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가 라우터브루넨 역에 서자 사람들이 서둘러 배낭을 매고 뛰어내립니다. 한시바삐 폭포를 보러 가고 싶기 때문일까요? 역에 내리자 한 눈에 폭포가 가득 들어옵니다. 그야 말로, 마을 그 자체가 폭포를 위해 존재한다는 느낌입니다. 역 주위 풍경입니다. 산비탈에 아담하게 흩어져 있는 스위스 주택들이 예쁘네요. 자! 그럼 폭포로 출발합니다. 가다가 길 옆의 건물들을 몇 찍어보았습니다. 아마도 빌라가 아닐까 합니다. (1층이 레스토랑이 아닌걸 보니 호텔은 아닌 듯)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유스호스텔, 나름 시설도 괜찮다고 합니다. 이름모를 호텔. 좀 허름해 보여도 스위스 호텔은 할인도 잘 안되고 꽤 비쌉니다. 호텔 1층은 무조건 레스토랑! 카페 비슷한 곳이었는데, 길 옆에 차를 마시는 공간을 마련해 두었네요. 의..
허기짐과 싸우면서 클리이네 샤이덱으로 다시 내려옵니다. 다음 번에 스위스 갈 때는 먹거리 좀 가득 가져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고서요. 올라가서 별로 많이 움직인 것도 아닌데 고산이어서 그런지 몸이 상당히 힘들더군요. 우리 가족은 다행히 고산병을 겪지 않았는데 새벽에 이탈리아에서 와서 바로 올라왔다는 어떤 여자분은 융프라요흐 역에서 쓰러지셨습니다. 일행들로 보이는 남자분들, 여자분들이 '그럼 넌 여기서 좀 앉아있어.' 하면서 바로 버리고 올라가시더군요. (무서워라!) 표지판에서 보듯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그룬델발트, 반대 쪽으로 내려가면 라우터부루넨입니다. 둘 다 하이킹으로도 더 없이 좋은 코스라지만 그럴 시간은 없어서 그냥 기차를 타고 내려갑니다. 내려가기 전에 역 풍경을 좀 더 담아봅니다. 언제 다시 올까!..
한국인들이 융프라요흐에 가면 꼭 하는 게 있습니다. 바로 신라면을 먹는거죠. 삼삼오오 둘러앉아 뜨거운 국물을 먹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한국인으로 보면 틀림없습니다. 한팀이 이미 먹고 있죠. 반바지가 여기도 한 분 계시네요. 많이 추웠을 듯. 아마도 한국인 여행객들이 이 곳에서 수없이 뜨거운 물을 요청해서 가져온 신라면을 먹었을 것이고, 그에 착안해서 아예 공식메뉴로 만든게 아닐까 싶습니다. 컵라면만 5.5유로인데.... 물만 달라는 한국인들이 하도 많으니 아예 뜨거운 물만은 3유로에 팔고 있습니다. 한글로 당당하게 씌여있죠. 컵라면을 여기서 사거나 티켓으로 먹는 사람은 물 리필이 공짜입니다. 뭐 컵라면 물리필을 할 필요가 있겠냐 하시는 분도 있는데 사람이 많으면 그렇게 국물을 마셔도 좋아요. 바람과 추..
얼음궁전을 나오니 이런 기차 모형이 있네요. 100년전 처음 개통했을 때는 나무로 만든 기차였었나봅니다. 난방도 안되었을 것 같은데 승객들도 지금처럼 가벼운 차림이 아니라 두둑하게 껴입고 오르지 않았을까요? 기념품가게. 비쌉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E-mail을 보낼 수 있습니다만, 2 스위스프랑이나 합니다. Wi-Fi가 되거나 무선망이 들어오면 저런 건 이제 과거의 유물이 되겠죠. 모두 스마트폰으로 보낼테니까요. 하지만 스위스가 그런 서비스를 해 줄까요? 스핑크스 전망대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100미터 정도를 저 고속 엘리베이터로 올라가야 합니다. 올라가면 바로 보이는 시계에 나라다운 상점! 가족 여행이 아니었다면 저도 시계 공장의 Factory Tour들을 다니고 있을텐데요. 한국인을 겨냥했음..
융프라요흐 역에는 'Top of Europe'라는 자부심 가득한 별명도 덧붙여져 있습니다. 유럽에서 가장 높은 역이라는 의미이지요. 하긴 스위스 아니면 어디 산꼭대기에 역을 만들까요? 기술이나 비용문제는 관두더라도 자연환경이 받쳐주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기념품 점 앞을 지나가다 한 컷! 관광객으로 북적거립니다. 여기도 역시 통유리로 된 화면이 있습니다. 거대한 빙하가 장관을 이루고 있습니다. 유럽에서 가장 길고 또한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하는 알레취 빙하입니다. 저 위에 점들은 새가 날고 있는게 아니라 먼지입니다. 참고로 새가 날아다니긴 한답니다. 노란부리 까마귀라는 녀석들이 가끔 스핑크스 전망대에 와서 쉬고 간다고 하네요. 전망대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알레취 빙하를 내려다보고 있지요. ..
