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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의 초보여행자면 까오산로드를 보는 김에 왕궁, 왓포, 왓아룬은 필수 코스로 들립니다. 저는 출장 중 휴일에만 짬짬이 돌아다닐 수 있는 형편이라 위 코스를 한 번에 가보진 못했구요, 처음 출장 때 왕궁을 보고, 두번 째 출장 때 왓포를 보게 되었고, 왓아룬은 아직 가보지 못했습니다. 제가 갔을 때는 왓아룬이 한창 수리중이어서 다음을 기약하기로 한거죠.
왓포의 지도입니다. 지도를 보면 담을 둘러쌓고 입구가 16개 있다고 하는데, 실제 사용되는 건 Thaiwang Road, Chetuphon Road 쪽 두개 뿐이라고 합니다. 저는 타이왕로드 쪽의 입구로 들어갔다가 그쪽으로 다시 나왔습니다. 이쪽 문으로 들어가게 되면 대략 다음과 같은 순서대로 보게 되더군요.
1번: 비함 프라논(Viharn Phranorn)에서 와불상을 봅니다.
9,10,11,12번: 와불상을 보게 되면 마당에 높이 솓은 체디(Chedi) 4개가 눈에 띄는데, 위 지도에서 9,10,11,12번 탑을 말합니다. 태국에서는 불탑을 체디(혹은 쩨디)라고 부른다네요. 왓포에는 다른 쩨디도 많지만 특히나 이 네개의 쩨디는 '프라 마하 체디 시 라칸'이라 불리는 좀 특별한 쩨디 입니다.
18번: 다음으로 눈에 띄는 건물은 우리 식으로는 대웅전인 18번 건물입니다. 1번과 더불어 왓포에서 가장 큰 법당인데 프라 우보솟(Phra Ubosot)이라 불립니다.
뭐 그걸 보면 거의 다 봤다고 해야겠죠. 이제는 프라 라벵(Phra Rabiang)이라 불리는 사원 내 회랑을 헤매고 다니면 됩니다. 91개나 되는 작은 체디들과, 벽 주위에 있는 394개의 황동불상을 보면 됩니다.
13번: 마지막으로는 다시 원래 구역으로 돌아와서 프라 몬돕 (Phra Mondob)을 보면 됩니다. 귀한 불경을 보관하는 곳이라고 하네요.
20번: 왓포의 맛사지에 흥미가 있다면 20번 건물로 가서 맛사지를 받는 것도 좋겠지요. 저는 시간이 없어서 패스했습니다.
대충 이런 순으로 구경하면 됩니다.
먼저 유명한 와불상이 있는 비함 프라논 법당입니다. 어느 각도에서 찍어야 전체가 나오는지 찾을 시간이 없어서 대충 찍었더니.. 건물이 잘려서 찍혔군요. 지붕에 보면 한눈에도 공룡발톱(?)스러운 장식이 붙어 있는데요 태국, 미얀마, 캄보디아 쪽 불교양식 건물이나 왕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쵸파'라고 불리는 장식이라고 합니다. 한국 절 지붕 끝에 수호상들이나 궁전에 원숭이 상이 있는 것과 비슷한 의미겠지요. 저 발톱은 불교신화나 힌두신화 나오는 가루다라는 새의 발톱을 본 뜬 장식물이라고 합니다. 이 건물을 수호하는 자를 상징하는 거겠지요.
태국 건물의 벽은 화려합니다. 왕궁 건물에 비하면 왓포는 화려함은 덜하지만 금박과 가짜보석으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멀리서 보면 정말 화려한데... 흔히 그렇듯 가까이 가보면 이런식으로 정교함은 좀 떨어집니다.
그리고 이게 유명한 와불상입니다. 길이 46미터, 높이 15미터. 카메라에 다 담기가 곤란합니다. 불상만 큰게 아니라 천장, 벽의 장식들도 화려하고 아름답습니다. 아마도 태국 미술의 정수가 아닐까 싶네요.
