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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NY같은 대도시라면 몰라도 텍사스 중소도시에서 제대로 된 한인마트를 찾는 건 쉬운 게 아닙니다. 게다가 여긴 일본인도 그다지 없기 때문에 불친절하고, 가격 비싼 한국마트나 중국마트를 찾는 수 밖에 없는데... 불만이 이만 저만이 아니죠.

i) 위생 개념이 엉망이다. 예를 들어 슈퍼 내에서 김치를 만들어 파는 데, 저도 두 어번 이상한 첨가물-_-이 나온 적이 있어서 이후로는 발을 끊었습니다. 특히 해산물은 냉동뿐이고, 중국마트에서는 생물을 팔긴 파는데 수족관에서 수영장 소독약냄새가 물씬 풍기죠.

ii) 가격이 비싸다. 뭐 이건 여기 가게의 문제는 아니죠. 한국에서 수입한 물건을 주로 파는데 환율이 지금처럼 곤두박질쳐도 가격은 크게 변함이 없습니다. 여기 가게 사장님이 돈 버는게 아니라 LA쪽에 있는 수입업자들이 호황일테니까요.

iii) 유통기한: 유통기한이 지난 녀석이 가끔있고, 그런 물건을 샀다가 환불할 때 짜증이 났다는 글이 한인 커뮤니티에 가끔 올라옵니다. 사실, 중국마켓 (엄청 큰 놈이 있습니다.) 이나 한국마켓이나 큰 문제가운데 하나가, '유통기한이 아예 없는' 상품을 (지나간 상품이 아닙니다.) 버젓이 팔고 있는 경우입니다. 특히 중국마트의 경우는 심하죠. 그리고 결정적으로 퀄리티를 신뢰하기 어렵죠. 한국에서 먹던 거에 비해 맛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그러던 어느날, 한인 커뮤니티에 킬린 오마트가 좀 싸다는 글이 올라오게 되었습니다. 한 번 가보자 싶었죠. 그런데 왜 그런 곳에 한인 마트가 큰 게 있지? 라는 의문이 생기더군요. 좀 검색해 보았더니, 텍사스 내에서도 외진 지역에 속하는 킬린에 한국인 관련 샵이 세워진 이유는 대규모 미 육군기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한국 근무경험자가 많아서 한국 식품 수요가 있고, 또 배우자들이 한국인인 케이스가 많다고 하는군요. 좀 어두운 이야기입니다만
"학대와 고통으로 얼룩진 "아메리카의 삶" - 미군과 결혼한 한국 여성들참조 하세요. 그리고 오마트에 관한 글은 킬린 오마트, 텍사스에서 가장 큰 한국마켓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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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린 오마트 입구, HEB보다 조금 작은 규모다.]


