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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걸음대로/유럽 Europe
[스페인, 그라나다] 14화, 알함브라, 나자리에스 궁전(4) - 사자의 정원(Patio de los Leones)
eyeofboy 2011. 2. 27. 23:33대사의 방에서 조금 더 나자리에스로 들어가면 바로 '사자의 정원'에 들어서게 됩니다. 정무를 보는 외궁과는 달리 이 곳은 왕의 사생활로 가득찬 내궁 지역입니다. 그리고 그 옛날에는 '하렘'이 있었던 곳입니다.
하렘이라... 어떤 곳일까요?
이런 곳일까요?
아니면 이런 곳? (피카소의 그림임)
좀 더 피카소스럽게 이런 곳?
좀 더 현대적 이미지로 이런 것일 수도 있죠. 성인 잡지사라는 합법적인 사업 아이템으로 위장한채 하렘을 운영하고 있는 휴 헤프너씨입니다.
뭐 예전에는 내시와 후궁, 그리고 왕만 오고가는 곳이었을지는 몰라도 지금은 관광객으로 붐비는 곳. 그 곳의 중심이 바로 사자의 정원입니다. 하렘의 정원 주제에 너무 거창한 이름이 딸린 건 정원 한 가운데 분수에 다음과 같이 열 두 마리의 사자들의 석상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진은 어딘가에서 퍼옴... 사자와 같이 용맹한 왕이 여러 암컷(?)을 거느린다는 이미지를 주기 위해서 이런 석상을 만들었던 걸까요? 어쨌든 현세에서 볼 수 있는 '물적 상징'을 조각하는 건 우상숭배에 해당하므로 동물/인간을 조각하지 않던 이슬람 세계에서는 매우 이질적인 작품입니다. 흠 하지만 역시 어울리지는 않는단 말이에요. 이슬람 사람들은 사자 이외에는 동물에 대해서는 잘 몰랐을 수도 있겠네요. 그렇다면 이슬람 사람들이 좀 더 세상의 많은 문물을 알았다면 저 동물들은 바뀌었을 수도 있겠지요. 대표적으로 한 마리의 수컷이 여러 암컷을 거느리니까 '물개의 정원'으로 바꾸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퍼억~)
잡소리는 그만두고 사자의 정원을 둘러봅니다. 내궁의 조각은 외궁과 비할 데 없이 호화롭습니다. 섬세한 조각예술의 극치란 이를 말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 솜씨있는 예술가들이 인간/동물을 조각했더라면 아마 세계 미술사는 크게 바뀌었을거에요.
천정의 무늬는 어쩐지 덜 이슬람스럽습니다. 독수리를 상징으로 나타냈고, F, Y 등 로마자도 보이네요. 아마도 후대에 조잡한 솜씨로 세긴게 아닌가 합니다. 스페인 왕가들의 작품이겠군요. 이건.
사자의 정원, 둘러보고 있는 사람들. 좁은 기둥 간격이 몹시 특이하네요. 혹시 저 기둥들을 보고 베르세르크가 생각난 건 저 뿐이었을까요?
좀 가까이 바라보기로 합니다. 꽃과 나무를 세겨놓았고, 그것들이 다시 섬세한 무언가로 나뉘어 있습니다. 도대체 잎의 잎맥까지 다 표현하고 싶은 걸까요? 동물/인간을 조각하지 못하니 이런 곳에서 매니아적인 조각가가 되어버렸을까요?
쌀알에 조각하는 사람들의 후예나 동업자들이 한 게 틀림없어요. 정밀함. 극도의 대칭성. 수학을 잘 아는 사람들이 설계하고 조각한 걸까요?
눈이 아플정도로 섬세한 조각은 이만하고, 이제 사자의 정원을 좀 둘러보죠. 바닥은 여전히 품질좋은 대리석. 어디서 가지고 온 걸까요? 아프리카?
군데 군데 의자에서 쉬고 있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그리고 정말 사람이 지나가기 어려운 열주 기둥. 왜 저런 식으로 만든 걸까요? 내시들이 왕의 눈 앞에 보이지 않게 숨어있다가 무슨 일이 있으면 벼락같이 달려가 시중드는 장소였을까요?
밖에서 본 모습은 이렇습니다. 화려하고 이국적이군요.
이것이 사자의 정원 전체 모습입니다. 중앙의 홀. 그리고 양쪽으로 후궁의 방들이 있죠.
그... 그런데 사자들이 있어야 할 자리에 사자가 없네요? 수리 중이라고 합니다.-_-;; 알함브라에가서 사자를 못보는 흔치 않은 케이스로군요. 아니 사자상이 있어서 사자의 정원이라 하였는데 왜 그걸로 밖에 안보이냐 하시면...
쩔수 없이 사자없는 기둥의 조각들만 하염없이 바라봅니다.
비록 사자의 정원에서 그 사자상을 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알람브라는 너무도 아름답습니다. 그건 다음 이야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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