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로스앤젤레스 남동쪽으로 1시간, 좀 막힐 때는 1시간 20분 정도 달리면 오렌지 카운티라는 지역이 있습니다. 카운티는 우리나라로 치면 '군'쯤 되는 '주'보다 작은 미국 행정구역상 분류인데요 서울로 치면 분당쯤 되는 위치에 있습니다. 이 지역에는 미국에서 가장 큰 베트남 커뮤니티 Little Saigon이 있습니다. 약 16만명의 베트남-아메리칸이 거주하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에 가면 미국적인 음식을 먹어야겠지만, 이렇게 좋은 베트남 커뮤니티가 있다면 당연히 값도 싸고 맛도 좋은 베트남 커뮤니티를 즐겨봐야겠죠? 그래서 친구들과 여럿이서 베트남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으러 갔습니다. 


저희가 간 식당 갈릭 & 차이브는 정확히는 가든 그로브(Garden Grove)라는 소도시의 'Mall of Fortune'이라는 베트남 쇼핑몰 내에 위치해있습니다. 베트남 쇼핑몰이라고 해서 뭐 다른 점이 있는게 아니고 넓은 주차장이 가운데 있고, 그 주차장을 둘러쌓듯이 상가가 위치한 미국식 쇼핑몰인데, 모든 가게가 베트남인이 운영한다는 게 좀 다른거죠. 


처음부터 갈릭&차이브를 가려고 한 것은 아니었구요 원래는 Yelp에서 검색한 Pho Pasteur Hien Vuong이라는 쌀국수 전문점을 가기로 했었는데요 사진으로 보는 이 식당입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가지 못했죠.

 

몰에 도착해보니 네비 안내는 종료된 위치에, 음식점이 있고 사람들이 미친듯 줄 서 있어서 아! 포 어쩌고 하는 데가 망하고 이름을 이걸로 바꿨나보다. 여기도 사람이 많으니 맛집인가보네. 여기가자! 이렇게 되어 버렸거든요. 알고보니, 위의 식당은 망한게 아니고 건물 내부에 있어서 주차장에서는 찾지 못했던 거였습니다. 역시 장사는 위치가 생명인거죠. 그래서 가게 된 식당이 Garlic & Chives라는 이야기입니다. 갈릭은 마늘이고, 차이브는 부추 비스므리하게 생긴 허브입니다. 굳이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삼채'라고 한다는 데 중국에서 건너온 한자어겠죠. 백합과에 속하는 식물이고 줄기를 먹습니다.  


줄 서 있는 손님도 많고, 뭔가 신문에 나고 어쩌고가 잔뜩 붙어있습니다. 위생조사도 PASS했다는 안내도 붙어있고요. 역시 우리나라처럼 지저분하게 덕지덕지 붙이지 않을 뿐이지 이런 거 활용하는 건 미국도 매한가지에요. 


식당 내부는 이렇습니다. 6월인데 크리스마스 장식을 그대로 둔 듯한 평범한 인테리어.


유리병에 나오는 음료수. 탭워터 말고 Soda류를 시켰던 듯 합니다. $2.5 정도.


풋콩을 쪄주네요. 그냥 주는 건 아니고 약간 양념이 가미되어 있는데 먹을 만 합니다. 뭐 일종의 웰컴디쉬겠죠? 미국 애들이 웃긴게 일본 영향을 많이 받아서 이런 것도 '에다마메'라고 부르는 녀석들이 있더라구요. 한국은 어떻게든 우리 음식을 영어화 하지 못해 아우성인데 일본은 미소, 사시미, 스시... 하나하나 자기의 언어와 함께 선보이네요. 부럽습니다.  


설명할 필요도 없지요. 고이꼰, 새우와 버마셀리, 약간의 돼지고기, 민트 등이 들어가 있습니다. 길게 비쭉 나온 파 같은 것이 이 가게이름으로 쓰이는 차이브입니다. 


진한 땅콩소스와 함께 서빙됩니다. 베트남 식당에 왔으면 습관적으로 시키게 되는 메뉴입니다. 괜찮네요. 가격은 두 개 $4. 


베트남하면 생각나는 메뉴 중 하나죠. 분짜. Bun Cha Ca Thang Long($10). 튜메릭(생강의 일종)을 이용해서 생선에 맛을 냈고위에는 허브인 Dill이 올라가 있습니다. 아래 양파와 함께 집어먹으면 맛있네요. 


