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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의 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Da Marco는 휴스턴 최고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손꼽히는 곳입니다. 휴스턴 최고라 함은 곧 남부 최고라는 의미, Texas니까 별로 겠지라며 별 기대하지 않으려 했지만 자꾸 기대가 가는 건 어쩔 수 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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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입니다. WestHeimer street 주변에는 휴스턴 최고로 꼽히는 Mark's를 비롯해서 유명한 식당이 많은데, Da Marco도 그 중에 한 곳입니다. 물론 어느 식당이든 예약은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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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은 그다지 화려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깔끔하고 예쁜 편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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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도 마찬가지. 집기들은 그다지 새것이 아니고 고급품도 아닙니다. 하지만 웨이터들의 태도나 접객 방법은 텍사스 최고 수준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듯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더 없이 편안하게 느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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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를 접객했던 베스트 웨이터 + 소믈리에(전문적 소믈리에는 아닌 듯 했습니다만...) 였던 머리를 단정하게 빗어넘기셨던 아저씨, 다른 테이블 접객하고 계신 걸 찍었습니다. 오른쪽에 있는 안경끼신 분이에요. 조명이 상상이상으로 어두워 사진 찍는게 불가능했기 때문에 대놓고 플래시를 터뜨리는 짓을 감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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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입니다. 코스 메뉴가 있던데 인당 $225나 하기 때문에 차마 시키지는 못했습니다. 좋은 와인까지 하나 시켰다면 $300정도는 간단히 넘어갈 메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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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채입니다. 빵위에 감자 으깬 것과 파마산 치즈를 버무려 살짝 찐게 올려져 있습니다. 위에 올려져 있는 향신료는 말린 pepper를 잘게 썬것으로 그다지 맛이 있지 않기 때문에 살짝 실망했습니다. (팁: 20% - 2% 삭감 =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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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유입니다. 퀄리티는 나쁘지 않았는데.... 라임을 살짝 넣어주었더군요. Tex-Mex의 영향인가 해서 불안해 했지만(제가 Tex-Mex를 무척 싫어하는터라) 빵을 찍어먹으니 나름 괜찮터군요. 상큼한 맛도 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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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전빵으로 많이 가져다주는 Ciabatta입니다. 이탈리안 바게뜨라고 생각하시면 될텐데... 모양은 볼품없지만, Texas에서 먹은 이탈리안 빵 가운데, 가장 제대로 만들었습니다. 겉은 바삭하고 안은 부드럽고, 따뜻했으면 더욱 좋았을텐데 사실, 이탈리안 빵은 따뜻한 개념으로 서빙하는 게 아니라서 그냥 잘 먹었습니다. 라임향 감도는 올리브 오일과 잘 어울리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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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때 갔던 베트남 식당에서 어느 할머니가 주문하시기 전에 'What is good today?'라고 여쭈시는 걸 보고, 그대로 써먹었더니 이런 걸 가져와서는 장황하게 설명을 하더군요. 설명이 너무 열정적이라 전채 빼놓고는 칠판에 써 있는 메뉴 중에서 골랐습니다. 메뉴판에 있는 메뉴 말고, today's special 메뉴는 매일 달라진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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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pasti로 주문한 Grilled Octopus, Arugula tomatoes and olives입니다. 원래는 웨이터분이 하나하나 잘라서 서빙을 해주는데, 사진을 찍기 위해서 서빙은 사양했습니다. 특별히 이 놈을 주문했던 이유는 '문어'가 먹고 싶어서요. 미국에서는 다양한 해산물을 구하기 힘든터라 오스틴에서는 문어 구경하기 힘들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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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한 와인입니다. 저는 술을 거의 안 마셔서 한잔만 시켜서 나눠 마시기로 했죠. 잔으로는 조금만 따라주고 따로 작은 디캔터에 담아 가져와주더군요. 제가 가본 미국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경우, 와인은 이탈리아 와인만 구비되어 있습니다. 이탈리안 요리에는 이탈리안 와인이라는 그들만의 고집이랄까요? 문제는 제가 이탈리안 와인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거죠. 특히 산지오베제가 섞인 와인을요. 다행히 미국 고급 레스토랑인 경우, 와인을 고르기 전에 시음을 할 수가 있기 때문에 (물론 비싼 와인은 안됩니다.) 세번 째 시도에서 비교적 마음에 드는 와인을 골랐습니다. 광우병의 위험을 무릅쓰고 Prime Strip Loin을 골랐던터라 (옆 자리에서 다 그걸 시켰기 때문에 구미가 동했죠. 이 집의 대표메뉴라고 하더군요.) 거기에 와인을 맞추려고 했는데 Luigi Einaudi, Dolcetto di Dogliani이 비교적 괜찮더군요. Market에서는 병에 $20 정도하는 와인인데, 여기서는 glass에 $18에 팔더군요. 고급식당이라 그런지 와인은 그렇게 저렴하게 팔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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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만 자리를 비워도 넵킨을 숙련된 동작으로 깔끔하게 접어줍니다. 빵 부스러기도 능숙하게 치워주고요. 이곳 서빙을 높이 평가하는 이유가 일부러 와서 "Is everything OK?"하는 속 보이는 말을 하지 않더군요. 서버따라 다르겠습니다만 저희 서버는, 필요할 때는 정확히 와주고 둘이 대화하고 있을 때는 주위에 얼씬도 않고 내버려 둡니다.  1~2년 단련된 솜씨가 아니더군요. 팁을 깎는 걸 취미로 하는 제가, 팁을 깎을 틈을 주질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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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고른 라비올리 입니다. 내부는 이탈리안 프로슈토로 채웠고, 소스는 아스파라거스, 위에는 고트 치즈와 약간의 pepper가 뿌려져 있습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가면 그 집 수준을 평가해보기 위해서, 무조건 파스타 가운데서도 면요리를 시킵니다만, 이 집은 Primi 가운데서도 Pasta가 면 종류가 하나밖에 없더군요. 대신 라비올리가 주를 이룹니다. 메뉴 자체도 몹시 적습니다. AntiPasti/Primi/Secondi 가 각각 10종류 남짓입니다. 메뉴에 올라와 있는 요리가 서른가지, 대신 위의 칠판처럼 열 종류 남짓의 Day's special을 만드는거죠. 말 그대로 그날 수급할 수 있는 재료에 따라 요리가 달라지는 집입니다. 맛에 집중하는 집의 대표적인 스타일입니다. 