클라이네 샤이데크 역 주변 풍경입니다. 라우터브루넨이나 그린델발트에서 올라온 관광객들은 여기서 융프라요흐로 올라가는 기차로 갈아타게 됩니다. 뒤에 보이는 산이 융프라요흐. 암벽과 흰 눈의 조화가 끝내주누만요. 2년 전 광경인데... 옴니아를 싫어하는 사람도 해외에서 이런 광고를 보면 반가운게 인지상정이죠. 회색벽에 붉은 글씨가 (내용은 그렇다치고) 감각적이네요. 융프라요흐로 올라가는 빨간색 기차입니다. 클라이네 샤이데크 역에서 정상, 융프라요흐 역까지를 융프라요흐 철도라고 부릅니다. 그린델발트에서 클라이네 샤이데크 까지 올라오는 노선은 벤게르날프 철도라고 부르지요. 참고로 말씀드리면 융프라요흐 철도의 길이는 12km입니다. 올라갑니다!!!! 올라가다 바라본 클라이네 샤이데크 역의 풍경입니다. 원래라면 다..
회사일이 바빠서 블로그질 할 틈이 나지 않는군요. 오랜만에 글을 올립니다. 융프라요흐로 올라가는 기차길입니다. 알프스의 봄(5월)은 그야말로 눈과 녹색의 조화를 보여줍니다. 낮은 지역에서는 언덕배기를 봄꽃과 푸른 풀들이 물들이고 있고, 저 멀리 높은 산은 하얀 눈으로 덮여있습니다. 그야말로 절경! 어디를 봐도 달력의 그 장면이라는 이야기가 헛말이 아닙니다. 구름이 가리지 않은 깨끗한 아이거 봉우리, 이렇게 맑은 하늘에서 아이거를 볼 수 있는 날은 얼마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산 허리에 구름과 녹색, 그리고 그 위에 바위와 흰 눈의 조화가 아름답네요. 기차타고 가면서 오랜만에 동물원에 간 꼬마아이처럼 들떠서 카메라를 꺼내들고 탄생을 내지르며 셔터질 삼매경에 빠집니다. 관광지이다 보니, 버스들도 많이 왔지요..
아침 6시쯤 잠에서 깼습니다. 공기가 어찌나 신선한지 자고 일어나니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 정도에요. 융프라요흐로 출발하는 날. 날을 잘 맞춰 왔는지 창문을 열어보니 어제만해도 구름에 가려져 있던 산의 거대한 모습이 드러납니다. 수없이 들어왔던 아이거 봉우리라고 하네요. 아직 구름이 산 허리를 감싸고 있지만 어제처럼 하늘을 뒤덮고 있지는 않고 산 정상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옵니다. 알프스에서는 구름없이 맑은 산을 보기가 무척 힘들다고 들었는데 오늘은 '제가와서 특별히' 보여주나보내요.^^ 호텔에서 가벼운 조식부페로 아침을 떼웁니다. 식당은 아직 이른 시간이라 한산합니다. 관광차 오신 노부부만 조용히 아침을 드시는 중. 과일과 요구르트는 어느 나라에 여행을 가도 Must-Eat 아이템이죠. 스위스는 유제품이 ..
융프라요흐를 관광하기 위해 존재하는 도시! 라고 해도 크게 무리가 없는 그룬델발트입니다. 자세히 조사해 보진 않았지만 이 도시에 사는 주민들의 생업은 대략 숙박 및 호텔업 10%, 요식업 45%, 철도 및 기타 설비 관리 15%, 등산용품 판매 30% 쯤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어쨌든 인터라켄에서 저녁을 먹지 못했기 때문에 이 동네가 좀 비싸더라도 그럴 듯한 식당에 가서 가족만찬을 즐기자고 다짐하고는 호텔을 나섭니다. 음식점마다 꽃으로 장식한 것이 예뻐서 찍어 보았습니다. 우리나라도 유럽을 흉내내서 많이들 하고 있지만, 대부분 유럽 대중적인 식당은 식당 옆 도로를 불법(?)이든 합법이든 점유해서 자리를 만들고, 실제로 저 자리에 주로 손님들이 몰립니다. 햇볕 쬐는 걸 좋아하는 유럽 사람들의 특징 때문일..
인터라켄 동역에서 그룬델발트로 가는 기차를 탔습니다. 집 모양 빼놓고는 우리네 시골길과 다를 바 없는 풍경입니다. 밭에서 뭔가 자라고 있는데 저 작물은 무엇일까요? 점점 산세가 험해지더니, 산을 가려버릴 듯 높이 솟아있는 침엽수들을 만나게 됩니다. 주변에 석회석 성분의 암반이 많아서 탁한 회색을 띄고 있는 Schwarze Lutschine입니다. '검은강'이라는 뜻인데요 회색강이라는 뜻이 더 맞지 않을까 합니다. 아니면 백년 쯤 전에는 더 탁한 색이었는지도 모르지요. 산세는 험한데, 나무들은 저 험한 절벽에 잘도 붙어서 자라고 있습니다. Zweilutschinen 역을 지나면 본격적으로 산이 가팔라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 때 쯤은 상당히 피곤했던 탓에 이걸 찍고는 그대로 열차에서 골아떨어졌답니다. 활..
