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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에서 묶은 호텔은 "더 캐피털 호텔 도큐"입니다. 영문으로는 The Capitol Hotel Tokyu라고 표기합니다. 캐피탈이 아니라 캐피톨이고, 도쿄가 아니라 도큐입니다.
캐피톨(Capitol)은 국회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 호텔은 아카사카 (에도시대 거리와 센소지가 있는 아사쿠사와 헷갈리시면 곤란합니다.) 지역 옆에 있는데 이 지역은 일본 중의원, 참의원 의사당이 모여 있는 곳이기 때문에 호텔 이름에 아예 캐피톨을 넣은 겁니다. 즉 일본 국회의사당 부근에 위치한 호텔임을 보여주기 위해 붙여진 이름입니다. 그래서 호텔에서 가까운 지하철 역 이름도 곳카이기지도마에 (국회의사당 앞) 역이었습니다.
그럼 끝에 붙은 '도큐'는 무어냐? 도쿄 여행을 다니면 '도큐'라는 이름이 붙은 건물을 종종 볼 수 있는데요, 건물주 혹은 사업 운영자가 "도쿄급행전철주식회사"라는 의미입니다. 이 회사는 도쿄급행의 약어인 동급(東急)으로도 불리는데, 동급의 일본 발음이 도큐입니다. 도쿄급행전철주식회사는 영문으로도 부르기 쉽고, 친근한(?) 도큐라는 이름을 브랜드화해서 호텔 체인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자회사인 도큐 호텔스가 바로 그 회사입니다. 즉 이 호텔은 도큐 호텔스에서 운영하는 일본 국회의사당 주변의 호텔이다! 라는 의미가 되겠네요.
호텔 모습입니다. 왼쪽이 캐피털 도큐 호텔, 오른쪽은 산노파크타워입니다. 요즘 많은 일본 호텔이 흔히 그러하든 일부는 오피스로 쓰이고, 15층 부터 29층까지만 호텔 객실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호텔 건물도 29층으로 낮은 건 아닌데 산노 파크타워가 44층, 194m 높이로 나가타쵸에서 제일 높은 빌딩이다보니 이사진에서는 약간 땅딸막해 보이네요.
참고로 캐피털 호텔 주소가 도쿄도, 치요다구, 나가타쵸, 2쵸메-10-3 이었는데요, 도쿄도는 도쿄시라기 보다는 '도쿄 + 주변구역'을 통합한 특별 행정구역입니다. 도쿄도 중 도쿄 23구라 불리는 구역이 서울특별시에 해당하는데요, 한국으로 치면 도쿄도는 수도권 전체를 가리키는 행정구역이라 보시면 되겠네요. 즉 '서울특별시 + 경기도' 정도로 받아들이시면 될 것 같고, (도를 가리키는 '현'이라는 개념이 따로 있긴 한데 도쿄도는 좀 성격이 다르니 수도를 포함한 특별현이라고 보시면 될 듯), 구는 말 그대로 강남구, 서초구와 같은 '구' 개념이고, 쵸는 '동' 정도로 받아들이시면 됩니다. 쵸메는 한국에는 없는 단위인데 지금이야 유명무실하지만 '통', '반' 정도의 개념으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시 호텔 이야기로 돌아와서, 도착한 날 호텔 입구 풍경입니다. 리무진 버스에서 내렸더니, 호텔입구에 페라리가 몇 대 서 있더군요. "와~ 과연 고급호텔이다."라고 생각했는데...
입구로 들어가보니, 페러리 F1 자동차가 있어서 처음에는 무슨 오브제인줄 알았습니다. 아마도 무슨 행사가 있었던 듯 하네요.
호텔 컨시어지에 도착하니 제가 예약한 레스토랑의 목록과 지도를 프린트해서 주더군요. 구글 지도가 있어 이 프린터를 써먹을 일은 없었지만 이런 섬세한 배려를 받고 싫어할 사람은 또 없지요. 레페르베르상스의 위치 및 지도입니다. 호텔을 예약하고나서, 컨시어지와 수없이 메일을 주고받았는데요, 바로 레스토랑 예약 때문이었습니다. 고급호텔 컨시어지라고 뭔가 용빼는 재주가 있는 건 아니어서 이미 만석이 되었거나, 단골손님 이외에는 안받는다는 스시 사이토, 시노하라 같은 레스토랑을 예약할 수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어쨌든 제가 레스토랑 리스트와 가고 싶은 날짜를 주면, 컨시어지에서는 예약이 된 레스토랑과, 여행 기간 중 다른 날짜에 예약이 되는 레스토랑을 골라주고, 그럼 또 다음 리스트를 보내고 이런 메일이 아주 여러 번 오고가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가보고 싶었던 몇 몇 레스토랑을 예약할 수 있었네요. 제 블로그에서나마 감사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호텔 방 전경입니다. (자료: 호텔 홈페이지). 호텔의 가장 기본인(=가장 싼) 디럭스룸입니다. 일본 호텔치곤 제법 넓은 편이어서 부담없이 쉴 수 있었습니다. 방도 언제나 깨끗하고 아침에 일어나서 소파에 앉아서 저 원형 탁자에 어제 산 케이크, 빵을 꺼내 아침을 먹는 게 주요 일과의 하나였네요. 화장실과 목욕탕은 분리되어 있지만 미국처럼 샤워실과 욕조까지 별도 공간으로 분리되어 있진 않습니다. 하지만 옷정리 공간도 깔끔하고 캡슐 커피도 있고, 있을 건 다 있었다는 느낌이네요. 미국 넓은 호텔에서는 일상적이던 여행 가방을 따로 보관하는 공간까진 없었지만 불편할 정도까진 아니었습니다.
