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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링 미술관은 단순히 존 링링의 유산들만 전시하는 미술관은 아닙니다. 운영위원회가 조직되어 플로리다의 여유자금 많은 은퇴자로부터 수천만 달러의 기부금을 거두어서, 이 자금을 기반으로 다양한 특별전시도 활발히 하고 있죠. 제가 방문했을 때도 다양한 특별 전시회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아쉽게도 사진 촬영이 허가되지 않아서.... 눈으로만 담아두고 왔습니다.  


http://25.media.tumblr.com/tumblr_medb4crhmo1rw3fqbo1_1280.png


제가 방문한 날도 여러개의 특별 전시회가 열렸는데, 그 전시회 가운데, 아니 이 미술관 작품 전체에서 제 눈을 사로 잡은 한장의 사진입니다. 저작권이 있는 사진이라, 링크로만 보여드립니다. 2011년인가 세종문화회관에서도 전시회가 열렸던, 인물사진작가 Yousuf Karsh가 촬영한 오드리 헵번 사진. 당시 그의 전시회를 놓쳐서 무척 아쉬웠는데 만리 넘게 떨어진 플로리다의 한 구석에서 이 사진을 마침내 보게 되네요. 물론, 사진 자체만으로는 구글 검색만 해도 얼마든지 볼 수 있는 사진입니다만 의외의 장소에서, 좋아하는 사진을 보는 감동은 말로 표현할 수 없더군요. 한참 동안을 꼼짝 않고 이 사진 앞에 서 있었습니다.



[ 2014년 5월 6일 추가: 2014년 5월 4일은 오드리 헵번양의 생일이었고, Yousuf karsh의 사진을 구글 두들로 활용했습니다.] 




불편한 진실(Unfamiliar Realities)이라는 제목의 전시회입니다. 이 전시회의 취지는 관람객에게 현실세계지만 마치 환상을 보는 듯한 느낌을 가지게 만드는 것이라고 하네요. Minor White, Wynn Bullock, Michael Kenna 등의 사진이 전시되고 있는데, 마이클 케나이외에는 낯선 이름입니다. Michael Kenna는 한국 자연을 많이 촬영한 사진 작가로 제법 알려져 있는데 전남 신안, 강원 삼척 등을 소재로 많은 작품을 발표했다고 하죠. 소나무들이 있는 '솔섬'의 사진이라고 하면 기억나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또, 저는 잘 모르는 상이지만 13회 이해선 사진상의 수상자이기도 합니다. 


Elliott Erwitt의 작품. 1949년 뉴욕에서 촬영한 '활을 겨누고 있는 다이아나 여신'의 상이 저멀리 지나가는 사람을 겨누고 있는 것 같습니다. Magnum Photos 라는 책에 실려있는 사진인데 매그넘 포토스는 사진에 관심이 있으면 다들 아시겠지만, 브레송이나 로버트 카파가 설립한 사진작가그룹입니다. 한국에서도 전시회를 가진 적이 있는 유명한 사진그룹인데 사진들이 정말 묘한 느낌을 줍니다. 


Elliott Erwitt의 작품입니다. 마네킹이 지나가는 아가씨를 부러운 듯 쳐다보는 모습이 어쩐지 애절하네요.


Docking Poles, Venice, Italy, 1980. 마이클 케나의 사진입니다. 사진을 찍으며 제 그림자가 졌네요. 묘한 느낌이 있는 좋은 사진인데... 그러고보니 그의 솔섬사진이 대한항공과 저작권 시비에 걸리기도 했었죠. [관련기사] 자연경관에 저작권을 부여할 수 없는 건 말이 되지만, 유명한 사진의 구도/주제를 그대로 베껴먹으며 그걸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건 좀 문제가 있지 않나는 게 개인적 생각입니다. 공근혜 갤러리에서 그이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는데 함 다녀와야겠네요. 


Icons of Style이라는 이름의 특별 전시회였습니다. 존 갈리아노, 칼 라거펠트, 크리스티앙 라끄르와 등의 유명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패션 전시회였죠. 저는 별 관심이 없어서 패스합니다. 


또하나 눈길을 끈 전시회는 "The Philip and Nancy Kotler Glass Collection"입니다. 굉장히 멋지고 다양한 유리공예, 유리예술 작품의 향연이더군요. 사진은 절대 금지여서 하나도 찍지 못하고 웹에 나와있는 사진을 가져왔습니다. 필립과 낸시 코틀러 부부는, 작가는 아니고 이 멋진 유리예술작품들을 링링에 기증한 부부라고 하네요. 한국에도 한 번 들여왔으면 좋겠지만, 링링 개인 소장이니 아마도 가져오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특별 전시회를 보고.. 아직도 미술관은 반도 구경하지 못했네요. 중앙정원에도, 나머지 건물 반쪽에도 볼게 잔뜩 있습니다. 다음에 올 때는 링링 뮤지움은 반드시 하루를 꼬박 지새워 볼 예정입니다만, 언제 다시 갈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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