절+충격을 먹은 이후로... 생선 요리는 시키지 말자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나 보스턴 쪽의 생선 요리는 아직 기대하고 있습니다만... 친구에게 부탁해서 맛을 보았는데, '기대대로'의 메뉴였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역시 미국에서 생선 요리는-_- 아직 맛있는 걸 만나본 적이 없네요.


그리고 스테이크입니다. Prime 급이 아닌 Choice급을 사용한다고 하더군요. Prime Rib을 팔긴 하는데, 가격도 $50가 넘는데다가 Bone-in, 뼈가 달려있다고 해서 주문하진 않았습니다. 대신, New York Strip을 주문했습니다. 덩치가 크지요? 미디엄 레어로 주문했는데, 미디엄 정도로 구워와서 다시 구워줄 것을 부탁했더니 기꺼이 구워주더군요. 소스는 레드 와인 소스입니다. 맛은 가격을 생각하면 좀 아쉬운 맛이었습니다.

가격은 착하지 않습니다. 메인 3, 전채 3만 시켰지만 $152 정도가 나왔습니다. 나눠내긴 했지만 맛을 생각하니 속이 좀 쓰리더군요. 뭐 하지만 시카고의 야경을 보며 느긋하게 식사하는 경험이 흔한 것은 아니니 감수해야겠지요.


마지막으로 보너스, 긴 빌딩의 그림자가 인상적이지요? 시그내쳐 룸에서만 볼 수 있는 광경입니다. 가장 높은 게 핸콕 센터의 그림자죠.

덧붙여서 이날 밤에 우리 동네 Austin, Whole foods 매장에서 '고등어가 들어왔어.' 라고 매니저가 전화를 걸었던 일이 기억에 남네요. 일년에 많아야 세, 네 번 들어오는 고등어인데 하필 제가 없을 때 들어오다니요!!! 매니저가 전화한 건 다른게 아니라, Central Market과 Whole Foods 매니저들에게 제가 원하는 식품이 들어오면 전화 해달라고 부탁해 두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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