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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브로드 미술관, 한국어로 해석하면 브로드 부부 미술관이겠네요. 어쨌든 이 묘하게 생긴 건물의 3층으로 올라오면 죽은, 혹은 현재 활동하는 가장 유명한 팝아티스트(=가장 비싼)의 작품들을 무수히 볼 수 있습니다. 


3층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에서. 정말 동굴 속을 올라가는 듯 하죠?


올라가면 바로 보이는 장면들. 가장 중앙의 홀은 그야말로 건물의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거의 한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엄청 넓어보입니다. 제프 쿤스와 무라카미 다카시의 작품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뒤를 돌아다보면 중간에 간이벽이 하나 있을 뿐, 기둥이 없이 이 넓은 공간이 모두 하나로 되어 있습니다. 저 간이벽도 사실 작품을 전시하기 위해 만들어 둔 거고, 천장을 지탱하거나 하는 게 아닙니다.


저 간이벽 뒤로는 제프 쿤스의 작품들이 한 가득 있습니다. 물론 이외에도 브로드 컬렉션에 들어 있는 제프 쿤스의 작품만 해도 아주 많지만 일부만 전시하고 있는 것입죠.

 

자. 제프 쿤스(Jeff Koons)의 튤립이라는 작품입니다. 스페인 구겐하임 빌바오 뮤지엄에도 이 작품이 있죠. 이것과는 색의 조합이 좀 다른 작품입니다. 


옆에서 보면 이런 모습, 스테인레스를 이용해서 꽃 한송이 송이를 통짜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 꽃송이와 줄기가 연결되는 접점에 이음새가 없다고 해요. 용접도 아니고 만들려면 고생 좀 했겠습니다.


뒤에서 본 모습입니다. 제프 쿤스는 아시다시피 현대 팝 아티스트 작가입니다. 금속을 소재로한 작품을 선보이지만 그가 금속공예를 할 수 있는 건 아니죠. 제프 쿤스는 아이디어만 내고, 전문 공방에서 해당 작업을 담당합니다. 이런 점 때문에 '예술가가 아니라 사교를 잘 하고 작품을 마케팅하는 데만 재능이 있다.'라는 비난을 받기도 합니다. 


솔직히 잘 모르겠네요. 그가 금속 공예를 직접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위의 튤립이나 풍선개(Balloon Dog)과 같은 작품은 그가 있었기에 세상에 선보여진 작품이죠. 비록 전통적인 공방 장인같은 예술가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남들이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아름다움을 발견했는데, 직접 쇠를 두드리지 않았다고 예술가가 아니라는 시선은 좀 이상하다고 생각해요. 예술 자체의 의미도 시대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으니까요. 아이폰을 만든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우리가 그 많은 애플의 디자이너나 개발자는 쏙 빼먹고 '스티브 잡스'라고 하는 것처럼 말이죠. 


풍선개. 뭔지 아시죠? 파티에서 풍선으로 여러가지 모양을 만들어주는 데 그걸 스테인레스 스틸로 크게 만들었을 뿐입니다. 하지만 누가 그렇게 만들어 볼 생각을 했을까요? 평범한 소재를 현대 미술관에 어울리는 작품으로 바꾸고 사람들을 열광시킨 건 분명 제프 쿤스의 공이죠. 이 개는 모두 다섯 색깔로 만들어져 있는데요 오렌지 색깔의 개가 경매에서 현존작가로는 가장 비싼 가격(대략 600억원)에 낙찰된 것으로 유명하기도 합니다. 


다른 각도에서 하나 더 보시죠. 꽤 정밀하죠? 앞발에 약간 주름잡힌 부분 좀 보세요. 풍선을 만들 때 저 부분에 실제로 주름이 잡히는 데 그걸 재현한 듯 합니다.


Party Hat이라는 이름이 붙은 작품입니다. 캔버스에 그려진 작품인데 색감이 참 화려하네요.


