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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셋쨋날입니다. 원래 이날 점심은 돈까스 최고봉이라 불리는 나리쿠라에서 먹을 생각이었습니다만, 아침에 뒤척뒤척하다보니 또 늦어서 도착했을 때는 이미 줄이 길더군요. 멀리가기도 그렇고 신주쿠 이세탄 백화점 쪽으로 와서 적당한 먹거리를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나리쿠라가 있는 다카다노바바에서 신주쿠까지는 야마노테 라인으로 두 역 거리로 매우 가깝거든요.


신주쿠 역, 내부가 복잡하기로 유명하기 때문에 구글맵으로 볼 때 '입구이름'을 확인하고 그 방향으로 찾아가야 합니다. 이세탄 백화점으로 나가는 문은 South East Exit입니다. 


녹색 빌딩. 뭔가 하고 보니 빌딩 전체가 빠징고 센터더군요. 체인점인 모양입니다. 


신주쿠는 긴자와는 확실히 분위기가 다르네요. 가게 구성이 특히나 차이가 큽니다. 긴자가 고급스런 이미지라면 신주쿠는 대형 할인매장이나 체인점들이 많아 보였습니다.


아이폰 수리 업체일까요? 이름 좋네요.


이세탄 백화점으로 가는데, 좀 분위기 좋아 보이는(=생긴지도 꽤 돼 보이고 깔끔한) 음식점이 눈에 띄어 발을 멈췄습니다. 


신주쿠, 덴뿌라, 츠나하치. 노렌만 봐도 덴뿌라 가게더군요. 갑자기 튀김덥밥, 텐동이 먹고 싶어서 이 가게에서 즉흥적으로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외관을 보니 크게 실패하지는 않을 것 같아서요. 사실 미슐랭 튀김집 후카마치를 예약해 두어 튀김으로 다른 레스토랑에서 거하게 먹고 싶은 생각은 없었지만, 텐동은 평소에도 좋아하는 음식이어서요. 동행분이 배고파하는 사태가 발생하는 건 무엇보다 피해야 할 일이기도 했구요. 


도쿄 여행 중에 사전에 아무 정보도 없이 음식점에 들어간게 마루노우치의 앙티브(Antibes)와 츠나하치, 딱 둘이었는데 다행히 둘 다 나쁘지 않은 가게여서 즐겁게 먹고 나올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츠나하치는 한국 관광객들에게도 꽤 알려졌고 1924년에 오픈한, 나름 유서깊은 튀김집이라고 합니다. 


가격은 비싸지도, 싸지도 않습니다. 텐동이 2,300엔인데 소비세 별도더군요. 대략 한 끼에 25,000원이니 직장인 요량이면 마음 먹고 골라야하는 메뉴가 텐동이군요. 내부를 찍을 분위기가 아니어서 음식만 찍었는데 가게는 꽤 큰편입니다. 일하는 조리사도 여럿인데, 바 자리에 앉으면 앞에 있는 조리사가 직접 튀겨주는 시스템이더군요. 물론 테이블 자리도 있구요. 


텐동이 나왔습니다. 그릇 참 일본스럽지요. 이마리풍이랄지, 가키에몬 풍이라고 해야할지 공부한 적이 없으니 그냥 '일본풍 그릇이군'이라고 하며 얌전히 먹을 밖에요.


양은 그다지 많은 편은 아니지만, 먹으면 배부릅니다. 튀김 음식이 다 그렇지요. 빛깔이나 냄새는 취향보다 약간 강한편입니다. 약간 기름 온도가 높아서 적정온도보다 탄 느낌이랄까요? 색이 좀 진한 이유는 참기름으로 튀김을 만들어서일 수도 있고, 반죽의 간이 강해서일 수도 있다고 합니다. 


튀김 쯔유가 들어있는 주전자입니다.


하지만 이 집은 튀김 자체에 간이 강하기 때문에 쯔유에 먹기보다는 소금에 먹는 게 더 좋더라구요. 녹색은 녹차가 아닌 와사비 소금이었는데 저 소금에 먹는게 가장 맘에 들더군요.


동행분이 시킨 것은 텐동이 아닌 튀김에 밥이 나오는 뎀뿌라 정식 쯤 되는 메뉴였습니다. 가격은 2,300엔에 세금 별도로 동일하구요. 


둘 다 약간의 반찬과 옅은 된장국이 딸려 나옵니다. 맛은 그냥 저냥. 


마무리로 야채와 새우 조각이 믹스된 걸 튀겨주는 데 이걸 소금에 찍어먹는 게 가장 맛있었네요. 한끼 잘 먹었습니다. 


대중적인 식사여서 튀김수준이 높다거나, 무척 좋은 재료를 쓰는 건 아니었지만 바로 앞에서 손질한 재료를 튀겨주는 데 맛이 없을리는 없지요. 가격은 조금 됩니다만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또 방문할지 여부는 모르겠네요. 지인들이 여기저기 알려준 튀김집 중에 가격 경쟁력이 더 좋은 곳들도 제법 있어서. 신주쿠 쪽에서 갑자기 텐동이 먹고 싶으면 방문할 만한 가게 정도로 기억해 두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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