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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날 점심은 '토우후야 우카이'에서 먹기로 했습니다. 이 식당을 설명하는 가장 정확한 표현은 "부모님 모시고 가기 좋은 식당", 또는 '서양인과 같이 가면 좋은 식당'정도 될까요? 제대로 된 일본의 두부맛을 보고 싶었는데 마침 이 식당이 타베로그에서 '두부' 로는 도쿄 1위, 전국 순위로는 3위에 랭크되어 있어서 여기로 결정했습니다.
도쿄타워 가까이 있습니다. 흠. 밤에 불켜진 걸 보면 이쁜데 낮에 보니 그렇게 멋져보이지 않네요.
도착했습니다.
이 집의 백미는 음식보다 정원이라고, 먼저 다녀온 후배가 초를 치길래 짜증이 났었는데 (음식은 맛없다는 소리냐?) 정원은 정말 잘 꾸며져 있더군요. 진입로부터 조경에 돈 들인 티가 좀 나지 않습니까? 하지만 일단 먹고나서 보기로 하며, 후다닥 들어갔습니다.
1층 카운터의 전등 갓이 멋들어진 꽃무늬가 있는 도자기더군요. 소품도 돈좀 쓰신게 틀림없습니다.
뭔가 이 식당에서 쓰는 재료를 보기 좋게 전시해 둔 듯 합니다.
콩도 실한 백두를 쓰네요. 정확한 품종까지야 알수 없습니다만.
자리를 안내해주는데, 오... 식당 내부 풍경이 참으로 보기 좋습니다.
전시용인 일본 전통 방식의 좌석입니다. 중앙에 이로리(화로)가 있고 천장에서 화로걸이가 내려옵니다. 현대에는 이런 시설을 할 수 없게되자 화로가 전기 코타츠로 바뀌게 되죠
그리하여 안내된 룸. 한달 전 예약했을 때 독실은 이미 만실이고, "여러 명이 같이 먹을 자리 밖에 없습니다."라고 해서, 한국 식당처럼 한 테이블을 다른 팀과 공유해서 먹는 줄 알았더니, 자리 널찍하고 좋더군요. 창가자리는 아니었지만 오히려 햇빛이 강해서 창가가 아닌게 저는 더 좋았습니다. 2층이라 밖으로 정원도 볼 수 있구요.
이런 다다미 방입니다. 천장이 낮은 건 아닌데 중간에 있는 들보의 위치가 너무 낮아서 조심해서 지나가야 합니다.
별도로 장식한 뭔가 있어보이는 청화접시, 바닥에 전시되어 있는데 일본 다도에서 유례한 손님 접대 방법으로 보입니다. 꽃꽃이, 족자, 장신구와 같이 감상할 공예품을 두는 것이 손님을 접대하는 예법이기도 하답니다.
스모선수 장식물도 있습니다.
간결하네요.
전채라기에는 좀 미묘한 음식이 나왔네요. 메추리고기로 만든 경단과 타로 떡. 뭐 평범했습니다. 타로가 들어간 떡은 상당히 쫄깃하네요. 육수는 메추리, 간장(소유), 버섯
두번째, 미소를 바른 구운 두부. 두부라기 보다는 유부를 구운 거네요. 물론 달게 간을 하지는 않은 거였습니다. 맛있네요. 나중에 정원을 구경했는데, 유리로 안이 보이는 조리실에서 요리사분이 이걸 숯불에 계속 굽고 계시더라구요. 보여주는 쇼맨쉽까지도 고려한 음식입니다.
파채를 가득 올려 먹습니다. 즉 아게다시도후의 좀 고급스런 버전이라 보시면 되겠네요.
명란젓을 올린 계란말이가 함께 나와요. 이것도 맛있습니다.
사시미로는 참치 아까미와 삼치가 나왔습니다. 접시 하나하나가 다 모양이 다릅니다. 한마디로 잘 꾸며진 연회같은 분위기가 이 집의 컨셉인거죠. 간장에는 꽃줄기. 향이 저걸로 좋아지는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회의 퀄리티는 그냥,저냥. 아무래도 구색맞추기 느낌입니다.