가끔 이런 걸 볼 때마다 현대 미술이 참 다른 세상의 작품처럼 느껴집니다. 전시되어 있는 건 실제로 '후버'사에서 나온 물청소기 (샴프 청소기라고 되어 있음)입니다. 그걸 아크릴판으로 전시대를 만들어 가지런히 정렬하고 조명을 쏘고 있는거죠. 맨 위에 전시된 상품은 Shelton이라는 브랜드의 진공 청소기라고 합니다. 전 아직 이게 왜 예술작품인지 모르겠어요. 뭐 솔직히 앤디 워홀도 이해안가는 저로서는 이런 작품을 이해한다는 게 무리죠. (라면서 현대미술 이해하기 위핸 책 두어권을 주문함.... 이해가 가면 내용을 추가해야지) 


키펜케를(Kiepenkerl)이라는 작품인데, 독일 중세시대 떠돌이 행상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합니다. 


뒤에서 본 모습. 뭔가 새 같은 걸 하나 매달아 둔 거 같기도 하고... 잔뜩 짊어졌군요. 


토끼(Rabbit)라는 이름의 작품. 알기 쉽군요.


마이클 잭슨과 버블스. 버블스(Bubbles)는 마이클 잭슨이 키우던 애완 침팬지라고 하네요. 그 모습을 모티브로 만들었는데 금박이 참 과한 느낌입니다. 뭐 솔직히 풍선개와 튤립은 좀 '오 독특하네'라는 느낌이었는데 나머지는 그다지 좋아보이지 않는군요. 


참고로 이 작품들을 360도 뷰로 보시려면 아래 링크를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http://virtualglobetrotting.com/map/new-hoover-deluxe-shampoo-polishers-new-shelton-wet-dry-5-gallon-displaced-quadradecker-by-jeff-koons/view/google/



역시 제프 쿤스처럼 논란이 많은 무라카미 다카시의 작품도 꽤 많습니다. 


보는 순간 뭔가 달마도를 다른 시각으로 해석한 그림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그렇다고 하네요. 이 그림과 똑같은 스케치로 피부톤이 밝은 다른 그림이 하나 더 있다고 합니다. 제목이 참 기괴한데 "내 팔 다리는 썩어가고 피가 엄청 흐르는데, 내 심신은 평안하기만 하다." 뭐 이렇게 해석되는 제목입니다.


원제: My arms and legs rot off and though my blood rushes forth, the tranquility of my heart shall be prized above all. (Red blood, black blood, blood that is not blood)


벽 하나로는 모자라서 두 개의 벽을 이어서 접혀 전시해야 하는 그림입니다. "죽음의 땅에서, 무지개의 끝자락을 밟으며" 정도의 주제로 해석되나요? 영어 제목은 In the Land of the Dead, Stepping on the Tail of a Rainbow입니다. 높이 3미터, 폭 25미터나 되는... 엄청난 크기의 거작이죠. 작가는 2011년 쓰나미의 사건으로 발생한 죽음과 파괴에 영감을 받아 이 그림을 그렸다고 합니다.


제일 왼쪽부터, 뭔가 귀신이나 신같은 존재가 용을 밟고 파도위에 서 있습니다. 그리고 거대한 파도가 보이네요. 일본에 밀어닥친 쓰나미를 의미할까요? 


이 오덕오덕스러운 해골은 아마도 죽음을 가리키는 거라고 생각해 봅니다. 


인간들의 배는 거친 파도에 어쩔 줄 모르고... 근데 뭔가 편히 앉아서 게임을 하고 있는 걸 보니 인간들이 아니고 귀신들의 배인 듯.


용이 표효하며 거친 파도를 일으키는 듯. 이렇게 해석해도 될까? 생각이 들지만, 뭐 별로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단순무식하게 생각해보기로 합니다.


드디어 파도가 땅으로 들이닥쳤는 것 같은데


땅에는 인간들은 없고, 죽음의 나라의 신들의 모습만 있습니다. 에이.. 제가 한 해석이 틀렸나봐요. 쩝.


죽음의 신들이 귀신이 되어버린 어린이들을 데리고 갑니다.


뭔가 대단히 팔자가 좋아보이는 귀신이군요. 섬세한 보살핌을 받고 있습니다.