어쨌든 오마트를 방문하긴 했는데 사실, 평소 한국음식을 그다지 많이 사먹지 않는 (김치 제외) 저로서는 큰 모험이었죠. 방학이고 가보지 않은 지역을 방문해 보자는 여행의 개념이 아니었으면, 아마도 그 멀고 먼 킬린까지 가지 않았을 겁니다. 얼마나 머냐면, 서울 강북에서 수원까지 쇼핑하러 가는 개념이랄까요? 70마일 정도니까 어쩌면 천안 정도까지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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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이렇지요. I-35 고속도로로 40~50분을 달리고, 190번을 따라 다시 그 만큼을 달려야 합니다. 제가 달렸던 길은 위의 지도에 나와있는 길이 아닌 Florence를 경유하는 195번 도로였던 걸로 기억하는 데요 (Georgetown부근에서 갈라져서 들어갑니다. 무척 단조롭고 지루한 길입니다.) 어느 길로 가든 상관없지만, 넉넉잡고 1시간 20분 정도, 왕복에 2시간 40분이죠. 게다가 이 195번 도로가 단선에다 가로등하나 없는 전형적인 미국 시골길이라-- 한 밤에 오게 된다면 상당히 운전이 어렵다는 걸 감안하셔야 할 겁니다. 전 하이빔켜고 줄기차게 달렸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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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큰 야채 과일 코너가 있습니다만, 제가 오스틴 한인마트에서 거의 사먹지 않는 사람이라 여기가 싼지 안싼지 비교를 할 수가 없네요. 그래도 몇 몇 품목은 (사진을 못찍게 해서 많이 찍지는 못했습니다.) 가격까지 찍어 두었으니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주말에 세일을 한다니 그 때가 좀 더 싸지 않을까 합니다. 세일 품목을 오스틴 한국 학생 커뮤니티에 광고하면 원정하러 가는 사람이 좀 더 늘지 않을까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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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질은 잘 되어 있는 편이지만, HEB 처럼 진열대에서 야채가 신선하게 보존되도록 온도/습도를 조절해 주는 규모까지는 가지 못했네요. 그리고 이 동네에서도 제대로 된 대파는 구할 수가 없더군요. 음식에 대파 좀 넣어서 먹고 싶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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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lefood에서 파는 생굴이 오스틴 최고입니다만, 너무 비싸니 대용으로 먹는 얼린 생굴입니다. 얼려서 그런진 몰라도 맛 참 없죠.-_-;;; 그저 굴이니 하고 먹고 있습니다만.. 마침 세일을 해서 그런지 오스틴 마트보다 싸긴 싸네요. 저거 두 봉 사오고 기름값은 빠졌습니다. 옆에는 고급 곶감이라고 사기를 치고 있었고 (분명히 사기라고 단언 드릴 수 있습니다. 저건 최저급 곶감이죠.) 순대도 맛있어 보이진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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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도 팔고있네요. 싼지 비싼지 몰라서 사진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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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물 코너와 정육코너가 있는데, 오스틴 한인마트 보다는 잘 되어 있지 싶습니다. 하지만 연어나 틸라피아를 사러 저 먼곳까지 갈 이유는 전혀 없을테고 해산물의 퀄리티도 그다지 뛰어나 보이진 않더군요. 게다가 결정적으로 냉동 삼겹살만 팔고 있더군요. (생삼겹살을 팔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갔었는데-_-) 가격은 흑돼지 삼겹살이 Lb 당 $4.99 인데, 이건 오스틴과 같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한국 갈비살을 드시고 싶은 분은 깔끔하게 진열되어 있는 것 같으니 한 번 전화로 가격 비교를 해 보신 후에 가는 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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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먼곳까지 간 이유는 싸게 물건을 사러 간게 아니라 오마트 내에 식당에 짜장면이 맛있다고 해서 간 거였는데요--;;; 보는 순간... 잘못왔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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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강의 메뉴와 가격입니다. 여기까지 와서 그냥가기도 뭐하고 해서 갈치구이를 하나 시켰습니다. 고등어는 드물게 홀푸드에 들어온 놈을 사서 구워먹을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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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이요? 텍사스에서 뭘 바라십니까?--;;; 오스틴 한인 식당에서 만족하실 수 있는 분은 여기서도 만족하실 수 있을 듯 싶습니다만.... 짜장면의 경우는 찾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토/일만 한다고 합니다. 뭐 후난인가 하는 집이 좀 괜찮다니 그 집에나 가봐야죠. 아니면 제가 계속 해먹거나...

주관적인 평을 해보겠습니다. 먼저 한국 물품을 많이 소비하는 대가족 분들이 아니라면 그 먼길을 달려서 오마트까지 가실 때 그리 큰 혜택은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파트 단지 내에 계신 분들 3~4 가족이서 품앗이로 함께 다녀오신다면 가격 효과가 꽤 있을 거 같습니다. 전화로 필요한 품목의 가격을 한 번 알아보시고 가는 것도 헛걸음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정말 정말 주의하셔야 할 점: 돌아오는 길에, 195번 도로를 이용하실 때는, i-35로 접어들 때, 절대로 고가도로로 올라가지 마시기 바랍니다. 자칫 어두우면 착각할 수 있는데 유료 도로인데다 정 엉뚱한 방향으로 가게 만드는 도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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