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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여행가서 꼭 둘러보는 것이 시장이나 마트입니다. 특히 식음료 관련 시장을 좋아하죠. 그 고장 사람들은 어떤 재료를 먹는지를 훤히 알 수 있고 전 그런 것이 무척 재미있답니다.

스페인에서 가장 유명한 시장이라 할 수 있는, 보케리아 시장 입구입니다. 람블라스 거리에 있죠. 스페인에서 가장 붐비는 거리에 이런 재래식 시장이 있다니 재미있네요. 한국 같으면 벌써 재개발이다 뭐다 해서 없어져버렸을겁니다. 피맛골처럼요.

보케리아 시장이 유명한 건, 몫 좋은 자리에 있어서만은 아닙니다. 주차 공간은 전혀 없고 상점의 밀집도도 높습니다. 냉/난방은 안된다고 봐야죠. (난방은 별 필요없는 기후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장은 현지인에게도, 관광객에게도 사랑받는 시장입니다. 왜 인지 천천히 살펴보지요.

가장 몫이 좋은 입구에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하몽 및 초리소 등을 파는 매장이 있습니다. 관광객들이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네요. 안쪽으로 들어가면 좀 더 큰 매장이 있으니, 여기서 너무 시간을 지체할 필요는 없을 듯.

Bellota라고 씌여있는, 도토리를 먹여 키운 돼지의 하몽입니다. Paleta는 앞 다리를 말하고 뒷다리보다는 싸다고 하네요. 스페인 하몽이나 이탈리아의 프로슈토 모두 뒷다리가 더 비싸다는군요. 우리네는 족발 먹을 때 앞다리를 선호하는 거랑 좀 반대입니다. 그나저나 가격 좀 보세요. KG당 89유로. 저 때 환율이 1,800무렵이었으니...

아무래도 관광객 호주머니에는 이쪽이 더 괜찮습니다. 썰어논 놈들이죠. 모두 종잇장처럼 얇게 썰어져 있는데... 아시나요? 기계로 썬 것은 가격이 싸답니다. 그리고 손으로 쏜 놈은 가격이 더 비싸지요. 특등급 하몽은 모두 손으로 썰어서 팝니다.

위 사진 오른쪽 아래 보면 Jabugo라는 지명이 있지요? 하몽의 집산지입니다. 그 지역에서 키우는 돼지들은 일단 Jabugo의 공장으로 모여 하몽으로 만들어지지요. 5J Cinco Jotas라는 브랜드가 보이는데, 제가 직접 Jabugo로 가서 방문한 것이 이 회사의 공장이었답니다. 이 사진을 찍을 때는 그렇게 될 줄 생각도 못했었죠.^^ 이 브랜드는 영국 헤롯 백화점에 입점해 있기도 하죠. 하몽도 명인이 소규모로 만드는 브랜드가 있는 데 그런 것들은 값이 더 비싸다고 합니다만, Cinco Jotas정도면 충분히 고급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는 어떤 급이 수입되는지 궁금하네요. 

초리소와 살치촌입니다. 스페인식 소시지, 혹은 순대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듯. 그야말로 주렁주렁 걸려있습니다. 당연히 이것들은 하몽보다 월등히 싼 가격을 자랑합니디만, 소시지라고 생각하면 절~대 싼 가격은 아니죠.

시장안으로 들어가면 다양한 과일과 생 과일 주스를 팝니다. 스페인에서 감탄하게 되는게 바로 음식을 진열하는 방식이에요. 우리나라는 기껏해야 홍동백서 (제삿상입니다만^^) 인데 이 쪽은 정말 색감의 향연을 느낄 수 있게 진열해 둡니다. 초록색, 오렌지 빛깔, 노란색이 쌓여있는 모습을 봐주세요.

정말 색색의 과일들이 쌓여있습니다. 무질서 한 것 같으면서도 쌓아놓은 걸 보면 무척 예쁘기 그지없네요. 야채도 마찬가지고요. 저렇게 시각적으로 화려하게 쌓아놓으면 보다 싱싱해 보이고 구매 의욕을 불러 일으키게 됩니다. 한국 시장에서도 이런 부분은 참고했으면 좋겠네요. 우리의 경우는 상점도 있지만 노점도 있어서 연구를 많이 해야 할 듯 합니다. 사실, 우리네 쌓는 방식은 제사상 쌓는 거랑 별 차이가 없잖아요? (멋이 없고 재미도 없죠.)

