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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로스엔젤레스에 오면 로데오 거리는 함 가야죠.


사실 갈 시간이 없을 줄 알았는데, 그래도 아쉬워서 어찌어찌 시간을 내서 로데오 거리를 다녀왔습니다. 이 날은 엘에이에서 좀 먼 오렌지 카운티 쪽에 숙소를 잡은 상태였기 때문에, 로데오까지 가려면 1시간 30분은 조이 운전을 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막히는 길을 달려가서 (LA 주변 고속도로는 서울 못지 않게 막힙니다) 로데오 드라이브에 도착하니, 어서 빨리 차를 세우고 구경하고 가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더군요.


그래서 미국에서 가장 비싼 주차요금(제가 지불했었던 중에서는)을 내고 통크게 주차를 했답니다. 무료 주차 구역에 세워두고 먼 길을 가거나, 공영 주차장 비스므리한데 자리가 나기를 기다리는 것 보다는 확실히 돈을 내는 게 좋을 듯 해서, 로데오 한 복판에 있는 비싼 주차장에 세웠습니다. 참고로 로데오 거리 쪽에는 다양한 주차 공간이 있긴한데요.. 가격이 싼 곳은 주말에 '주차할 수 있을지' 장담을 못합니다. 돌아다닐 시간도 없고 그럴 땐 돈을 쓰는 게 확실한 방법이죠. 저처럼 시간이 얼마 없고 구경하는 게 급선무인 사람에게만 추천드립니다.


참고: http://www.rodeodrive-bh.com/parking


로데오 거리 중간쯤에 있는 로데오 컬렉션의 지하 주차장입니다. 주차료는 LA 시내에서 가장 비싼 곳일 듯 해요. 주말에는 시간 불문 $24입니다. 대신 하루종일 세워둬도 되긴 하지만요.


주차장에는 꽃집도 있고...


오래되 보이는 구두 수선도 있었습니다. 헐리우드 옛 스타들 사인이 몇 걸려 있는 걸로 봐서는 옛날에는 스타들 구두 수선도 했었다! 뭐 이렇게 주장하시는 듯 해요.


로데오 컬렉션은 그냥 로데오 드라이브의 쇼핑몰 이름 중 하나입니다. 2009년인가 왔을 때 여기 한쪽 구석에서 있던 카페에서 케이크를 꾸역꾸역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지나가는 길에 보니 망했는지 다른 가게로 바뀌어 있었습니다만. 뭐 특별히 맛있던 가게도 아니었으니까. 그냥 그렇다구요.


주차해 두고 이제 로데오 드라이브를 구경해 보겠습니다.


로데오 드라이브의 묘미는 브랜드 별로 최신 상품이 잘 구비되어 있다는 겁니다. 쇼핑몰에 입점해 있는 경우는 임대료 문제 때문에 많은 상품을 가져다 두기 힘들지만 이렇게 건물 전체를 플래그 샵으로 꾸민다면 가능한 많은 상품을 진열해 둬야하기 때문에, 다른 샵에서는 사진으로만 볼 수 있고 주문해야 하는 걸 한자리에서 직접 볼 수 있습니다. 여기는 에르메스 부띠끄인데요, 3층 홈데코레이션 코너가 아주 풍성하게 잘 꾸며져 있었습니다. 씀씀이가 점점 커지는 중국인들의 지갑을 털어먹기 위해 중국풍의 호랑이 그림을 베이스로 의자, 도자기 콜렉션을 전시해두고 있네요.


에르메스 특유의 문양들이 들어간 접시입니다. 제 취향은 아니지만 이쁘긴 이쁘더군요. 재떨이로 쓴다고 합니다. 


에르메스 의자면 잠도 잘오겠죠? 라는 쓸데없는 생각을 하게 만든 의자. 끈으로 되어 있어서 시원할 듯 하네요.


대리석 테이블에 티컵, 소서. 차와 오른쪽에 있는 건 파이프를 올려두는 받침대인가요? 


호랑이 그림과 약간 중국풍 느낌이 나는 의자. 올해가 호랑이의 해도 아닌데 왜 이렇게 호랑이를 팔아먹으려 할까? 생각해 보았으나 뭐 이유가 없더군요. 참고로 저 베개는 $1,300. 대략 150만원 정도 합니다. 비단과 면으로 만든 자카드 섬유이고 내부는 폴리에스테르로 만들어졌는데 가격 참 덜덜 하네요. 


어느 샵 앞에 세워둔 롤스 로이스. 저 아저씨는 주인은 아닌 듯 하죠?


날씨는 건조해서 사람들은 거리를 걷기 보다는 샵 안에 틀어박혀 있었습니다. 베라왕, 투미, 에르메스.... 여기도 중국인들의 인구 비율이 엄청 높아졌더군요.


중국인들이 점령해서 시장바닥이 된 샤넬 매장. 구경이 불가능할 정도로 시끄럽고 접객이 안되서 그냥 나왔습니다. 


