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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알함브라 궁전의 마지막이네요. 린다라하 중앙정원입니다. 기묘하게 가꿔진 측백나무와 다른 어떤 나무들이 묘한 조합을 이루고 있습니다. 기하학적 의미를 담고 있는 나무의 배치가 무슨 진 안에 들어온 것 같아요. 그 안에 분수가 있어 시원함을 더해주긴 하지만.... 그러고보니 화려하긴 한데 정원이고 뭐고 상당히 좁네요. 중국같으면 아마 어디 지방 호족의 정원 (물론 세공 측면에서는 비교도 안되지만)의 규모가 아닐까 합니다. 


알함브라는 수리 중이기 때문에, 어떤 곳은 보고 어떤 곳은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최근 몇 년 간은 워싱턴 어빙의 방이라든가 몇몇 왕들의 공간은 공개가 되지 않았죠. 당시 방문때는 몰랐는데 알히메세스의 방이 공개가 되지 않고, 그 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길로 관람객들의 동선을 만들어 놨더군요. 그래서 대신 참으로 멋진 알바이신의 풍경과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은 작은 중정(Patio) 하나를 더 보게 되었죠. (아쉬워요-_-). 


알바이신에서 보는 알함브라가 모두 아름답듯이, 알함브라에서 보는 알바이신도 모두 아름답습니다. 


비공개 지역. 원망스럽게도 문은 닫혀져 있습니다. 쳇-_-;


무너져 내릴 것 같은데요.. 참으로 어설픈 보강공사입니다. 뭐 그래서 사람은 저리 가지 못하지만... 저 의자에도 앉고 싶지 않군요.


린다라하 창은 보지 못한 대신에 본 이름모를 작은 정원. 화려하지 않은 걸보니 하인들이 휴식하는 공간이었을지도 (그럴리가요^^)


왕의 욕실이라고 합니다. 아마도 왕조시절에는 이곳에 욕조가 있었고 아름다운 무희들이 왕의 목욕 시중을 들었겠지요. 하늘에 별 모양의 구멍이 뚫려 있는 건 별빛을 바라보기 위해서 였을까요? 달빛이 비치는 날은 목욕물 위로 저 작은 틈새로 들어온 달 빛이 넘실거렸을거라는 상상을 해봅니다. 


중정 한쪽에 있는 분수. 너무 더워서 여기에 세수라도 하고 싶었습니다. 내가 왜 물을 가져오지 않았을까요. 하지만 수량이 풍부한 대신 물이 더러워 마시기는 어렵더군요. 옛날 무어왕국 사람들은 물을 아주 신성시 했다고 합니다. 사막에서는 너무도 귀한 물이었으니 그럴만도 하지요. 곳곳에 분수대는 이동하거나 기도하기 전에 손을 씻는 용도로 사용되었다고 해요. 


이제 거의 마지막. 글을 쓰면서도 아쉬움이 많이 남네요. 


바닥은 역시 돌로 무언가를 모자이크 하듯 그려놓은 바닥입니다. 수학적인 무늬가 아라비아 사람들의 특성을 말해주는 듯 해요. 이 길을 마지막으로 알람브라 궁전을 빠져나왔습니다. 하루 종일 걸었더니 너무 피곤한 상태였고 게다가 마실 물이나 먹을 것 없이 버티기 무척 힘든 곳이더군요. 날씨는 또 왜이리 더운지 (스페인 남부는 기본 36도는 넘어갑니다.) 하지만... 알함브라 궁전의 아름다움만은 잊을 수가 없네요. 언젠가 다시 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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