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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웨스트에 온 기념으로 해산물을 좀 더 먹으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돌아가는 길에 찾게 된 곳입니다. 키웨스트보다 사실 중간의 다른 섬의 식당이나 호텔비용이 훨씬 저렴합니다. 저도 다음번에 올때는 굳이 키웨스트에서 묵는 걸 고집하지 않을 듯 하네요. 

브루터스 해산물 식당, 해산물을 직접 팔기도 하는데 재료수급부터 판매, 요리까지 한 가족이 담당하는 전형적인 가족 식당입니다. 아버지는 어부라서 물고기를 잡아오고 어머니는 요리를, 딸 둘은 서버를 하고 있습니다. 이 식당을 찾은 건 tripadvisor에서 평이 워낙 좋았기 때문인데요, 미국 여행을 다니면서 확실히 알게 된건, 적어도 여행지에선 Yelp.com 보다는 TripAdvisor의 평이 훨씬 더 신뢰성이 있다는 겁니다. 적어도 제 경험안에서는 말이지요. 


뭐 Yelp가 돈을 안내면, 좋은 평가를 고의로 삭제한다는 소문까지 있긴 하지만, 그건 헛소문이라고 생각하고요 이런 소리는 Yelp는 악의적이나 지나치게 호의적인 평가를 삭제하는 내부 알고리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나온 오해가 아닐까합니다. 그렇다면 여행지에서 트립 어드바이저가 제 입맛에 맞는 음식점을 추천해 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Yelp와 트립어드바이저의 이용자의 차이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사는 사람과 여행자가 기대하는 맛은 틀리기 때문에, 여행자는 Yelp가 추천해 준 집이 안 맞을 수 있겠죠. 여행자는 곧 떠날몸이니 그 지역의 추억에 남을 '강력한 한방'을 기대하지만, 사는 사람은 자기 건강과 가족에 좋은 음식을 먹고 싶어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Yelp는 트립 어드바이저에 비해,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이용할 확률이 좀 더 높습니다. 


고속도로(US1)에 바로 붙어 있습니다. 구글 맵에서 이 가게를 찾으면 엉뚱한 위치에 있는데 아마 이 위치로 이전하기 전의 주소로 되어 있어서 인 듯 합니다. 구글 스트리트뷰로 보니, 샌드위치집이 있고, 이 가게는 좀 더 바다에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더군요. 어쨌든 6950 Overseas HighwayMarathonFL 33050을 치고, 가다보면 찾을 수 있습니다. 플로리다에서 키웨스트로 가는 방향에서 오른쪽에 있습니다.


들어가면 손질된 해물들이 손님을 반깁니다. 모든 재료들은 오늘 아침 잡은 거라 합니다. 가게에서 쓸것만 남기고 시장에 팔겠죠.


위에 있는 건 다양한 사이드 메뉴들. 아래 있는 게 메인 재료입니다. 가까이서 좀 볼까요? 제일 왼쪽은 이 고장에서 잡히는 랍스터, 그리고 역시 이 지역 특산종인 스톤크랩의 집게발이 있습니다. 


오른쪽에서부터, 황다랑어, 마히마히, hogfish가 있네요. 호그피쉬는 놀래기의 일종인데요 한국에서 잡히는 놀래기와는 전혀 다른 종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키웨스트 가는 도중이라, 관광객도 많지만 지역 손님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웨이터와 아는 사이인지 서로 이름을 부르며 인사하면 지역 손님. 아니면 뜨내기죠.


클램차우더. 먹는 순간 홧 소리가 났습니다. 샌프란시스코 피어에서 먹었던 빈약한 크램차우더를 저 아래로 굽어보는 맛이로군요. 특히나 수저를 뜰때마다 가득 담겨나오는 크램살이 더욱 맛을 살려줍니다. 이건 밤에 먹으려고 한그릇 더 따로 사서 가져가기로 합니다.



