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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도착 이틀째입니다. 금요일 점심무렵 도착하자마자 호텔을 빠져나와서 주로 수쿰빗쪽에 있는 쇼핑몰을 둘러봤었는데 (수다식당 - 터미널 21 - 엠포리움) 이날은 토요일이라 예전부터 가고싶었던 짜뚜짝 시장부터 가보기로 했습니다.
참고로 이날 새운 일정은
1. 호텔 - (BTS) - 짜뚜짝 시장
2. 짜뚜짝 시장 - (버스) - 왓포 와불상을 보러 감
3. 왓포 - (짜야프라야강 페리) & (BTS) - 솜분 시푸드에서 늦은 점심을 먹음
4. 솜분 시푸드 - (짤라롱꼰 대학을 통해 걸어서) - 시암 파라곤. 저녁은 고메마켓의 굴 코스로
마사지니 뭐 이런거 없이 먹고 돌아다닐 생각밖에 없는 여행 스케줄이네요. 전부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혹은 걷거나. 제가 혼자 여행할 때는 이런 식으로 합니다. 먹고-소화시키기 위해 걸어요.
짜뚜짝 시장(토, 일요일만 함)에 가는 건 쉽습니다. BTS를 타고 모칫(Mo Chit)역에서 내리면 됩니다. 하지만 짜뚜짝 시장은 규모가 워낙 방대한 시장이라서... 반나절도 안되는 시간 동안 정신없이 돌아보고 온 저로서는 제대로 시장에 대해 뭐라 글을 적기가 어렵네요. 일단 규모가 엄청 거대합니다. 세계 최대의 시장이라는 통설도 있을정도니까요. 주말에 문을 여는 상점(노점 포함)만 15,000여 개이고 상품 종류별로 구역이 나뉘기는 하는데 그 나뉜 구역만 27개입니다.
따라서 지리를 외우고 가긴 좀 어렵고, 대충 느낌만 끄적여보고자 합니다.
짜뚜짝 지도입니다. 모칫 역에서 내리면, 남쪽 Entrance라고 쓰여진 곳으로 들어가게 되는데요, 들어가는 길은 좀 여유롭지만 안으로 좀 들어가면 복잡도/난이도가 급상승한 미로찾기가 되어 버립니다. 사실 저 섹션들도 큰 의미가 없는게 중고옷 파는 곳도 그런 상점들만 딱히 있는 것도 아니어서요. 악세서리 팔기도 하고, 음식점 노점도 있고... 뭐 백화점도 아니고 시장이 그렇지요.
제 목표는 수제품(Handcraft)라고 표기된 모든 섹션을 가보는 것이었습니다만... 안에 들어가면 자신이 무슨 섹션에 있는지 알기가 거의 어렵습니다. 그래서 그냥 모든 걸 잊어버리고 돌아다녔네요.
모칫에서 내린다음, 짜뚜짝으로 가려면 사람이 많이 내리는 쪽으로 내리면 됩니다. (모든 관광지에서 유효한 법칙입니다.) 혹시 안심이 안되면 나무, 풀 있는 공원으로 내리면 됩니다. 짜뚜짝 공원입니다. 반대는 시멘트 덩어리 주차장이라 구분이 쉽습니다.
공원을 옆에 끼고 역시 사람이 많이 가는 쪽으로 걸어갑니다.
뭔가 개성이 넘칠 듯, 말듯한 차림으로 걷고 있는 두 외국인 여성분들
입구에 들어왔습니다. 난이도가 높지 않아보이죠? 길도 넓어 보이고. 예. 입구니까 그렇습니다.
람부탄과 망고스틴이 싸네요. 먹을까 하다 참았습니다.
길거리에서 즉석 국수.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코코넛 열매. 안에 음료가 생각만큼 달지 않습니다. 열매에 따라 다르다고 하는데 제가 고른 건 좀 밍밍한 놈이었어요.