간식거리들이 쌓여 있는 모습, 보기만 해도 즐겁지 않나요? 제 카메라가 색감을 좀 맞춰 찍었다면 더 좋은 사진이었을텐데..ㅠㅠ

아이스크림도 마찬가지로 화려합니다. 뭐 한국 아이스크림 브랜드는 대부분 수입이라 여기서는 큰 차이를 볼 수 없네요.

오호라. 시장안에 여기저기 널려진 현수막도 강렬한 푸른색/흰색/붉은 색 등의 색 대비로 멋져보입니다. 한국에서는 이 지역 군수 얼굴이 프린트 된 '어디 어디로 오십시오'가 전부일테니... 뭐 신뢰성은 사진이 나오는 게 더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이쪽이 이쁜 건 쩔 수 없네요.


복잡한 시장인데, 바닥을 보세요. 절대로 지저분하지 않습니다. 한국 시장은 마트에 손님 빼앗긴다 뭐다 말 하기전에 기본 적인 것부터 먼저 해야 합니다.

현재 한국의 장보기 패턴은 '자동차'가 중심입니다. 그게 옳으냐 그르냐를 떠나서 그게 현실입니다. 따라서, 주차장이 확보 되어 있어야 하는데 한국 시장 중에 주차장이 확보된 시장을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죠. 그리고 대부분 무료도 아니고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마트는, 심지어는 백화점도, 일정액수 이상 쇼핑하면 무료입니다. 그러니 경쟁이 어렵죠.

게다가, 시장바닥하면 지저분의 대명사 아니겠습니까? 상점에서 조금이라도 더 상품을 꺼내 놓으려고 그나마 비좁은 길을 점유하기 일쑤입니다. 최근 지자체에서 이런 부분은 많이 시정을 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갈길은 멉니다. 최근 방문한 어떤 시장의 생선가게는 손님이 있건 없건 길에 얼음녹은 물을 그냥 뿌리더군요. 하마터면 생선 비린내 나는 물에 바지가 온통 젖을 뻔 했습니다. 가고 싶은 생각이 나겠습니까? 위에서 보는 대로 유모차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시장이 되어야죠.

품질인증은 더 문제입니다. 보케리아 시장에서도 품질인증은 딱히 없지만 이 시장은 오랫 동안 품질과 관련 신뢰를 쌓아온 듯 합니다. 하지만 한국 시장은? 많은 경우 모르는 손님은 바가지를 쓰거나 원산지 표시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는다는 오해를 사고 있습니다. 손님이 믿고 살 수 있도록 안전한 품질을 보장하지 않는다면, 시장에 가서 물건을 사기란 점차 힘들겠죠.

안으로 들어오니, 하몽을 파는 곳이 다시 있군요. 예... KG당 139유로. 저는 거의 200유로 하는 놈도 본 적이 있습니다. 맛은... 글쎄요?^^

계란이 한 가득이네요. 아아.. 맛있어 보여요. 지금도 생각나는 오스틴의 Vital Farm의 계란이 그립군요.

라틴 문화권 답게 다양한 고추를 팔고 있습니다. 그 외에 향신료들도 팔고 있습니다.

자.... 다음으로는 좀 그로테스크한 사진입니다. 심약한 분은 보지 마시기를 권합니다. 짐승의 눈알 사진-_-입니다.










후회하지 마시고... (뭐 보고나서 별거 아니라면 할 수 없고요.)

스페인 사람은 한국인과 식성이 비슷합니다. 즉, 돼지의 위장 등을 시장에서 팔고 있더군요. 돼지 머리를 썰어놓은 것도 팔고 있더이다. 그래서 벌집위나 이런 저런 위장들이 가득한 광경은... 솔직히 그로테스크 합니다만... 이건 약과고,


좀 더 적나라한 사진도 있습니다만 이 정도로 완화합니다. 위 사진은 양(으로 보입니다.)의 뇌수, 염통, 두개골입니다. 으... 최소한 눈알이나 뽑아서 팔지 말입니다. 보고나서 식겁했습니다. 실제로 보면 신선해 보이는(?) 뇌와 양의 두개골의 ... 사진은 꿈에 나올까 무섭다구요.


족발도 팔고 있고, 오른쪽에 보면... 예. 돼지 머리에서 돼지 귀 부분을 자른 겁니다. 돼지 얼굴의 껍질을 벗겨서 나온 것도 있던데.. 표현력이 부족하네요. 가운데 부분은 Panceta. 우리에게 익숙한 삼겹살 입니다. 정말 돼지의 모든 부속을 다 팔고 있군요.

스페인 시장의 진 면목은 하몽과 과일, 그리고 신선한 해산물이죠. 다음 글에서 보케리아 시장에서 파는 해산물을 좀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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