공기요리가 나왔습니다.
약간 달게 절인 유부만두. 안에는 게살이 들어있습니다. 맛있네요. 이 집의 특징인 듯 합니다. 아무래도 이 식당의 컨셉은
"와! 소리를 낼 정도로 특별하진 않지만 흠 잡을데 없는 수준의 요리를 낸다"
"가격은 제법 되지만 정원풍경 및 연출 등을 고려하면 비싸다고 하기도 애매하다."
인 듯 하네요. 음식 하나하나가 감탄스러운 건 아니지만, 적당히(?) 맛있었거든요.
메인과 함께 먹을 반찬 거리가 좀 나왔습니다. 연어알과 순무피클, 새우를 쌀튀밥으로 말아 튀겼고, 감자칩과 은행구이를 곁들었구요, 버섯과 야채 반찬입니다. 일본 전통의 3가지 접시 반찬입니다. 그러면 이제 일즙삼채(一汁三菜)의 일즙이 나와야겠죠?
숯이 나옵니다. 여기서 서버가 우리 순서를 착각해서 30분쯤 아무것도 안나오고 저는 졸고 말았답니다.
30분 늦게 가져다 준 두부 두 덩이. 한 사람앞에 한덩이입니다. 국물은 두유 / 다시마 육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저는 다시마 육수를 선택했습니다. 뭐... 커다란 다시마가 통째로 들어있네요.
적당히 익으면 건져줍니다.
제대로 된 일본 두부를 처음 먹어본다... 해서 긴장하고 음미해봤는데 '애게? 고작 이거?" 정도의 느낌만 났습니다. 정말 맛있는 두부는 교토나 가야 있는건가요? 맛있긴한데 너무너무 좋다고 하기도 어려운 두부였습니다. 미산계곡민박식당의 두부가 아직은 저에게는 NO. 1 이로군요.
코스는 계속됩니다. 복어튀김이 나왔습니다. 그냥저냥한 수준이네요
이제 밥이 나옵니다. 고구마밥인데 두부보다 이게 더 맛있습니다.
절임류 반찬과
차와 미소가 나옵니다.
디저트로 깨두부와 팥소스를 먹고 식사가 끝났습니다. 이것도 그럭저럭. 하지만 그냥 일어서서는 안되지요. '정원구경'을 해야 합니다. 이 집 식대의 가치는 식사가 반, 정원구경이 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분위기입니다. 상당히 아기자기하죠?
연못에는 비단잉어들이 노닙니다.
1층의 자리들이 정원을 제대로 감상하며 먹을 수 있는 진짜 명당이네요. 만석이라 예약하지 못한...
물레방아도 운치 있습니다.
정원 한가운데 조리실.
조리사 한 분이 계속해서 유부를 굽고 있습니다.
그리 넓다고 볼 수 없는 정원인데 나무, 풀, 연못이 참 아기자기하게 배치되어 있어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더군요
정원에서 보는 도쿄타워도 괜찮습니다.
구석구석 잘 관리되고 있습니다.
대나무로 가린 공간은 뭘까요? 궁금하네요.
기념품, 두부관련 제품을 파는 상점도 있습니다.
야외 대기실. 만석일 경우 여기서 대기해야 하니 미리 예약하는 게 좋습니다.
기묘하게 자라난 나무. 봄이 되어 잎이 나면 보기 좋을 듯.
정원 한쪽 구석에는 빨간 칠을 한 다리와 도리이까지!
뭔지 모르겠습니다. 장식용 등일까요?
들어가는 입구를 다시 찍어봅니다. 커다란 바위를 가공해서 깔아두었습니다.
정원도 잘 돌아보았고, 이제 아사쿠사로 가서 에도시대 거리 풍물을 구경해야죠. 그 이야긴 또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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