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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카마치를 나와서 히데미 스기노도 다녀오고 (사실 히데미 스기노는 세번을 갔습니다. 블로그에 쓴 방문기는 세번의 방문을 합친 글인거죠.) 이제 여행도 막바지로 접어들었네요. 뭔가 크리스마스 선물도 살 필요가 있어서 긴자를 좀 돌아다니기로 했습니다.
식빵으로 유명한 센트럴 베이커리, 이번 여행에서는 방문할 계획이 없어서 과감히 패스했습니다. 줄이 길기도 했고 케이크를 이미 먹었는데 식빵을 먹을 생각이 나질 않더라구요.
인터넷으로 미리 조사한 Le Noble. 긴자점입니다. 최근 여기저기 블로그에서 많이 소개되는 유명한 우쓰하리 잔을 구입하고 싶었거든요. 도쿄에서 취급점이 몇 있고, 원래 어제 아사쿠사에 간 김에 '갓파바시' 시장에서 구매하려고 했었는데 나리쿠라 돈까스를 먹으러 가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하여 '그럼 여기서 사자'. 이렇게 된거죠.
그런데 세일기간이라 그런지 아리따운 그릇들을 많이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청나라 시절에는 수출을 위해 청나라에서 유럽 그림을 그린 도자기를 만들어 팔아먹었는데 이제 중국 시장을 잡기위해 유럽 도자기 회사들이 너도나도 중국풍 물건을 만들고 있네요. 역사의 아이러니라고 할까요?
에르메스의 커피잔은 언제나 꿈속의 꿈이죠.
노리타케의 가장 고급 라인이라고 합니다. 역시 중국 쇼핑객을 겨냥한 '사신' 시리즈입니다. 이외에도 예쁜 그릇이 많았지만 이 글과는 상관없는 주제이니 넘어가겠습니다. 우쓰하리 잔은 잘 구입했구요, 나무로 된 박스는 따로 팔더라구요. 가격이 제법 나갔지만 뭐 어쩌겠나요. 크리스마스인데.
이제 목표인 도산코 플라자로 이동합니다. 가다가 식당 앞에 뜬금없이 사카모토 료마 동상이 있어서 찍었습니다. 고치현에서 긴자에 설치한 안테나숍 まるごと高知 (고치의 모든 것 정도의 의미)인데요 고치의 향토요리를 맛볼 수 있는 식당이라고 합니다. 료마가 고치현 출신이라서 홍보 목적으로 저렇게 동상을 세웠는데...
르 코르뷔지에 선생이 자신이 설계한 박물관에서 '르 코르뷔지에 런치세트'가 생길줄 꿈에도 모르셨다면,
료마도 자신이 식당앞에서 호객행위(?)를 위해 활용될 줄 예상 했을까요?
위인의 길은 참으로 험난하군요.
훗카이도 도산코 플라자는 말 그대로 아까 고치현의 まるごと高知와 마찬가지로, 훗카이도에서 운영하는 안테나샵입니다. 저는 유라쿠쵸 점을 방문했는데 이유는 몇가지 유제품을 맛보기 위해서였습니다. 대만, 태국여행 때 일본에서 직수입된 훗카이도 유제품을 몇번 먹어봤는데 그다지 맘에 들지 않았거든요. 입구 들어가자 마자 오른쪽에 있는 자판기에서 소프트 아이스크림 구매 티켓을 살 수 있더군요.
북해도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왔는데요... 호. 일본에서는 아이스크림을 셀 때 枚(매)자를 쓰나보네요. 종이같은 걸 세는 단위인데. 이런 사소한 부분에서 한국과 차이가 나타나는 듯 해 신기하네요.... 하고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저 말이 틀린 건 아니더군요. 자판기에서 아이스크림을 사는 게 아니고 아이스크림을 구입하는 '티켓'을 사는 거잖아요? 티켓 1매, 2매, 3매 이건 말이 되죠.
밀크맛, 밀크+멜론맛 두가지가 있었는데 처음은 역시 기본형으로 맛보았습니다. 음.. 맛을보니 나쁘지는 않은데 '역시 훗카이도야!'할만큼 좋지도 않군요. 우유를 직접 먹어봐야 알거 같습니다.
고등어, 우유, 대게 게살과 같은 훗카이도 대표 수산물을 진공 포장해서 팔고 있습니다. 왼쪽에 있는 건 자세히 살펴보지 못했는데 멧돼지 고기도 파는 듯 하군요. 멧돼지가 이노시시(イノシシ)인데 뒤의 시시만 써서 상품화 했나봅니다.
과자류, 간식류로도 다양하게 상품화 되어 있는 모양입니다.