오렌지 주스. 길거리 음식이고 싸지만 한국회사들이 파는 주스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품질입니다. 뭐.... 즉석에서 짠 주스란 그런거죠.
이제 본격적인 점포밀집지대로 들어섭니다. 들어선 순간 지도, 구역이 어쩌고는 잊어버리게 되죠. Zone 18, 16 부근인데 옷가게 위주이지만 다양한 소품, 잡동사니들이 많아요. 짜뚜짝 시장에서 통하는 격언은 "사고 싶은 걸 발견하면 바로 사라. 다시는 그 가게로 돌아갈 수 없다."인데... 정말 실감나는 복잡함입니다.
뭔가 재활용한 예술품 스러운 기념품입니다. 그러고보니 태국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파는 섹션 쪽으로 가보려고 했으나 결국 가보지 못했군요.
뭔가 싸구려틱해보이는 불교 미술품들. 우리나라 불교 문화와는 달라서 이국적이긴 합니다.
다양한 금속 공예들인데 사도 들고갈 수도 없죠. 별로 탐나지도 않고
점포를 뚫고 지나가지 못하고 일단 다시 밖으로 나와서 호흡을 가다듬습니다.
길거리에 맛사지샵. 태국 어디든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니 뭐... 저도 맛사지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길거리 맛사지 품질은 해주는 사람에 따라 너무 달라서요.
다시 상점의 폭풍속으로 들어갑니다. 조개로 만든 공예품들. 정확히는 전복 같이 광이나는 안쪽 껍질을 이용해서 만든... 우리나라 나전칠기 비슷한 것들입니다.
조개도 갈아서 광나게 하는 걸 좋아하나 봅니다. 진주랑도 같이 팔던데 저런 진주는 진짜일 가능성이 낮죠.
티크 등 열대나무를 이용한 생필품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젓가락은 몇개 사와서 잘 쓰고 있습니다.
성능이 좋아보이는 새총입니다. 사올까 10초 쯤 고민하다 패스했습니다.
열대지방이니만치, 슬리퍼도 여기저기서 보이네요.
어두운 매장 안에 이렇게 전구로 인테리어 효과를 보여주는 샵도 있습니다. 예쁘던데요.
말린 과일 제품을 파는 것. 아주 싸지는 않습니다만 공항면세점과 시암 파라곤보다는 싼게 확실합니다.
다양한 아로마제품. 저는 저런 거 없어도 잠을 잘자서 패스합니다.
이건 약간 비쌌던 향초들...
규모가 장난이 아니고 몹시 다양합니다. 아로마나 바디 맛사지 오일 이런 거 좋아하는 분은 이 가게에서만 몇시간 보낼 수 있을 듯.
저급 비누 파는 가게였나? 어쨌든 이런 건 사면 순식간에 물이 빠진다고 해서 사지말라고 하던데...
그래도 열대 과일 모양의 비누는 좀 사고싶긴 하더군요.
저런 비누도 있네요. 허허허...
뭔가 화려해 보이는 반짝 거리는 공예품도 많습니다. 여긴 태국이니까요.
화려한 공작새와 말들...
한국에서 봤으면 촌스럽다고 했을텐데 여기서 보니 태국스럽고 이국적이네요. 역시 소품류도 분위기가 참 많은 걸 좌우하죠.
분위기를 일변해서, 화려한 색상은 아니지만 어쨌든 첫쪼가리(?)들... 스카프는 아닌 거 같고 뭔가요?
뭔가 짐이 많이 들어갈 듯 한 가방들..
식탁보나 벽에 걸어두는 천으로 쓰면 좋을 것들도 많이 있습니다. 마리메꼬보다야 좀 촌스럽지만 가격이 원채 저렴하니 좋거든요
태국풍이네요. 인테리어 효과도 좋을 듯합니다.
불교의 나라답게 시장 한구석에도 불단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자. 여긴 도대체 어디일까요? 거기에 오후 늦게가 되니 날이 점점 더워지는군요. 몸은 땀투성이가 되어가고.
