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아침, "아직 안가본 사람은 있으나 한번만 가본 사람은 없다." 라는 에쉬레 (Echire Maison du Beurre)에 가기로 합니다. 예. 저도 이번이 두번째 방문입니다. 호텔에서 에쉬레를 가는 방법이 살짝 애매한데요, 단순하게 생각하면 신바시역-긴자-교바시역으로 긴자선을 타고가서, 걸어가는게 가장 편한길일텐데 (72시간 프리패스를 끊었기 때문에 야마노테를 이용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구글 지도로 보니 그 시간이나 걷는 시간이나 별 차이가 안나더군요. 그래서 그냥 걷기로 했습니다. 이리저리 구경하면서 걸으니 아무래도 시간은 좀 더 걸리더군요. 미쓰비시 이치고칸 미술관입니다. 미술관에 대한 배경설명은 이전 여행에 썼던 글[링크]를 참조하시면 되겠습니다. 아쉽게도 이번 전시도 별로 흥미가 없어..
밤은 늦었지만, 저녁을 제대로 안먹어서 뭔가 나가서 먹기로 합니다. 멀리 갈 필요는 없지만 직장인의 밤마실거리가 참 많다는 신바시가 바로 코앞이니 안나가 볼 수 없지요. 신바시 역 앞 풍경. 금요일 밤이라 그런지 늦은 시간에도 사람이 많네요. 영동시장 골목 비슷한 분위기라 들었는데 나쁘지 않습니다. 나름 운치있는 가게가 많이 있을 거 같은 철도 옆 골목. 츠케면의 한 갈래로 유행이라는 '마제소바'를 파는 집. 누군가 추천해주시던데 차라리 이걸 먹을 걸 그랬나요? 분위기 좋아보이는 술집. 築地かねまさ. 술을 마실 수 없어서 이런 곳에는 선뜻 들어가기가 꺼려지죠. 이날 거리를 돌아다니다 가장 들어가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30분 쯤 돌아다니다 결국 찾은 곳은 이치란 라멘. 혼자서 술 안마시고 편히 들어갈 수 ..
신바시역에 내려서, 빌라퐁텐 시오도메까지는 대략 10분 거리입니다. 지하로 쭉 연결되므로 밖으로 나갈일 없이 가방을 둘둘 밀면서 가면 됩니다. 가는 길에 있는 광장. 근처에 일본 텔레비젼이라는 방송국이 있어서 행사가 있을 때 마다 이 광장이 팬들로 가득 차더군요. 지하로 쭉 가다보면 건물 입구가 나오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상층으로 올라갑니다. 빌라 폰테인 시오도메 호텔은 '비지니스' 성격이 강한 호텔입니다. 일단 전 건물을 다 쓰는 특급호텔이 아니라, 스미토모 빌딩의 약 2/5 정도를 빌려쓰는 구조입니다. 나머지는? 오피스 공간입니다. 에스컬레이터를 올라가면 맞은 편에 호텔 입구가 보입니다. 호텔 로비에서 본 호텔 풍경, 건물 자체가 중앙은 비어있고, 좌우와 벽쪽으로 방이 있는 형태입니다. 엘레베이터..
2018년 추석연휴 동안 도쿄를 다녀왔습니다. 연휴에는 원래 집에만 있는 집돌이였는데 이 때는 뭔가에 홀린 듯, 훌쩍 떠나기로 했습니다. 이번 여행은 김포-하네다 공항으로 다녀왔습니다. 추석연휴라 사람이 많을 줄 알았으나 연휴시작 첫날, 저녁 출발이었던 탓인지 보시다시피 이미 갈사람은 가고 조용했습니다. 연휴가 기니까 여유있게 출발할 수 있어 좋더군요. 아침 일찍 부랴부랴 가는 것보다 느즈막하게 가는 것도 고려해 볼만 할 듯 합니다. 물론 일정에 여유가 있을때 이야기겠지요. 인천공항이 개통한 이후, 김포 공항을 이용해보기는 처음이네요. 아니 생각해보니... 마지막으로 이용했던 게 벌써 1997년이니, 20년만에 다시 찾은 김포공항이 되려나요? 뭔가 낯설은 모습입니다. 어딘가 촌스럽기도 하고. 낙후된 시설..