왼쪽에 있는 캐릭터 상품은 고양이 먹이가 아니라 고등어 통조림입니다. 고양이 먹이로 줘도 되는지는 모르겠네요. 사바토라 나나짱. 이라는 고등어 무늬 고양이 캐릭터라고 합니다. 북해도 상품도 아니고 후쿠이현인데, 뭐 관계없이 다른 수산물도 좀 가지고 있나봅니다. (다른 가게에서 찍은 사진인것도 같은데 분류가 잘못된 것일수도)
고등어나 연어를 토막내서 구워먹을 수 있게해서 파는 듯 합니다. 모노마트에 가면 이런 제품이 많고 이자카야에서는 이런 거 구워서 많이 팔죠. 오른 쪽은 가스노꼬, 청어알을 팔고 있네요. 흰 간장으로 절였다고 합니다.
한 번 먹어볼까 5초 쯤 고민했던 털게도시락입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털게, 우니, 털게, 연어알 조합으로 팔고 있는데 가격은 15000원 정도. 싸지는 않지만 비싸다고 보기도 힘든 가격입니다.
도산코 플라자에서 화장실 가다가 본, 일본차를 파는 집. 사실 차가 문제가 아니고...
이 집에서 귤도 파시는 데 긴자에서 본 귤 중 제일 저렴했습니다!!! 맛은 모르겠지만요. 정보용으로 여기 남겨둡니다.
도산코 플라자에 찾아간 목적은 사실 훗카이도 우유를 제대로 마셔보기 위해서였는데요, 그런 것 치고는 사전정보가 거의 없이 갔기 때문에 고르기가 좀 어려웠습니다. 포장이나 겉 모습에서 맛있어 보이는 우유가 없었거든요. 종이 팩으로 파는 우유를 고를 생각은 애시당초 없고,
그럼 플라스틱 병. 유리병은 별로 없고... 일본어를 잘 모르니 설명을 읽어보기도 힘들군요.
꽤 유명하다고 해서 고른 소림목장(小林牧場)의 상쾌한 우유 (상품명이 상쾌우유). 균질화 과정을 거치지 않았고, 저온에서 30분 살균했다기에 기대했는데, 맛은 기대 이하입니다. 한국 고급우유보다 깔끔하긴 한데 미시간 칼더 우유나, 캘리포니아 스트라우스 우유처럼 맜있다는 감탄까지는 나오지 않았네요.
요거트도 뭐 나쁘지는 않은데 기대치가 너무 컸는지 감동적이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사실 가장 기대했던 우유는 이겁니다. 야마모토 목장(山本牧場)이라는 작은 곳에서 방목으로 키운다는 우유. 착유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소들은 거의 밖에서 지낸다고 선전하던데요 덤으로, 유리용기에 저온살균, 비균질화 우유입니다. 인공사료를 주지 않고 풀만으로 키우고 우유 자체의 맛을 가장 살렸다는 게 이 목장의 주장인데요 예. 일본에서 마셔본 우유중에서는 가장 괜찮았지만 미국의 최고 레벨 우유에 비하면 비교하기가 좀 어렵더군요.
천조국 우유 덕후들에 따르면 북해도 우유가 덕심을 충족하기에 역부족인 이유는 사료가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1) 대부분 농가에서 사료로 주기 위해 옥수수를 키움. 사람이 먹는 달디단 옥수수가 아니고 덴트콘이라고 하는 품종이라고 함. 우유 지방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지만 옥수수를 소에게 주는 게 우유 맛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고 믿는 덕후들이 있음
2) 풀을 완전히 말리지 않고, 발효시켜서 먹임. 이 먹이를 사일리지(Silage)라고 부름. 풀을 잘 발효시키기 위해 미생물을 첨가하는 경우가 많으며 발효가 되면 보존성이 높아지고, 소가 먹이를 많이, 잘 소화시키기 쉬운 상태로 먹을 수 있어, 지방이 진한 우유 생산에 도움이 됨. 그러나 우유 풍미에 나쁜 영향을 준다고 믿는 덕후들이 있음
물론 1, 2번 다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은 아닙니다. 제가 좋아하는 스트라우스 우유 목장에서도, 소화를 쉽게 하기 위해서 사일리지를 일부 먹이에 섞어준다고 하거든요.
북해도 우유를 다양하게 먹어보지 못해서 종합적인 평은 힘들고, 먹어본 한도에서는 미국의 유기농 우유 수준에 떨어지지 않을뿐, 맛있다고 할 레벨의 우유는 없었네요. 그런데 제가 맛있다고 한 미국 우유들은 미국에서도 단순히 유기농 우유가 아니고 스트라우스 우유 이외에는 다 매니악한 우유들이라... 솔직히 제 취향이 일반적인 거는 아닙니다. 단순히 유기농 우유, 예를 들면 오가닉 밸리(Organic Valley)의 우유처럼 대중적인 우유와 비교하면, 북해도 우유도 거기 뒤지지 않는다고 봅니다.
자. 어쨌든 우쓰하리 잔도 사고 우유도 마셨으니 이제 당연히 간식을 또 먹으러 가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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