호텔 뷰가 아주 좋지는 않았지만, 나쁘지도 않았습니다. 이쪽보다 호텔 다른 쪽의 공원과 국회의사당 뷰가 훨씬 더 좋은데요 이쪽도 그렇게 나쁘지 않더군요. 사진에서 건너편은 아카사카 지역이고, 그 중심의 녹지는 요요기 공원, 신주쿠 공원, 명치신궁 공원 등이 몰려있는 도쿄의 공원 밀집 지역입니다. 그리고 멀리 고층건물이 밀집된 지역이 신주쿠네요.
밤에 보면 대략 이런 모습입니다.
전망이 자랑거리인지 방마다 이런 걸 프린트해 두었더군요. 얼핏봐도 위쪽 풍경이 더 녹지가 많아 보이지만, 그림상으로는 비슷하게 보이도록 그려져 있네요. 쩝. 다음 번에 묵을 기회가 있으면 반대쪽 전망으로 예약해 달라고 미리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호텔 가까이에는 일기신사라는 신사가 있었는데요, 200년이 넘은 신사라는데 떠나가는 날 아침, 갈곳도 없고 해서 나중에 방문해 보았습니다.
호텔 내에도 편의시설이 있는데요, 지하 2층에서 바로 지하철과 연결되고 커피숍, 제과점, 편의점이 있더군요. 다만 편의점은 24시간이 아니라 밤 11시에 문을 닫고 저는 매일 쏘다니다 12시가 되어서야 들어왔기 때문에 별로 이용하진 못했습니다. 이 밖에도 호텔 시설은 깨끗하고 좋습니다. 15층에 있는 피트니스 센터에는 20m, 3개 라인의 수영장도 있는데 여기저기 쏘다니다보니 피곤해서 딱 한 번 아침에 이용해 보았습니다.
방 마다 핸드폰이 한대씩 놓여 있었는데요, Travel Buddy라는 곳에서 테스트용으로 설치해 둔 모양입니다. 실제로 무료로 인터넷, 지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데 뭐 쓰던 폰이 최고라서 사용해 보지는 않았습니다.
호텔 정문 입구입니다. 도쿄대 교수이자 유명 건축가인 쿠마 켄고가 설계했다고 하네요. 네즈 미술관의 설계자로도 유명하고, 부동산에 관심있는 분이시면 제주 롯데 아트빌라를 설계한 사람으로 기억하고 계실 듯 합니다.
물과 건물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복도, 정원, 물의 배치가 마음에 드네요.
떠나는 날 호텔 프론트 광경입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라고 모두 산타 모자를 쓰고 일하고 있습니다.
호텔에 대한 느낌을 말씀드리면, 예약 단계부터 어떤 요청이든 친절하고 최선을 다해 도와주어서 신뢰가 갔습니다. 그래서 체크아웃할 때 멤버십도 가입했고, 다음 번의 도쿄 여행때도 이 호텔을 이용할 마음이 듬뿍이지만, 오성급이라 가격이 좀 부담이 되긴 하더라구요. 혼자 여행할 때는 같은 호텔 체인의 좀 낮은 등급으로 갈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한 이 호텔의 특징입니다.
1. 가격: 오성급 호텔다운 가격이다.
2. 호텔 방 넓이: 같은 가격대의 도쿄 호텔 중 넓다. (최고의 장점!!!)
3. 위치 및 교통: 편리하다
- 공항에서 리무진 버스로 바로 올 수 있음
- 곳카이기지도마에(마루노우치, 치요다), 타케이케산노(긴자, 남부코) 2개역, 4개 라인이 지나는 곳이라 교통도 편리하다. (두번 째 장점)
4. 지하에 편의점이 있다. (단 11시면 닫는 건 아쉬운 점)
5. 호텔 건너편에 아카사카 거리가 있어서 밤늦게 한잔 하거나 하고싶은 사람은 조금만 걸으면 된다. 늦게까지 하는 라멘집도 있으나 특별히 가보진 않았다.
6. 주변에 신사, 공원이 있고, 국회 도서관 등이 있어서 이런 시설에 관심이 가는 사람은 아침 산책을 해도 좋겠다.
7. 수영장 등 부대시설도 좋더라.
8. 조식은 먹어보지 않아 뭐라 말하기 곤란하다.
9. 서비스는 훌륭하다! (세번 째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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