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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으로 와서 신나게(?) 돌아다녔으니 이제 일을 해야죠. 주말이 지나고 평일이 되었습니다. 사무실에서 나오지도 못하고 바짝 일하다 저녁을 먹으러 간 이야기입니다. 친구가 자기가 다니는 회사 주변으로 오라 그래서 (마침 멀지도 않길래) 저녁 시간에 잠깐 다녀와서 다시 야근을 했던 이야기입니다. 태국으로 일하러 가서 태국 직원은 다 퇴근하고 한국 직원들만 남아서 일을 했는데 태국은 프랑스가 아니라 신고해서 잡혀가지 않았다는 슬픈 이야기... 뭐 그렇습니다.


식당 사진은 안찍어서 홈페이지에 있는 사진 중 하나를 집어왔습니다. 엠파이어 타워(Empire Tower)라는 큰 오피스 빌딩에 있는 지점이었는데 제가 출장간 빌딩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습니다. 방문한 레스토랑은 태국에서 쏨분 씨푸드와 마찬가지로 제법 유명한 식당이라고 하네요. 사보이(?) 정도로 발음되는 식당입니다. 대화중에 "해외 출장와서도 야근이네" 어쩌네 하니 "우리도다." 뭐 이렇게 이야기가 시작되더군요. 그런데 그 쪽 회사는 한국사람은 물론 야근하고 있고 태국사람도 함께 야근하고 있다고 하네요. 뭔가 선진적인(?) 회사인건가요?


http://www.savoey.co.th/

식당 홈페이지입니다. 가격은 태국 물가로 보면 꽤 높은 편이더군요. 참고로 본점은 수쿰빗에 있는 사보이 시푸드고, 나머지 분점은 해산물이라기 보다는 약간 깔끔하고 정형화된 (체인점에 어울리는) 음식을 파는 곳이라고 합니다. 


http://www.savoeyseafood.com/

본점 홈페이지는 여기입니다.


코코아 열매 주스. 제가 주문한게 아니라 맛을 모릅니다. 코코아 즙 자체는 당분은 있지만 닝닝하다고 할까? 그렇게 당기는 맛이 아니라서 설탕이 듬뿍(?)들어간 다른 음료를 주문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라임주스. 태국이면 땡모반(수박주스)을 시키는 데 보통인데 라임주스를 시켜보았습니다. 먹을만 하더군요. 제가 워낙 라임을 좋아해서. 


좋아하는 주스니까 한장 더.


똠양꿍. 이 집 똠양꿍 괜찮긴 한데 가격은 제법 되는 편입니다. 나름 고급스러운 식당을 추구하기 때문인 듯 하네요.


공심채가 없어서 초이쌈(Chinese Kale) 볶음을 시켰습니다


돼지갈비 볶음이던가? 이 가게의 유명 메뉴(Signature menu)중 하나라고 합니다. 번들번들한 건 꿀입니다. 단맛에 갈비를 볶았으니 지방과 살맛도 좋고, 나쁘지 않았습니다. 근데 제 취향은 아니었네요. 


푸팟 퐁 커리였나? 껍질이 없이 살만 발라내어 먹기가 편했습니다. 


나름 맛이 괜찮았습니다. 역시 어딜가도 실패하기 힘든 메뉴죠. 


같이 자리한 분이 굴을 주문했네요. 음... 안그래도 전날 밤 호화판 굴을 잔뜩 먹고 온 참이라 별로 당기진 않았는데 제가 사는 게 아니니 뭐라 할 필요는 없지요. (같이 온 사람 중에 태국분도 있었고 그 사람이 주문한 메뉴라서요)


하나 열심히 권하길래 먹었습니다. 맛은 특별히... 태국에서는 역시 굴 + 계란의 조합으로 먹는게 최고인 듯


살이 통통하니 올랐고, 라임을 넣는 것 까진 좋은데 신선도를 강조하기 위해 올린 저 얼음 때문에 맛이 엉망이 되어 버립니다. 뒤에 있는 양념이 태국 특유의 굴 찍어먹는 소스라고 합니다. 매운 고추가 기반이 되는 소스인데 라임과 저 소스를 섞어서 굴과 함께 먹으니 나쁘지 않긴 한데 저 얼음 때문에 물맛이 좀 난다고 해야하나요? 혼자 간다면 주문하지 않을 듯 합니다.


이 식당은 오히려 디저트가 더 장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가격도 저렴하고 종류도 제법 여럿이 있었네요. 세 가지나 주문해서 나눠 먹었습니다. 세가지 디저트 모두 코코넛 크림 베이스입니다. 위에 것은 망고가 주재료가 되는 디저트인데, 타로와 코코넛으로 만든 진한 연유가 들어 있는 디저트입니다. 망고야 언제나 진리죠.


튀밥-_-같은 게 있고 코코넛 밀크 베이스에 코코넛 아이스크림, 그리고 타로가 들어갔습니다. 갈색 경단처럼 물든인게 타로입니다. 타로는 동남아, 중국 남부, 대만 등에서 재배하는 고구마와 유사하게 뿌리를 먹는 작물로 한국에서는 '왕토란'이라는 정체불명의 이름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밀가루처럼 가루로 만든뒤 저렇게 경단처럼 말아서 달달한 소스에 담궈두면 맛을 흡수합니다. 디저트에 잘 어울리는 재료가 되는거죠. 


마지막 디저트가 텁팀 크롭(Tub Tim Krob)이라는 디저트인데요, 워터 체슈넛(Water Chestnut)과 코코아 밀크로 만드는 겁니다. 추가로 코코아 푸딩이 들어있고, 몇개 슬라이스 된 흰 조각 같은 건 백김치가 아니고 코코아 열매 속살을 긁어낸 것입니다. 달달하게 조리면 맛있습니다. 워터 체슈넛은 한국에서는 물밤이라고 불립니다. 색이 예쁘지요? 붉은 루비 디저트라는 애칭으로도 불린다고 어느 카더라 통신이 그러더군요. 물밤 색이 저런 건 아니고 색소로 보통 물들인 겁니다. 


어쨌든 디저트 메뉴는 굉장히 태국적이고 특색이 있네요. 이전에 이런 디저트를 먹어보지 못한 분들에게는 추천합니다. 물론 경험이 있으신 분은 구태여 두 번 먹어야 할 정도인지는 잘 모르겠고요. 디저트 가격도 그렇게 비싸지 않았고 (제가 계산하지 않아서 더 그렇게 느꼈을 수도) 먹을만 했습니다. 주변에 사시거나 이 동네로 출장가신 분이면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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