사진을 찍지는 못했는데 까르띠에 매장에서는 하이 주얼리 컬렉션을 보고 입이 딱 벌어져서 구경하다 나왔습니다. 사진 촬영이 어려워서 찍지는 못했지만요. 그걸 보니 다른 보석은 초라하게 보이는 불상사가... 역시 보석은 크고 아름다워야 더 눈길이 가는 데 어쩔 수가 없네요. 뭐 보석한 점 가지고 있지 않은 몸이지만요.


제가 방문했을 때는 마침 (2016년 6월 ~ 9월) 살바도르 달리 작품을 로데오 거리에서 무료로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로데오 거리와 갤러리 마이클(Galerie Michael)에서 열리는 전시회 였는데요, 그런 사실을 몰랐던 탓에 길거리에 있는 작품들만 '와. 달리래' 이러면서 보고 말았지요. 

참고기사: http://ktla.com/2016/06/27/12-iconic-salvador-dali-sculptures-on-display-at-two-rodeo-drive/


설명이 없더라도 알 수 있죠. '유니콘'이라는 작품입니다. 청동으로 만들어 졌고.... 누가 밤에 몰래 트럭으로 훔쳐가면 대박일 듯. 


작품이름은 '시계'가 아니라 'Persistence of Memory' 입니다. 달리는 이런 녹아흐르는 듯한 시계 작품을 많이 남겼는데 이번 거리 전시회에서도 이걸 포함해서 3점의 달리가 만든 시계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물론 전 이것 밖에 보지 못했지만요. (시간이 없어서요ㅠㅠ)


달리 하면 떠오르는 상징적인 작품이 이 타임머신타고 여행가는 듯한 시계라 낯익어 보였습니다.


트럼펫 엘리펀트라는 작품입니다. 기괴하게도 긴 다리를 가진 코끼리. 


등에는 트럼펫 기수가 (아마도) 웅장하게 트럼펫을 불고 있습니다.


코끼리보다는 긴다리 거미같은 느낌이죠.


성 조지와 드래곤. 성 조지가 말을 타고 용을 잡는 드래곤 슬레이어인가 보네요.


용을 퇴치하면 공주님이 굴러들어 오는 법 구해주세요? 하는 가 봅니다.


좋은 작품이긴 한데 달리 다운 면이 없어서 오히려 당황했네요.


달리 작품은 Dali Universe라는 단체에서 전 세계를 돌면서 전시회를 위해 작품을 대여해주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공짜로 해주지는 않겠지요. 어쨌든 쇼핑하다 가까이서 달리 작품을 볼 수 있다는 건 대단히 색다르고 만족스러운 일이 분명해요.


유니콘이 전시된 거리. 로데오 드라이브 가보신 분은 어딘지 바로 아실 듯.


남은 시간. 또 여러 브랜드를 바삐 돌아다녀 봅니다. 여긴.. 디올이었나. 기억이 애매하네요. 

 

이 도시에서 저 브랜드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뭐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어서요... 한국에서는 겨울 영하 10도가 있을 수 있는 일이고 그때면 구스다운을 꺼내입지만, 여기 사람들은 영하로만 내려가도 구스다운을 입습니다. 제가 텍사스 있을 때 그렇게 살아봐서...


룩소 호텔. 원래 여기서 머물까 했었는데 뭐 작은 객실을 보니 안그러길 잘한 듯 싶습니다. 


매장 사진을 찍기 힘들어서 대부분 샵에서는 구경만 하고 나왔네요. 그런데... 해리 윈스턴샵에 들어가서 OPUS 14를 차보았습니다. 로데오에 와서 가장 보람되었던 순간인데요, 딱 50개만 제작되었고 바로 이틀전에 들어와서 아직 다른 샵에는 없는 신품이며 니가 이걸 차보는 건 행운이라고 합니다. (작년 10월에 발표한 걸 알고 있지만 굳이 받아치지는 않았습니다. 손님이 기뻐할 만한 말을 해주는 게 나쁜 건 아니잖아요?) 해리 윈스턴은 오퍼스를 만들 때 독자적으로 제작하기 보다는 독립 시계 제작자와 콜라보를 선호하는 편인데 이번에는 2009년에 설립된 스위스 시계 메이커 텔로스의 두 제작자 프랭크 오니, 조니 지라딘과 협업했다고 합니다. 1950년대 미국 주크박스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 된 제품으로 다이얼 지름이 54.7mm인 대형 시계입니다. 쥬크박스 개념과 유사하게 특별한 기능은 없지만 두 장의 디스크가 기계식으로 교체되는 기능이 인상적입니다. 아래 동영상을 참조하세요. 


기능 자체는 좀 실망이었는데, 쥬크 박스 개념이면 당연히 기대할 만한 기능이 미닛리피터인데 그 기능은 없다고 하더군요. 뭐 있던 없던 어차피 못사는 시계이니 차 본 것만도 기쁜 일이죠. 



어쨌든 오퍼스14도 차보고, 로데오 거리에 간 보람이 있네요. 다음 날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더군요. 뭐 여행이 다 그렇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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