여행이란 그런 것이지요. 즐겁게 놀다보니 어느새 공항에서 집으로 돌아갈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JFK 공항입니다. 제가 탈 비행기가 저 사우디 비행기는 아니고, 공항에서 멀리 뉴욕 마천루가 보이길래 찍어보았습니다. 공항 옆이 바다라 물도 보이는군요. PP카드로 들어온 대한항공 라운지, 미국 공항 면세점은 기대할 바가 없기에 라운지에 들어와 쉬는게 최고입니다. 인천공항 라운지에 비해서는 먹을게 없지만 과일에 물이라도 마시고 인터넷하는 카페라고 생각하면 되는거죠. 뉴욕 - 인천 논스톱 비행으로 집으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다음부터는 논스톱은 좀 사양하려고 합니다. 뉴욕 노선이 북극권을 날기 때문에 태양풍이 강할 때는 엄청나게 방사능에 노출된다고 해서요. 뉴욕 갈 때 태양풍이 상당히 심..
맨해튼 거리를 한참 돌아다니다가 도착한 Del Posto. 두번 째 방문입니다. Del Posto는 NY Times에서 별 넷을 받았을 때는 자리가 없을 정도로 붐비다가, 지금은 평일 런치는 예약이 어렵지 않은 곳 같습니다. 저녁에는 잘 모르겠네요. 어쨌든 예약하기 힘들지는 않았어요. 참 제 취향의 레스토랑이에요. 특히나 요리가 훌륭합니다. 디저트가 별로인게 단점이긴 하지만요. 2층 좌석은 예약할 때 말해야 준다고 하는데, 분위기는 몰라도 좌석이 좁아보여서 1층으로 잡았습니다. 뉴욕의 여느 레스토랑과 마찬가지로 일년 매출이 상당합니다. Restaurant Business 집계에 따르면 연간 매출은 (팁을 제외하고) 17.8 million달러. 1140원 환율로 계산하면 대략 200억원 정도입니다. 단일 ..
팀호완은 가장 저렴한 미슐랭 레스토랑으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미슐랭 별을 받은 건 홍콩 본점 이야기고, 뉴욕 지점은 별이 없습니다. 원래 팀호완이 미슐랭을 인정 받은 이유는 홍콩 본점의 맛도 있겠지만 창업자가 룽킹힌 출신인 탓도 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미슐랭은 은근히 어디 계열, 어느 출신같은 계보를 중시하는 게 아닐까요? 팀호완의 웨이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나니 대략 1시간은 기다려야겠네. 하는 생각이 들었고 주변을 잠시 돌아보다 보니 '잇푸도'간판이 보이더라구요. 오랫동안 일본 라면 맛을 본적이 없는 동행분이 잇푸도에 가자고 했고, 덕분에 뉴욕에 와서 잇푸도를 먹는 황당한 짓을 다 해봅니다. 그런데 라면을 다 먹어도 빈자리 났다고 전화가 안오더라구요. 운이 좋으면 웨이트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
마음에 들지 않는 걸 먹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날은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뉴욕에서 잇푸도 라면을 먹은 거지요. 일본가도 안먹을텐데. 뭐 여행 마지막 날에는 미친짓을 하기도 하는겁니다. 10분 쯤 기다리니 자리가 나더군요. 안내 된 자리는 꽤나 좁았고,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집중해서 라멘을 먹고있었습니다 시로마루 돈코츠 라멘. 가격이 $16인데, 거기에 세금이 붙고, 팁도 줘야 합니다. 이 가격 내고 잇푸도를 먹는 건 사치중에 사치지요. 제가 시킨 탄탄멘. 뭐 일본식 탄탄멘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뉴욕에서 먹는 맛은 어떨까 했는데 역시 그렇군요. 딱 기대한 만큼의 맛인데 가격은 뉴욕이라 더 비싸니 미친짓을 한거죠. 일본라멘을 먹은 경험은 짧지만, 라면이 이렇게 인기를 끄는 이유는 '다양성..
