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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떠돌았던 유럽 여행, 생일날은 뭔가 특별한 이벤트거리가 필요하다 싶어서 오래 전부터 그 존성대명(尊姓大名)을 흠모해온 Paul Bocuse 대숙(大熟)께서 운영하시는 리용의 Paul Bocuse를 방문했습니다.


파리에서 리용으로 가는 길, 여행하는 학생들이 Gare de Lyon 기차역에서 떼거지로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아마 미국에서 온 애들이 아니었나 싶어요.

리용으로 향하는 떼제베 안에서, 검표원이 상당히 스타일리쉬하더군요. 나도 저렇게 수염기르고 모자나 써보려다 주위의 만류로 참았다는...


미슐랭 가이드에서 찾아본 Paul Bocuse, 별이라기엔 좀 유아틱한 별 셋을 받았습니다. 난생 처음 가보는 본바닥의 별 셋 레스토랑, 먹는 걸 좋아하는 저에게는 최고의 생일 선물이 아니었나 싶어요.

폴 보큐즈로 가는 법은 택시를 타는 법 이외에는 일반에게는 공개되어 있지 않습니다. (거길 가는 분들이 버스 타고 갈리가 없잖습니까?-_-) 하지만 저는 가난한 여행객, 택시비가 편도에 50유로, 왕복 100유로 정도 한다는 말을 듣고 그 돈 아껴서 원스타 레스토랑에 한 번 더 가겠다고 결심합니다. 하지만 버스 노선을 알리가 없지요-_-;; 경찰에 물어물어보니 역에서 버스가 있긴 한데 주말에는 운행을 하지 않는 노선이랍니다. 세상에~ 마상에~ 하지만 다행히 역 앞에는 이런 쇼핑 센터가 있었고, 내부에는 무선 인터넷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지하철 노선/버스 노선을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버스 노선을 찾았습니다. (한국인의 집념의 승리일까요?)


일단 짐을 풀기 위해 유스호스텔로 가는데, 지하철역에서 유스 호스텔까지는 꽤나 가파른 경사길을 올라가야 합니다. 캐리어를 끌어야 했던 저에겐 좀 고역이었죠. 뭐 스페인처럼 울퉁불퉁한 돌길은 아니었으니 이 정도야 껌이었습니다만. 오르다 길 옆으로 보이던 리용의 풍경입니다. 지긋지긋해서 안에 들어가 보지도 않았던 리용 성당과 사진 가운데 쯤 연필 토막같은 건물이 보이시나요? (유럽 여행하다보면 성당과 미술관이 지긋지긋해 지는 때가 있습니다.-_-)


역 주위에 있던 이 건물인데요, 이 건물에 스카이 라운지에는 폴 보큐즈의 분점이 있다고 하더군요. 훨씬 방문이 편합니다만, 본점에 가보고 싶었기에 패스했습니다.


폴 보큐즈로 버스를 타고 가는 길입니다. 리용역에서 Gare De Vaise역으로 가서 (중간에 한 번 녹색노선으로 한 번 갈아타야 합니다.) 33번 버스를 타면 됩니다. 버스가 줄곧 Saone강을 따라 가기에 경치가 무척 좋습니다. 강변에 아파트가 없으니 정겹기도 하고요. 장어도 잡히는 깨끗한 강이라고 하고, 여기서 잡힌 각종 민물 생선들이 리용 레스토랑의 주요 재료 가운데 하나라고 하네요.


한 장 더, 어디서 내릴지는 기사 아저씨에게 Paul Bocuse라고 말하면 바로 알려줍니다.


버스 정류장에서 멀지도 않아요. 기차길이 바로 옆으로 지나갑니다. (리용에서 만약 와인으로 유명한 브루고뉴로 가는 기차를 타면 이 레스토랑을 볼 수 있죠.) 녹색, 붉은 색, 그리고 금색 대비가 선~명한 건물이죠?


들어가기 전에 주변 경치를 찍어 봅니다. 수상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나루터. 강변으로 길이 잘 정비 되어 있어서 자전거 타거나 산책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가까이 접근해서 찍어보았습니다. 건물은 예쁘다기 보다는 독특하네요.