그리고 스톤크랩의 집게발. 스톤크랩은 카리브해, 플로리다 연안에서 주로 잡히는 게인데 껍질이 돌처럼 단단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합니다. 이로 씹으면 이가 다 부러지겠죠. 플로리다 근해에서는 엄청 큰 놈들은 이미 거의 씨가 말랐고 잘잔한 놈들 밖에 없습니다. 이유는 이 게를 잡는 법규 때문인데요, 이 게는 오직 한쪽 집게발만 잡을 수 있습니다. 무슨 소리냐면, 게를 잡아서 집게발이 7cm이상일 때만 집게발을 뜯을 수 있고, 한쪽은 내버려 둬야 합니다. 그러면 바다로 돌아가서 점점 부러진 게발이 다시 자란다고 하네요. 뭐 친환경적이긴 하지만 저 게의 입장에서 보면 끔찍한 소리겠죠. 하지만 그런 조치도 없이 마구잡다가는 진작에 멸종되어버릴 놈이라... 따라서 엄청 큰 게를 잡아도 비교적 최근에 집게발이 뜯어진 적이 있다면 작은 집게발을 가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집게발 크기에 따라 가격이 틀려지는 데 이 가게에서도 집게발을 4단계로 구분하고 있더군요. 가장 큰놈을 먹고 싶었지만 잡히지 않았다고 해서, 그 다음 등급인 Jumbo로 만족하기로 합니다. 1파운드에 집게발 세개짜리죠. 이런 놈도 상당히 구하기 힘들다네요.


확대해서 찍어봤습니다. 비교샷이라도 하나 남겨두었어야 했나? 상당히 크고 실한 놈들입니다. 살이 그냥 달더군요.


이건 마히마히와 호그피쉬를 그냥 튀긴 녀석입니다. 여기에 빵을 덮으면 피쉬 샌드위치가 되는 건데, 솜씨는 별 거 없긴 해도 재료가 워낙 신선하니 맛이 넘치더군요.


사이드 메뉴. 관심은 없지만 그냥 준다니까 먹습니다. 콩이 들어간 무언가.


코울슬로


이 지역에서 잡히는 로컬 바닷가재라는 말을 듣고 바로 주문한 바닷가재 꼬리. 서양인들은 아직 생선을 먹을 줄 몰라 갑각류의 내장을 맛보기가 참 힘듭니다. 그냥 버린 듯.


요리법은 그냥 버터구이입니다. 단순한 것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랍스터는 추운 바다에 사는 랍스터입니다. 메인주에서 잡힌다고 해서, 메인 랍스터라고도 부르지요. (Maine Lobster). 그런데 추운 바다가 아니라 열대 바다로 가면 이와 비슷하게 생기고 크기도 큰 갑각류가 있습니다. 가시 랍스터(Spiny Lobster)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우리나라 제주 근해에도 있습니다. 닭새우가 그들이죠. 음... 최근 몇년간 좀 유명 수산점에서 동해의 가시배 새우를 닭새우 (머리에 뿔이 많아 닭벼슬 같이 생겨서)라고 부르면서, 사람들이 닭새우를 가시배새우와 혼동하고 있는데요, 닭새우는 가시배 새우보다 훨씬 큰 녀석들입니다. 일본에서는 '이세애비'라 불리는 것들이 바로 닭새우입니다.


추운지방에서 자라는 랍스터와 따뜻한 바다에서 자라는 랍스터의 차이는 일단 집게 입니다. 추운 지방에 사는 녀석들은 집게를 2개 가지고 있지만, 더운 지방에 사는 랍스터는 집게는 없고 훨씬 더 두꺼운 껍질에 긴 수염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다마다 먹이가 다르므로 맛도 다르지요. 뭐... 인기는 '추운바다'에서 자라는 녀석들이 훨씬 좋습니다. 비슷한 놈들이면 추운바다에 사는 놈이 더 맛이 좋다는 경험적 법칙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실제로 추운바다에 사는 랍스터의 살이 더 답니다. 

위의 녀석도 맛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역시 북쪽 랍스터가 더 맛이 좋군요. 먹어봤다는 데 의의를 두기로 합니다.


아마도 이 집에서 고기를 잡는 배 사진인 듯 합니다.


섬에 놀러온 사람들의 모습을 찍어서 붙여 놨습니다. 아마 낚시배로도 빌려주는 것 같습니다.


화장실. 남자는 해적두목, 여자는 인어. 재미있네요.


위 지도에 '자기가 온 지역'을 핀을 꼽아 표시할 수 있는데요, 역시 미국 동부가 가장 많더군요. 드물게 한국에서 온 사람도 있었고, 장난이겠지만 북한에서 왔다고 표시한 핀도 보았습니다. 


점심시간이 끝나고 조용해진 가게를 한 컷. 동네사람들 위주로 오지만, TripAdvisior등에 소개되어 관광객도 제법 오는 곳이고, 카리브해의 신선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습니다. 클램차우더와 점보 사이즈 스톤크랩은 그야말로 추천입니다. 스톤크랩 집게발 중 가장 큰 Clossal 등급이 있다면 그야 말로 행운이지요. 남획되어서 큰 놈이 별로 안잡히기 때문에. 


어쨌든 해산물로 풍성하게 식사를 하고 만족스럽게 다시 여행을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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