이 개들은 뭘까요? 지진과 쓰나미 이후 주인이 사라지고 야생화 되어버린 동물들일까요? 어쨌든 25미터라는 그 크기 하나만으로도 주눅이 드는 그림입니다. 궁금한 건 무라카미가 이 그림을 혼자서 그렸을까 하는 점이에요. 자신은 생각만 하고 공방에서 그렸을지 아니면 성공한 오덕답게 혼자서 그렸을지 잘 모르겠네요. 하긴 무라카미 작품 중에는 500 나한도라고, 길이 100미터의 작품도 있다고 합니다. 이것과 비슷한 풍인데... 예. 절대로 혼자서 완성할 수 있는 레벨이 아니죠. 아마도 아이디어만 제공하고 함께 그리는 팀이 있을 듯 하네요.


허슬 펀치 (Hustle'n'Punch By Kaikai And Kiki)라는 제목이 붙은 그림입니다. 원래 코스모스의 의인화한 모습으로 유명했는데 거기에 다른 캐릭터를 함께 집어넣은 거죠. 


분홍색 귀의 캐릭터가 키키, 흰색 귀 캐릭터가 카이카이입니다. 그 뒤로 활짝 웃고 있는 코스모스들이 있죠. 


표정이 너무 다양해서 보고만 있어서 색다르네요. 만화적인 느낌이고 귀여운 캐릭터여서 별다른 해석은 할 수 없을 듯 해요. 


중국 사자, 작약, 해골, 분수 라는 작품. (Of Chinese Lions, Peonies, Skulls, And Fountains). 해골로 만들어진 무지개 다리위에서 중국 사자춤을 추는 듯한 장면을 묘사했습니다. 


해골 모습도 참 오덕스럽죠? 킬링필드를 연상시키려고 한건지... 무엇을 나타내는 지는 잘 모르겠네요.


아프리카 작가 엘 아나쯔이(El Anatsui)의 붉은 벽돌(Red Blocks)라는 작품입니다. 구리선과 알루미늄을 이용해서 만든 작품인데요


확대해 보면, 이런 모양입니다. 독특하네요. 금속을 이용해서 천(fabric). 특히 나고 자란 지역(나이지리아 - 가나)의 토속 천의 모습을 재현하는 걸 아주 잘하는 작가라고 합니다.


한눈에도 팝아트에요. 라고 말하는 듯한 작품이 커다랗게 걸려있길래 찍어 봤습니다. 실수로 다섯개의 캔버스 위에 그려져 있는데, 오른쪽 4장 밖에 안찍었습니다. 뭐 그냥 넘어가겠습니다. 이 그림은 라리 피트먼(Lari Pittman)의 'Like You'라는 작품입니다. 이 그림 소재가 로스엔젤레스의 이미지라고 합니다. 위쪽에 나오는 헬리콥터의 실루엣 때문에, 이 그림을 1992년 유명한 LA 흑인 폭동을 소재로한 그림이라고 해석하기도 합니다. 즉 저 헬리콥터가 로드니 킹 사건으로 경찰이 헬리콥터로 로드니를 따라가던 모습을 담은 것이라는 해석이죠. 어쨌든 엘에이답게 곳곳에 퇴폐적인 이미지들이 보입니다만 중간에는 강이 흐르고 강을 기점으로 도시를 두 구역으로 나뉘어집니다. (LA는 한강처럼 저런 강이 없는데...) 따라서 해석이 참 모호해집니다. 


저 강은 작가가 창작해낸 강인 것 같은데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요? 전 아직 모르겠습니다. 


이래서 미술관 관련 글 쓰기가 어려워요. 그래도 브로드 미술관은 다른 현대 미술관과 달리 볼 재미가 있고 날로먹는 작품이 적어서 좋았습니다. 뭔가 이상한 덩어리만 (독특하지도 않은) 하나 탁 놔두고 '무제' 붙여놓은 작품들. 정말로 싫어하거든요. 나랑 소통할 생각이 전혀 없는 작품을 제가 왜 좋아해줘야 해. 뭐 저도 그런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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