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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사흘 째 날, 아점으로 낙점한 곳은 우동 마루카 (うどん丸香)입니다. 진보초 부근에 있는 우동가게인데, 타베로그에서 우동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사누키 우동 가게입니다.
진보초 역이 가깝지만, 호텔에서 가려면 노선을 빙 돌아가야해서 치요다 라인을 타고, 신 오차노미즈 역에 내려서 10분 정도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진보초 쪽 동네는 정갈하네요. 부근에 메이지 대학도 있지만 대학가라기 보다는 조금 외곽에 있는 상업지구 느낌이 납니다.
가는 길에 신사가 하나 있어 찍어 봤습니다.
오오타 공주 신사 (太田姫稲荷神社)라고 씌어 있습니다. 농사와 병(천연두)에 효험이 있는 신사라고 하네요. 지진으로 무너진 신사를 개축한지 얼마 안되어서 인지 깨끗한 건물입니다.
군데 군데 재미있는 인테리어의 가게가 많네요. 저건 술 마시는 가게인가요? 와인일까요?
전기 오토바이로 배달하는 피자 전문점인 듯 하네요. 확실히 한국과는 달리 배달차 하나도 깨끗하군요.
가장 인상적이었던 댄스 아카데미 간판. 갑자기 Shall We Dance영화가 생각나네요.
도착했습니다. 이미 줄이 20미터는 서 있습니다만 평일 오전이라 줄이 길지 않은 편이라고 하네요. 주말에 오면 보통 3배 정도는 더 길다고 하던데요. 다만, 돈까스와 달라서 우동은 먹는 것도, 조리하는 것도 빠르기 때문에 아무리 줄이 길어도 30분 정도만 서 있으면 충분히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날은 15분 정도 기다린 듯 합니다.
건너편 건물들. 여기도 긴자처럼 좁은 골목에 위로 올린 상가 + 주택들이 많군요.
한국어나 영어로 된 메뉴는 없지만, 우동의 경우는 그렇게 복잡하지 않아서 시키기 쉽습니다. 탄력있는 면발을 맛보고 싶은 사람은 츠케 (차갑게 식힌 우동을 쯔유에 담궈 먹는 것), 그리고 이 집에서는 니꾸 우동을 시키면 딱 입니다. 곁들여서 새우튀김과 기본 야채 튀김도 시켰습니다. 우동에는 역시 튀김이 같이 나와야죠.
15분 쯤 기다리니 벌써 입구까지 왔습니다.
먼저 니꾸 우동이 나왔습니다. 680엔. 가쯔오부시 아래 고기가 제법 많습니다. 그릇이 한국 우동집처럼 크진 않지만, 대신 그릇에 꽉꽉 차있어서 양이 적다는 생각은 안듭니다. 국물과 고기도 잘 어울리네요. 비싸지 않은 고기로 조리했을텐데 잘 조리했는지 나쁜 냄새와 맛이 없어 좋습니다.
필요하면 자리마다 있는 텐카스를 넣어 먹어도 됩니다.
하지만 고기우동엔 역시 온센 타마고죠. 국물에 넣어서 면과 섞어 먹어도 좋습니다.
제가 시킨 쯔케 우동이 나왔습니다.
쯔유에 담궈 먹으면 됩니다.
파와 생강을 쯔유에 넣어 면을 담궈 먹으면 됩니다.
면 사진 한장 더. 쫄깃하고 잘 넘어가는군요. 그런데... 사실 사누키 우동의 최강이라길래 저는 먹으면서 이런 느낌을 받을 줄 알았어요.
[출처: 라면 요리왕 12권, 사누키 우동편]
한 입 먹으면 생물처럼 입안에서 난동을 부리는 탄력이 느껴지고, 이빨을 튕겨내는 그런 느낌이 날 줄 알았는데... 그야말로 우동 못 먹어본 촌뜨기가 한 소리였습니다. 첨가제 없이 물, 소금, 밀가루로만 만들어진 우동이 그런 고무같은 느낌이 날리가 없겠죠. 적당한 탄력이 있고, 국물과도 잘 어울리는 면발입니다. 하지만 이빨을 튕겨내고 그러진 않아요. (좀 실망했다는 이야깁니다. 이 정도 면은 홍대쪽 교다이야에서도 먹어본 적이 있어요)
새우튀김, 가격대비 괜찮네요. 새우가 실하고 잘 튀겼습니다.
양이 부족할까봐 야채 튀김도 시켰는데, 이것까지 먹으니 상당히 배부르던걸요.
이빨을 튕겨내는 환상적인 탄력의 우동은 아니었지만 만족스럽게 먹고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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