와불상의 표정은 보는 방향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아마 작가는 이 쪽에서 사람들이 봐주길 바라고 만들었을 듯 해요. 온화하고 위엄있는 얼굴이잖습니까?
하지만 카메라가 대중화되며 사람들은 온갖 각도에서 이 불상을 찍기 시작했죠. 그리고 각도에 따라서 이 불상은 표정이 달라지네요. 보세요. 뭔가 재미있는 표정으로 바뀌었습니다. 장난치고 싶어하는 악동같기도 합니다.
이렇게 보면 뭔가 또 졸려보이는 표정이 되어 있습니다.
뒷모습입니다. 배개를 2단으로 쌓여 있는게 눈길이 가네요.
편안히 손으로 머리를 받친 자세. 백수들이 흔히하는 자세아닐까 하네요.
발쪽을 찍어보았습니다. 발바닥에도 무늬가 있다는 데 아쉽게도 수리중이라고 막아뒀더군요.
누워있는 침상도 화려한 무늬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46미터 전신샷. 저 끝에 있는 게 발입니다.
20바트를 내면 동전이 담긴 그릇을 줍니다.
참배하는 사람들은 그 그릇을 받고 대전 벽 주위에 있는 항아리에 하나씩 집어 넣으면서 소원을 빈다고 하네요. 참고로 대부분 태국 불당에서 미니스커트나 반바지는 안되고, 모자도 벗어야 하며 신발도 신을 수 없습니다.
흠... 한 접시만 사면 이 항아리를 다 채울 수 있을까요?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뭐 중요한 건 아니니까요.
건물 벽에는 정교한 불화들 (아마 태국 역사와 관련된 이야기겠죠?)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건물 밖을 꾸민 솜씨에 비하면 그림들은 제법 정교한 수준입니다.
건물 내 벤자롱. 기하학적 무늬는 아니고 스토리가 있는 그림인데 최고의 사원에 있는 물건인만큼 수준도 최고네요. 이런 수준의 벤자롱이... 팔더라도 선뜻 구입하기는 부담스러운 가격일 듯.
비함 프라논 법당 내부에는 와불상만 있는 게 아니라 다른 불상도 있습니다.
원래는 금박으로 화려하게 칠해져 있었을 불상인 듯 하네요.
갑자기 중국 포대화상스러운 불상도 있어서 당황했습니다.
와불상을 보고 나오면, 왓포 안쪽으로 바로 4개의 거대한 쩨디(탑)이 보입니다. 한국과는 전혀 다른 화려한 양식의 탑이라 바로 눈길이 가는데요, 이 거대한 탑 넷이 바로 차크리 왕조 초기 4명 왕에게 봉헌된 프라 마하 쩨디 시 라칸(Phra Maha Chedi Si Rajakarn)입니다.
햇빛때문에 잘 보이지 않는데 각 탑은 모두 다른 색으로 채색되어 있으며 녹색탑은 라마1세, 흰색은 라마2세, 노란색은 라마3세, 파란색 탑은 라마 4세에 봉헌된 것이라 합니다.
하얀 탑, 녹색탑, 노란 탑, 파란 탑 순서입니다.
탑 전체가 녹색이 아니고 탑 벽의 타일이 녹색이라는 의미입니다. 라마 1세에 봉헌된 쩨디입니다. 상당히 정교하게 장식되어 있네요.
흰색이라기보다는 아이보리 색의 탑. 라마 2세에 봉헌된 탑입니다.
노란 색 탑. 라마 3세의 쩨디네요.
파란 색, 라마 4세에 봉헌된 탑이겠죠?
이외에도 탑 사진 몇장을 기록삼아 남겨둡니다.
와불상과 쩨디들을 보았으면 이제 대웅전과 회랑 들을 구경할 차례입니다.
그건 다음 이야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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