접시를 따뜻하게 대워나오는 일본식 서비스를 기대할 수는 없었지만, 라비올리 맛은 합격점을 무난히 넘더군요. 입에서 씹히는 프로슈토의 촉감도 좋았지만 아스파라거스의 맛을 살린 진하지 않은,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게 균형점을 잡은 소스도 맛있었습니다. 워낙 비싼 식당이어서-_-;;; 이게 제 메인요리였고요, 스테이크를 나눠 먹기로 했습니다. 광우병의 위험이 없는 All natural이길 기대하면서-_-;;; 양이 적다고 미리 웨이터가 말을 했지만, 부족한 부분은 빵을 리필하는 걸로 떼웠습니다. 빵을 다먹으면 어디선가 나타나서 '더 필요하세요?'라고 말하는 집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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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의 Main이었던 Prime Strip Loin입니다. $35, 비싸지만 양은 그렇게 많지 않죠.-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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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Medium-Rare로 맞춰 왔습니다. 사진은 좀 더 익은 것 같은데 플래시 때문에 그렇게 된 것입니다. 스테이크는 미국에 와서 자주 먹어보진 못했지만 제가 먹어본 것 중에서는 최고더군요. 이집 단골로 보이는 손님들이 이 메뉴를 줄지어 주문할만 합니다. 이에서 씹히는 촉감과 속까지 따뜻하게 데워진 육즙의 맛은 그야말로 최고였습니다. 겉은 좀 타보이지만 아마도 스테이크 전문점에서처럼 고온으로 단 시간에 구웠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덧붙여 사이드 디쉬들도 최고였는데요, 허접한 메쉬 포테이토따위가 아니라 살짝 익혀진 purple potato와 pancetta, 그리고 야채로서는 구워진 말 그대로 씹는 순간 단맛이 감도는 sweet pepper가 메인 요리를 적절히 뒷받침 해주고 있었습니다. 양이 좀 더 많았으면 좋겠지만 어느 정도는 여운을 남기는 게 (아쉽게도) 이 집의 정책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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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디저트까지 주문했습니다. 메인이 맘에 들지 않거나, 단맛을 몸이 간절히 요구할 때가 아니면 디저트를 주문하지 않는 제가 비싼 돈을 무릅쓰고 디저트를 두개나 주문한 것 자체가 대단한 일입니다. 사실 이 집은 젤라또를 직접 만든다기에 젤라또도 추가로 주문해 보고 싶었지만 돈이 부족해서 (지금까지 먹은 것만 얼마인데요-_-) 추가 지출은 꾹 참기로 했습니다.

먼저, 첫번째 디저트인 Milk Chocolate Cream filled Meringue입니다. 쉽게 그냥 밀크 초콜렛이든 머렝입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젤리는 tangerine, 감귤류의 과일로 만든거라 단맛과 신맛이 좋았고요 느끼한 머랭+초컬릿의 조합과 잘 어울렸습니다. 위에 올려진 다크 초컬릿 소르베도 좋았습니다만, 텍사스 고객의 입맛에 맞추려 했는지 살짝 너무 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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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디저트인 파나코타입니다. 위에 올려진 소스는 saba라고 하는데, 와인 대국 이탈리아 답게 포도즙 소스라는군요. 처음 듣고는 고등어를 연상했습니다만 (일본말로 고등어=사바) 달콤하고 쌉싸름한 맛이 맘에 들더군요. 하지만 파나코타 수준 자체는 그다지 높지 못했습니다. (한국 롯데호텔 일본인 파티쉐가 만들어준 극상의 파나코타가 생각나네요. 높은 분과 밥 먹느라 찍지도 못하구-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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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서 만족스러운 식사가 끝나고, Da Marco를 떠나기 전에 끝까지 민폐를 끼치며 사진을 한 장 더 찍었습니다. 팁까지 $120라는 천문학적 금액이 든 식사였지만 솔직히 좀 쓸 각오를 하고 왔기 때문에 돈은 아깝지 않은 수준이었습니다. Texas 최고의 이탈리안이라는 말이 실감이 가더군요. 특히나 디저트라면 몰라도 스테이크와 라비올리는 한국의 이탈리안으로는 못따라올 수준이었습니다. (적어도 제가 먹어본 중에서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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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불러서 조금 걷고 있는데, Da Marco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휴스턴 최고의 인기 식당인 Mark's가 보이더군요. 교회를 개조해서 만든 분위기 있는 식당입니다. 어쩐지 한 번 가보고 싶어지네요. 돈이 좀 모이면^^

맛있는 음식때문에 행복했던 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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