이 집 양이 상당합니다. 분짜를 시켰더니 같이 먹으라고 가는 쌀국수(Vermicelli)를 함께 줍니다. 마늘과 여러가지 향초도 함께 주네요. 덕분에 맘만 먹으면 멋진 향을 조합해서 먹을 수 있습니다. 뭐 고기를 먹어야지 하면서 이건 대부분 남겼습니다만.


중국요리도 그렇지만 태국, 베트남 요리도 채소볶음 하나 정도는 시켜야 제맛이죠. Rau Muong Xao Oc Hurong. ($10). 중국요리로 치면 공심채 볶음. 제가 좋아하는 야채 볶음 중 하나입니다. 맛이 나쁘지 않네요.  


마늘 게 튀김. 중국-동남아 어디든 사랑받는 요리입니다. Cua Dac Biet. 미 서부해안에서 잡히는 덩그 크랩(Dungeness Crab)을 주로 쓰는데 마늘 칩과 잛게 썬 차이브를 뿌렸고 고추도 좀 뿌렸네요. 나쁘지 않았는데 게 살이 그다지 맛이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밥에 마늘 칩이랑 함께 먹으니 좋더군요.


Salmon Belly Chien Gion. 이 집의 시그니처 요리라는데 마늘을 버무린 연어 뱃살을 튀긴 요리입니다. 연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에 그냥 한 두점 맛보기로만 먹었습니다. 


볶음 국수를 안시킬 수 없죠. 차우펀(Chowfun)이라 불리는 넙적한 국수 볶음은 제가 참 좋아하는 겁니다. Pho Ap Chao/Mi Chien Gion/Mem Bo Bien. 그냥 볶은 차우펀과 시푸드 ($9). 


Bun Dau long Heo. 얇은 쌀국수인 버마셀리를 솜씨있게 볶은 다음 그 위에 게살과 쉬림프가 들어간 호화판 국수입니다. 


식이 다 나온게 아닙니다-_-;; 한 번에 테이블에 올려둘 수가 없어서 나눠서 먹었어요.


추천할 만한 Com Chay Thiit Ba Roi Kho To. 삼겹살을 페퍼 소스로 검게 될 때 까지 찌고 볶은 요리입니다. 밥이랑 먹으면 딱이기 때문에 밥도 시켰습니다.


볶음 요리와 정말 잘 어울리는 장립종 쌀로 밥을 했습니다. 정말 잘 어울리더군요.


이건 추가 주문했는지, 많이 시켰다고 그냥 줬는지 잘 모르겠네요. 그냥 준 거 같긴 합니다. 야채도 좀 먹으라는 배려일까요? 아니... 요리마다 허브가 그렇게 딸려나오는데 또 야채를 먹어야 하나? 


정말 많이 먹고 나왔습니다. 실컷 먹었는데도 $100 정도가 나오더라구요. 만족감은 정말 높구요. 그러고보면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이나 헐리우드 유명 레스토랑은 정말 여기 비하면 가성비가 나쁜거죠. 뭐 하지만 맨날 베트남 식당만 갈 수 없으니 여기도 가보고 저기도 가보는 게 사람의 도리 아니겠습니까? 인기 있을 만 하네요. 나오는 시간에도 여전히 대기줄이 한가득 있더라구요. 주말이긴 하지만 대박 식당이네요. 


밥을 먹고 바로 옆에 있는 베트남 빵집을 갔습니다. 특별히 베트남스러운 메뉴가 있진 않구요, 한국 제과점에 온 듯한 분위기였습니다. 베트남이 프랑스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바게뜨를 기가막히게 굽는다던데 너무 30년 묵은 지방 제과점스러운 분위기여서 바게뜨를 먹을 엄두가 나지 않더군요.


그런데 과연 베트남. 이 집 케이크가 참 싸보입니다. 보테가 루이에 비하면 아주 싼 값에 (물론 조각은 작지만)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더라고요. 두어 점 사와서 숙소에서 먹었습니다. 괜찮더라구요. 갈릭 앤 차이브에서 먹고 이 집 케이크를 디저트로 먹는 코스 추천입니다.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1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