뉴욕을 '주말에' 여행할 때 챙겨야 할 것은 1) 지하철 시간표 (안다니거나 배차 간격이 길어짐) 2) 그리고 거리 축제입니다. 뭐 대부분은 구글맵이 알아서 길을 찾아주기는 하는데 구글맵만 믿다가 제 시간에 기차가 안오는 경우도 두어번 경험했거든요. 또 거리축제 일정을 모르면 함부로 우버를 불렀다가 시간을 낭비할 수도 있습니다. 일어나서 거리를 나서다 보니 6번가를 통째로 막고 뭔가 행사를 하고 있더군요. 이날 아침을 어디서 먹을까 하다가 (저녁에 Del Posto를 예약해 둬서 점심을 약하게 먹을 계획이었음), 한국처럼 백화점 지하에 뭔가 있겠지 생각하고 Macy's로 갔는데 그게 큰 실책이었습니다. 지방 도시에서는 백화점 지하 식당가란게 없었는데 여긴 뉴욕이고 뭔가 있을거라고 착각했거든요. 뭐 Mac..
밥을 먹고 나서 그린위치 빌리지(Greenwich Village)를 산책했습니다. 금요일 밤, 이 동네도 불금이더군요. 그냥 무작정 남쪽으로 방향을 잡으니 블리커(Bleecker) 스트리트를 지나가게 되네요. 사진 배경에 있는 레스토랑은 멕시칸 레스토랑 깔리엔떼(Caliente). 지금은 없어졌지만 자주 가던 이태원 살사바와 같은 이름이군요. 제일 북적거리는 곳이 멕시칸 레스토랑들이네요. Tacombi라는 곳입니다. 좁은 길. 차도 가득차있는데 공기가 그렇게 나쁘지 않은 건 휘발유 품질이 좋아서일까요? 미국에도 디젤차는 많을텐데. 이런 저런 레스토랑을 지나가다 발견한 그롬(Grom). 이탈리아 Turin에서 2003년 창업하여 미국, 일본 등으로 지점을 넓히고 있는 곳입니다. 늦은 밤인데도 손님들로 북적..
Frick Collection을 나와서, 저녁을 먹으러 다시 남쪽으로 내려갑니다. Chelsea에 있는 Spotted Pig에서 햄버거를 먹을 예정입니다. 이번 미국 여행중 가장 기대하던 버거이기도 합니다. 딱 제 스타일이거든요. 공원. 작은 공원이라도 정성스럽게 가꾼 꽃이 있으면 품격이 올라가는 듯 하네요. 옛날 쓰레기통을 이용한 장식인 듯 한데 굳이 철거하지 않고 활용하는게 좋군요. 허름한 것을 꾸미는 것으로는 꽃 이상가는 것이 없지요. 아직 환한데도 이미 사람들은 Happy Hour를 즐기러 와서 맥주를 놓고 한잔하고 있습니다. 애기들도 데려왔네요. 여기도 술판. 저기도 술판. 술은 싫어하지만 가게들 분위기는 나쁘지 않더군요. 가는 길. 담쟁이 덩굴로 덮여서 참 멋진 주택이 보이더군요. 하지만 창을..