어딘지 모를 때 찾게 되는 짜뚜짝 시장 중앙에 있는 시계탑. 만남의 장소로도 쓰이기도 합니다.
코코넛 열매를 잘라두었네요. 여기 아이스크림을 올려서 팔던가 그랬습니다. 제가 더위로 시달리면서도 왜 이런 군것질을 안하고 물로만 버텼는지 모르겠네요. 꿋꿋하게 물만 마시면서 다녔습니다.
17번 섹션에서 발견한 이 가게가 대박이었습니다. 정말 다양한 향신료를 팔고 있더군요. 시암 파라곤 고메마켓의 향신료보다 더 다양한 느낌이었습니다.
시장 한 귀퉁이에서 찾은 향신료 가게입니다. 가격이 싸진 않은데 워낙 다양한 향신료를 벌크로 팔고 있어서 보는 순간 '찾아 헤매던 집'임을 알았네요. 레드커리, 그린 커리와 같은 믹스된 향신료부터
고지 베리, 큐민, 넛멕을 통으로 팔고 있고 레몬그라스와 라임 잎 가루까지 팔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심봤다! 인 가게죠.
블랙 페퍼, 화이트 페퍼. 갈릭 파우더에.. 각종 향신료 잎 말린 것 까지.
커리 이파리까지.... 식극의 소마에서 하야마 아키라가 소마에게 만들어준 카레에 쓰인 잎이 바로 저겁니다.
시나몬 스틱까지... 화려한 식탁에서 주인공이 물고 다니는 막대가 바로 저거죠. (어째 설명이?)
스타아니스(팔각), 롱페퍼... 뭐 이것도 있지만 호레이 바질 씨앗도 있군요. 음... 생잎을 구해야 진짜배기일텐데. 식극의 소마에서... 그만하겠습니다.
정말 듣도 보도 못한 향신료, 열대허브들이 많습니다. 어느 만화에서 빨리 다뤄줘야 제가 저 향신료에 대한 기본지식을 가질 수 있을텐데 (응?)
포장도 잘 해뒀군요. 여기서 향신료를 잔뜩 사는 바람에 가방을 꽉 채운채로 방콕을 하루종일 돌아다니느라 무지 고생했습니다.
코코넛 슈가도 있네요. 코코넛 꿀을 재래식으로 달인 후 굳힌 것으로 설탕대신 쓸 수 있습니다.
샤프란과 바닐라빈도 득템. 근데 가격은 별로 싸지 않습니다.
포크와 나이프. 숫가락. 품질은 좋은 듯 한데 가격은 저렴하네요. 하지만 고를 시간이 없어서 패스합니다.
무겁지만 맛있는 향신료를 잔뜩 짊어지고 시장을 돌아다니려는데... 태국 도자기들이 있더군요.
벤자롱. 이걸 하나 사고 싶었습니다. 태국도 중국의 영향을 받아 일찍부터 도자기를 만들기 시작했고요, 특히 금과 다양한 색채로 그림을 그린 '벤자롱'이라 불리는 도자기가 유명합니다.
이런 기하학(?)적인 무늬가 들어간 벤자롱이 일반적입니다.
불교미술스럽군요. 향신료를 가득 산 다음이고... 무게가 부담스러워 벤자롱은 사지 않았습니다. 사실... 맘에 드는 물건이 없었네요. 주인에게 이야기하면 숨겨논 귀중품을 꺼내줄지는 모르겠는데 시암 파라곤에서 본 벤자롱에 비하면 여기 물건은 어딘지 좀 어설펐습니다.
벤자롱말고 청화자기도 있습니다. 이건 목욕용 의자라고 하는데 무겁지만 탐나더군요. 하지만 금방 깨먹겠죠.
핸드 메이드라고 했는데 이렇게 큰 건 필요가 없어서 패스합니다.
차주전자 하나 쯤 사오고 싶었지만.. 무게 때문에 힘들죠.