인터라켄 기차역, 정확히 말하면 인터라켄 동쪽 역에서 내려서 주위를 둘러봅니다. 융푸라요흐로 가기 위해 사람들이 꽤 붐빌 줄 알았는데 아직 본격적인 휴가철이 아니어선지 한가롭더군요. 등산 열차는 인터라켄에서 시작하는 게 아니라 산 중턱쯤에 있는 그린델발트나 라우터브루넨에서 출발한다고 합니다. 관광객들은 둘 중 한 도시 올라가서 내려올 때는 반대로 내려오며 양쪽 풍경을 모두 맛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가족이 선택한 코스는 그린델발트로 올라가서 라우터브루넨으로 내려오는 코스였습니다. 인터라켄 동역의 전경입니다. 숲을 배경으로 스위스 전통적인 목조가옥의 형태를 기차역답게 옆으로 길쭉~하게 늘려놓은 형태입니다. 인터라켄에서 나갈 때는 유람선을 이용할 예정이라 선착장에 가서 (동역과 바로 붙어 있습니다.) 표..
Brienzer See. 가장 아름답다는 호수답게 수많은 캠핑카들이 호숫가에 줄지어 서 있습니다. 별장일까요? 여관일까요? 어쨌든 하룻밤 묵어가고 싶은 스위스 목조 가옥이네요. 캠핑장 다운 모습입니다만 어딘가 약간 촌스럽기도 합니다만^^ 한국이나 미국같았으면 엄청 거대한 호텔이 서 있을텐데요. 하지만 그래서 더 호수가 아름다워 지는거지요. 그림같은 정경입니다. 그런데 모터보트 덮어두는 저 파란천은 세계 공통규격인가요? 제가 학교를 다닌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는 물가에 접근이 어렵습니다. 조금만 접근이 가능한 곳이면 부자들 별장이나 유료 공원이 있었거든요. 부자들은 집 내부로 수로를 파서 집안에서 바로 호수로 보트를 타러 나갈 수 있도록 해뒀지요. (참조: http://eyeofboy.tistory.com..
기차는 호수 옆을 잠시 벗어나서 산 속 분지에 위치한 Meiringen을 향해 달려갑니다. 고도가 높아졌기에 활엽수의 비중은 줄어들고 숲의 나무들은 햇빛을 조금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 위로 위로 솟아나 있는 식생 구조를 보여줍니다. 활엽수 사이로 드문드문 침엽수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참고로 이전 역이었던 Brunig에서 바로 Brienzwiler로 가면 훨씬 빨리 갈 수 있지만 Meiringen은 나름 스위스의 중요한 도시여서 이 도시를 빼고 기차가 운행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공군기지가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등반학교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관광지로도 알려져 있지요. 셜록 홈즈가 모리어티 교수와 맞서 싸우던 라이헨바흐 폭포가 있는 곳이 바로 마이링겐입니다. 마이링겐에서 인터라켄으로 가는 기..
높이 올라오니 호수가 하나 더 보입니다. 무언가 저수지스러운 모습입니다. 저수지인지 자연호인지는 잘 모르지만 저 열대바다 같은 에머랄드 빛깔의 호수가 바로 Lungerer See입니다. (자연호지요. 호수주변의 식생이나 주택 위치를 보면 물 조절 기능이 없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각도만 잘 맞춰 찍으면 그림처럼 아름답다는 호수죠. 그 말 그대로 입니다. 봄의 연두빛, 호수의 에머랄드 빛깔과 늘어서 있는 집들의 조화가 어찌나 아름답던지. 소규모 공사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집의 증축이나 개축 중인듯. 그리고 마을 주변은 들꽃이 만발해 있습니다. 호수의 반대편 방향은 이런 느낌입니다. 역시 수리중인 스위스 목조가옥. 스위스 소들은 방목을 많이 합니다. 풀도 먹지만 꽃도 많이 먹지요. 제가 스위스 사람이라..
Sarnen역을 지난 기차는 멋들어진 Sarner See라는 호수를 끼고 달립니다. 이 즈음에 오면 산도 제법 높아져서 구름이 산 허리에 걸려 있게 되지요. 동해 바닷가를 끼고 달리는 기차에서 보는 경관이 아름답듯, 이런 코스를 지나가는 기차의 풍경이 아름답지 않을리가 없습니다. 사진을 쭉 보시죠. 강가에는 벤치와 나무 그늘 등 휴식공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한강변보다 한적하고 조용한 느낌. 전 왁작지껄 인공적인 면 보다는 가급적 자연을 그대로 내버려 두고 최소한 필요한 정도만 토목작업을 하는 걸 선호합니다. 가장 부러웠던 건 호수 주변에 자전거와 하이킹을 즐길 수 있도록 길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부드러운 흙길까지는 아닌 듯 하지만 (나름 다져진 길로 자갈 함유량도 높을 듯) 콘크리트 길 보다는 훨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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