그래머시 태번에서 점심을 먹고 Frick Collection으로 이동했습니다. 미국 개인 미술관들이 흔히 그렇듯, 엄청난 부를 쌓은 인물이 - 카네기와 더불어 US Steel의 기초를 닦은 Henry Clay Frick - 수집한 미술품을 후손들이 둘 데도 없고 상속세도 줄여보고자 공공의 이익을 위해 모두에게 공개하고자 만든 미술관입니다. 그리고 미국 개인 미술관들이 흔히 그러하듯, 역시 작품의 사진 촬영은 허가하지 않고 있습니다. 좀 부정적으로 썼는데 이렇게 부유한 가문의 수집품을 미술관으로 만드는 걸 저는 격하게 환영합니다. 안그러면 개인 소장품으로 어느 저택의 서재나 창고에 들어가서 볼 수 없게 되는 '어디있는지 알 수 없는' 명작들이 되어버리니까요. 미술관 내에 비디오 상영관에서는 이 미술관에 있..
예약시간이 거의 다 되어, 그래머시 태번으로 이동합니다. 파머스 마켓을 오래 보지 못한 건 아쉽지만 먹는게 우선이지요. 가는 길에 본 스시집, Sugarfish에 들어가기 위해 생긴 긴줄. 아래 쪽 피자 프레스카의 줄이 아닙니다. 뭐, 미국에 산다면 몰라도 한국에 사는 사람으로 뉴욕에서 스시를 먹고 싶지는 않네요. 지나가는 길에 본, 루즈벨트가 태어난 집. 그래머시 태번은 공간은 하나지만, 좌석은 두 종류로 구분됩니다. 안쪽은 이렇게 어두컴컴(?)하고 좀 격식있는 분위기입니다. 예약하면 우선 이쪽 좌석으로 안내해 주더군요. 예약없이 와서 캐주얼하게 먹는 사람들은 바와 그 주변자리로 안내됩니다. 안쪽 좌석과 Bar 주변 좌석의 분위기가 많이 다른데, 특히 햇볕이 있는 오후에는 그 차이가 큽니다. 캐주얼한 ..
세계 어디를 가든 시장구경은 재미가 있습니다. 파머스 마켓은 특히나 더 그렇기에 뉴욕에 온 이상 유니온 스퀘어의 그린마켓을 빼먹을 순 없지요. 보통 토요일이나 일요일 하루 열리는 다른 파머스 마켓과는 달리 월, 수, 금, 토요일 주 4일 열리는데 아무래도 토요일이 제일 붐비겠지요. 1976년 몇몇 농가에서 '뉴욕가서 좀 팔아보자.'라고 시작했었다는데 지금은 140개 농장(상가)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직 오전인데 북적거리고 있군요. 하긴 파머스 마켓에서 좋은 물건을 사려면 일찍와야 하니까요. 어떤 가게가 있는지 볼까요? 먼저 이타카(Ithaka)에서 온 버섯 농장입니다. 느타리 버섯의 일종이라고 하는데 6월이 제철인 모양인지 이 버섯을 가지고 나온 가게가 제법 되더라구요. 야생 버섯들도 있는데..
보통 여행에서 같은 식당을 두 번 방문하는 일은 거의 없지만, 이번 뉴욕에서는 르 버나댕과 델 포스토를 두번씩 방문했습니다. 먼저 르버나댕을 저녁때 방문한 이야기입니다. 점심을 먹을 때 너무 만족스러워서 바로 다음날 저녁을 예약했었습니다. 여행 기간 중에 자리가 있는게 그때 뿐이라고 해서. 다만, 예약했을 때는 제가 화장실에 갔던 때라 듣지 못했는데 자리가 없어서 Bar 자리밖에 안된다는 내용을 설명했다고 하더라구요. 뉴욕에 사는 사람도 아니고, 이 가격을 내면서 좁은 자리에서 먹는 건 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기분이 나빴지만, 자리가 없다니 어쩔 수 없었네요. 뭐... 즐겁게 먹고 있는 사람들도 많았구요. 이런 분위기 입니다. 저기 바는 예약시간보다 일찍 온 사람들이 가벼운 음료(술이죠)를 마시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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