세수하는 세면대도 이렇게 핸드메이드 그림이 그려진..
태국 특산품인 주석 제품도 있습니다. 주석 맥주잔을 하나 사서 친구주려다 무거울 듯 해서 포기했네요.
티크나무로 만든 와인 홀더. 이거 가지고 싶더라구요. 하지만 부피크고 무거우니 사진 못했습니다. 짜뚜짝 시장도 알리바바처럼 누군가 온라인 쇼핑-해외배송 체계를 갖추면 돈 좀 벌거 같습니다.
부엉이 장식. 색다르네요.
태국 불화라고 해야하나요? 한국과는 많이 다릅니다.
요상하게 생긴 인형들. 중국풍이랄지...
별로 맘에 안들었던 호랑이 장식
중국 사람들이 좋아하게 생긴 용장식
외국인들 비중도 높습니다. 아. 나도 여기서는 외국인이지?
깜찍한 캐릭터들. 여기 부근이 태국 작가들 상점숍인가 했는데 이미 힘이 들어서 더 구경하기가 힘들고, 좋은 가게들은 철수하기 시작했더군요. 너무 늦게 찾았습니다.
뭔가 나무 + 유리공예스러운 태국 등잔. 하나쯤 있으면 인테리어 효과 좋을 듯.
시장안이다보니 여기저기 먹거리도 많네요. 그러고보니 배가 고픈데... 아침에 과일 몇개 먹은거 제외하곤 물만 마시면서 버티고 있었거든요.
뭘 먹어볼까? 하다... 그냥 밀려서 가게를 지나쳐버렸습니다.
상당히 붐벼서 자리가 나지 않아서 먹지 못했던 식당입니다. 이름과 위치는 모르겠네요. 태국어 아시는 분은 저 간판으로 추측해보시길
이 식당도 맛있어 보였으나 자리가 안나던... 줄도 길고... 짜증나서 그냥 안먹기로 합니다. (안먹다니... 힘들고 배고파서 제정신이 아니었던듯)
오후가 되자, 점심도 안먹고 물만으로 버티기에는 한계인 날씨가 되더군요. 사진도 햇빛 때문에 노출과다가 되어 버렸습니다. 원래는 시장에서 뭔가 찾아 먹을 예정이었는데 그다지 당기는 게 없어서요.
더위를 피해 상인들도 철수하기 시작하네요. 뭐 손님이 가장 많은 시간은 지났다는 거겠죠. 저도 시장구경은 이만 접기로 합니다.
더워! 하는 느낌과 함께 짜뚜짝 시장을 빠져나와 짜뚜짝 공원으로 들어섭니다. 짜뚜짱 시장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가 이 공원 옆에 위치해서죠. 물이 흐리긴 해도 한가운데 큰 연못이 있어 기온을 좀 낮춰주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비둘기 때들... 물이 흐려서 비단잉어가 있는지는 찾을 길이 없습니다. 뭐 악어는 없네요.
그늘에 삼삼오오 앉아서 쉬는 사람들. 한강공원이나 여기나 별 차이 없군요.
잔디에 그냥 앉아있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저는 벌레 물릴까봐 저러진 못했네요.
덥긴 하지만, 야자수와 활엽수가 서 있는 게 남국의 공원같은 느낌이 조금 드네요. 벤자시리 공원은 야자수가 적은 편이고, 시내 한가운데라 그런 느낌이 잘 안들었는데요.
짜뚜짱 공원을 나와서 육교로 길 건너편으로 건너갑니다. 바로 보이는 건 거대한 주차장입니다. 아마 시장 상인들이 타고온 차량이 아닐까 하네요
이제 왓포로 이동하려고 합니다. 택시도 있지만 대중교통수단인 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는데요, 구글맵에서 대중교통 검색으로 44번을 타면 40~50분 걸려서 왕궁 쪽으로 이동할 수 있는 걸 바로 알 수 있으니 편리하더군요. 왓포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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