일본인 단체 손님이 온 모양입니다. 다들 저 폴 보큐즈씨 그림 아래서 기념 사진을 찍고 가더군요. 별 셋에 오시는 분들답게 정장 차림입니다만, 저는... 운동화에 등산복-_-이었습니다. 배낭여행 하는데 별 수 있나요? 하지만 유럽 어느 레스토랑에서도 출입 안 시켜준 적은 없었습니다. 물론 영국의 고든 램지나 파리의 몇몇 레스토랑은 아예 드레스 코드를 지정해서 고객에게 설명을 해주죠. 그런 곳에는 저도 비지니스 캐주얼정도는 입고 들어가 줬습니다.


이건 정문 사진입니다. 깔~끔하네요.


잘 알려진 폴 보큐즈의 벽화입니다. 표정이나 요리 재료들을 상세히 그려논 게 구경하는 재미가 있더군요.






구석구석에 벽화가 여러장 있습니다. 마당 한 구석에는 부서진 개집도... 개는 안살더군요.^^


골든벨일까요? 오늘 밤 식대는 내가 내겠습니다? 무서워서 어디 만져보겠습니까?


정원 전체의 모습입니다. 벤치도 있어서 쉴 수도 있지만 별로 사용할 일은 없을 듯 합니다.


정원 사진 하나 더!


나무에 다람쥐 인형이 붙어 있습니다. 사진은 못나왔는데 자세히 보면 제법 귀엽기도 한..


정원 쪽에서 바라본 건물이네요.


자, 이제 들어가 봐야죠.


들어가는 입구에는 뭔가 동판들이 있습니다. 식당을 방문한 유명인사들의 이름판인가요? 한국으로 치면 '어디 방송 맛대맛에 나왔던 식당.' 뭐 이런 역할을 하는거죠. 유럽 레스토랑에서 별로 이런 걸 본 적이 없기에 갑자기 신뢰도가 푹~ 떨어집니다. 이런 거 있던 식당치고 맛이 훌륭했던 기억이 별로 없어서요. 하지만 이 식당에서 생일상 한 번 받아보려고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갈 수도 없죠.

그런데 맨 아래 중앙에 있는 동판에 있는 이름이 문득 눈에 띕니다. Joel Robuchon? 단순히 방문객 동판은 아닌 모양이더군요.


다음 동판을 보고서야 의문이 풀렸습니다. Bocuse D'oR? Paul Bocuse가 창설한 요리 대회죠. 물론 혼자 한 건 아니고 많은 사람들의 협력을 얻어서 했습니다만, 이 대회를 열 때, Paul Bocuse의 네트워크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걸 부인할 사람은 없습니다. 1987년 첫 대회가 열렸고 Paul Bocuse가 명예회장, President를 맡은 게 Joel Robuchon이었죠. 이 동판은 역대 우승자, 준우승자들의 명단이었던 거에요.


벨 보이가 손님들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택시를 기다리는 손님들과 말 상대를 해주는거죠.


입구 손잡이입니다. 이 손잡이 말고 테이블 마다 있는 후추, 소금통도 이 캐릭터를 한 장식대에 수납되어 있더군요.


실내는 너무 화려하지도, 그렇다고 초라하지도 않습니다. 첫 손님이고, 복장도 등산복 차림으로 초라했습니다만 오히려 웨이터들이 절 안심시켜 주면서 창가 자리로 안내하더군요. 뭐 홀쪽은 아니라서 그나마 눈에 띄지 않긴 했습니다만 구석으로 쳐박힐 줄 걱정했던 것에 비하면 좋은 자리입니다. 테이블마다 장미 생화로 장식되어 있던데 생화를 꼽아 놓은 방식은 그다지 세련되지 않았습니다. 인테리어만 너무 고심하는 청담동 식당은 아니란 이야기죠.


홀 쪽의 자리입니다. 주로 3~4명 손님은 이쪽으로, 둘만 온 손님은 제가 앉았던 자리 부근으로 안내됩니다.


제가 앉았던 자리는 아니고, (여긴 구석자리에요.) 대충 이런 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창가 자리에서 본 바깥 풍경


화장실 가는 길에 찍은 사진, 각종 상장 및 기념품이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저기 저 문이 화장실이에요. 안도 깔끔했습니다만 뭐 보실 필욘 없을 거 같고, 손을 씻고 온다음 본격적으로 요리를 맛보기 시작합니다. 요리는 다음에 따로 정리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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