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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는 전 세계 어디에 내 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미술관이 여럿 있습니다. 전시도 활발하고 수준 높지요. 한 국가의 미술, 공연 전시 수준은 경제 규모에 거의 정확히 비례하기 때문에 일본에서 좋은 공연과 전시가 많은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이번 도쿄에서 가보고 싶었던 미술관은 모두 다섯이었습니다.
국립서양미술관 (National Museum of Western Art)
도쿄도 미술관(Tokyo Metropolitan Art Museum)
국립신미술관 (The National Art Center, Tokyo)
네즈 미술관 (Nezu Museum)
모리 미술관 (Mori Art Museum)
이 중 아쉽게도 네즈 미술관은 겨울 휴관을 해서 가지 못했고, 나머지 넷은 모두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도쿄 방문한 셋쨋날 오후 시간은 국립신미술관 방문을 위해 비워둔 상태였는데, 이날이 보고 싶었던 건축가 안도 타다오(安藤忠雄) 전시회 마지막 날이라 무조건 가야만 했기 때문입니다.
안도 타다오하면 떠오르는 '빛의 교회'를 소재로 한 전시회 포스터. 이날이 12월 18일, 마지막 날이라 평일임에도 사람이 제법 많더군요.
국립신미술관은 노기자카역에 인접해 있습니다. 역에서 나오면 바로 미술관 건물의 매표소입니다.
마지막 날인 전시회가 둘이나 있어, 사람들이 꽤 많이 왔네요. 표를 사는데 15분, 입장하는 데 25분 정도 기다려야 했습니다. 뭐 인기있는 가게에 밥먹는 줄보다는 짧지요?
이날 있었던 전시회는 2개, 안도 타타오의 전시회와 '너의 이름은'의 감독 신카이 마코토 전시회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유명한 감독이라지만, 안도 타타오의 전시회보다 표 값이 더 비싸네요? (안도 타다오 일반 입장료 1,500엔, 신카이 마코토 1,600엔). 일본에서 애니메이션의 중요성을 알 수 있는 표 가격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전시회는 관심이 없었으므로 패스하고, 안도 타타오 전시회 표만 사들고 들어갑니다.
워낙 유명한 건축가라 팬들이 많아서인지, 들어가는 데 또 25분 정도 줄을 서야 했습니다.
전시는 재미있었지만, 아쉽게도 대부분 전시관에서 촬영은 금지입니다. 유일하게 촬영 허용된 곳이 아예 임시 가건물로 재현해 둔 '빛의 교회' 건물입니다. 박물관 마당 구석에 건물을 시멘트로 지어 뒀더라구요. 스케일 장난 아니네요.
"오~!"
교회 실내로 들어오면 안도 타다오가 의도한 대로 빛의 십자가를 정면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이바라키 가스가오카((茨木春日丘) 교회와 크기, 구조가 완전히 같지는 않겠지만 거의 비슷하게 구현했다고 합니다. 사람이 적었다면 더 경외감을 느꼈겠지요. 어두운 공간을 비집고 들어오는 신의 상징을 보는 건 마치 천사를 만난 것 같은 경외감을 일순이지만 느끼게 합니다.
다들 정신없이 십자가를 사진에 담고 있습니다.
안도 타타오의 중요한 건축물(주로 주택)을 모형으로 만들고 스케치와 함께 자세히 설명했던 다른 전시도 만족스러웠지만, 솔직히 이런 사이즈로 빛의 교회를 구현해 둘 줄이야 몰랐습니다. 이 것 하나만으로도 와볼 가치가 있는 전시회일 듯 하네요.
안도 타타오가 참여한 주요한 프로젝트, 예술의 섬이라 불리는 나오시마를 재현해 두었더군요. 사진은 못찍었지만 나오시마 섬 이외에도 안도 타타오의 중요 건물들을 나무와 금속 소재를 이용해서 무척 세밀하게 재현해 두었는데, 재현에 참여한 사람은 다름이 아닌 대학교의 건축과 학생들과 대학원생들이라고 합니다. 교수가 시켰겠죠. 불쌍하게도.
상당히 큰 방에 섬 전체의 모형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나오시마 섬의 모형과 지금까지 지어진 뮤지엄의 모형이 있고, 이를 소개하는 비디오가 상영됩니다.
두시간 꽉 채워서 전시를 감상하고, 안도 타타오의 주요 작품을 소개한 책을 팔길래 저도 한 권 샀습니다. 책 사는 줄도 꽤 길더군요. 안도 타다오가 와서 사인이라도 해줌 더 좋을텐데 그럴리가 없지요.
2층 전시관입니다. 신카이 마코토 전.
전시회는 보지 않았고 기념품 판매나 구경해 봅니다. 여기도 촬영금지라 사진이 없네요.
국립신미술관에서 애니메이션 감독의 전시회를 하는 것은 드문일이었던지 아사히 신문에 크게 소개되었던 모양입니다. 당시 신문을 그대로 인쇄해서 팜플렛처럼 쌓아두고 있더라구요. 월드 박스 오피스 3.5억 달러. 디즈니의 작품에야 미치지 못한다지만 일본 역사상 최고 흥행을 기록한 애니 감독의 전시회니 화제가 될만도 하죠.
영화를 본 분이라면 알고 계시겠지만, 너의 이름은에서 남주인공 타치바나 타키가 짝사랑하는 선배 오쿠데라와 전시회를 보러 온 미술관이 바로 여기 국립신미술관입니다.
국립 신미술관 내부. 건축가 구로카와 키쇼(黒川紀章)의 유작이라고 합니다. 잠실 롯데월드를 설계한 건축가로도 알려져 있죠. 오른쪽에 보이는 원추형 공간위의 카페가 바로 '살롱 드 테론드', 너의 이름은에서 타키가 오쿠데라와 점심을 먹은 곳이 여기라고 합니다. 이왕이면, 3층에 있는 폴 보큐즈에서 운영하는 브라세리에서 먹어볼 것이지... 라고 생각하지만 고등학생이 알바로 가기에는 좀 부담스러운 가게겠죠.
여기가 폴 보큐즈에서 운영하는 브라세리, 맛은 그냥 저냥이라고 들었습니다. 리용 본점 도 그렇게 인상깊지 않았는데 분점에 갈리가.
국립신미술관의 건축적 특징이라는 물결 치는 듯 한 유리외벽
밖에서 보면 이런 모습입니다.
국립신미술관 전경. 물결 치는 듯한 건물과 조명의 효과는 멋지네요. 서울시청도 물결치는 유리 건물인데 왜 멋이없을까요?
자. 이제 저녁을 먹으러 가볼까요? 하지만 시간이 좀 남기에 모리타워 부근의 일루미네이션을 보고 가기로 합니다. 그 이야기는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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