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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리수는 대만을 대표하는 과자입니다. 파인애플이 들어간 월병이라고 보면 되는데, 대만에서는 워낙 인기 품목이어서 수많은 베이커리에서 저마다 최고의 펑리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유명한 평리수 가게 몇 곳을 돌아다닌 이야기 입니다.
먼저 치아더(Chia Te). 대만 펑리수를 대표하는 가게입니다. 지점 따윈 만들지 않고 인터넷 판매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넷 판매는 한답니다.) 점심 때 이후에는 줄이 너무 길어서 한 번 구매하려면 한 참 걸리는 초 대박 가게입니다.
펑리수가 차곡차곡 쌓여져 있습니다. 점심 때 쯤 오면 이 공간이 다 사람으로 가득찹니다. 가게 밖까지 줄이 선다는 이야기죠.
내부의 계산대입니다. 아침에 거의 문열 때 갔는데도 이미 내부에는 줄을 섰습니다. 들어가시면 줄부터 서는 게 좋습니다. 다른 제품이면 매장에서 골라서 계산해야 되지만, 펑리수는 계산대 뒤에 쌓여있기 때문에, 계산대에서 몇 박스 달라고 하면 되거든요. 계산대는 다섯이 있는데 왼쪽 세 줄은 현금만 가능하고, 오른 쪽 두 줄이 카드도 가능한 줄입니다. 카드로 계산하려면 600대만 달러 어치 이상을 구매해야 합니다만, 까짓거 가장 인기있는 12개 들이 박스 두개만 사도 되지요,
매장 구경은 일단 사고 나서 하시는 게 좋습니다. 펑리수도 여러 종류가 있고, 에그 타르트, 시골스러운 케이크 등 여러 제품이 있지만 목적은 오직 파인애플 펑리수입니다.
이것이 대표 메뉴인 펑리수, 푸룬, 블루베리 등 다양한 제품이 있지만 파인애플을 권해드립니다. 중국 관광객들이 몰리는 시간에 가면, 문 밖으로도 긴 줄이 생길뿐만 아니라 파인애플 펑리수가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가급적 아침 일찍 가서 펑리수를 산 다음 호텔에 맞겨두고 다니는 걸 권해드립니다.
펑리수의 맛은 나중에 보기로 하고, 인기 있는 다른 펑리수집인 '써니힐'에 가서 그쪽 펑리수도 구입하기로 합니다. 대략 도보로 15분 거리라 걸어가기로 합니다.
치아더에서 가까운 횡단보도를 건너 조금만 걸어가다 보면, 왼쪽에는 이런 시장이 보입니다. 위치는 [구글맵]으로 확인 가능합니다. 시장 구경은 언제나 진리인 법. 한 번 돌아보지요.
대만 바다에서 잡아온 생선들을 파네요. 대만도 어장이 좋은 곳이지요.
다양한 생선들을 팔고 있습니다. 새우, 조개류도 있구요.
정육점도 있습니다. 다릿살과 다양한 부위들.
맛있어 보이네요.
시장이 꽤 깁니다. 다양한 먹거리들도 팔고 있던데 그렇게 먹고싶은 건 없어서 (원래 야시장이나 길거리 음식을 잘 안먹습니다.) 그냥 빠르게 흩어보며 지나갔습니다.
한국 시장에서는 볼 수 없는 튼실한 금눈돔 비슷한 생선들이 보입니다. 저거 참 맛있는데. 한국 시장에선 이미 저 만한 크기 고르기 어렵지요. 있다하더라도 가격이 후덜덜합니다.
이런 시장 물건. 너무 좋습니다. 각 종 어묵류. 아래 오른쪽에 커다란 거. 해삼인가요?
어묵 및 고기 가공품을 파는 곳. 맛있을 듯
아침에 캐온 신선한 죽순을 팔고 있습니다. 크기가 좋네요.
생선코너는 여럿입니다. 갈치 스러운 녀석도 좀 팔고 있고, 병어스러운 녀석도 팔고 있네요.
다양한 계란류. 오리, 거위알과 피단류. 시식해 보았는데 푹 삭힌게 맘에 들더군요.
와우. 개구리입니다. 크기로 봐서는 미국 식용 개구리 아닌가 싶어요.
다양한 참기름류도 팔고 있습니다. 한 병 사올까 하다 참았네요.
과일과 직접 짠 주스.
시장이 끝나고 북쪽으로 계속 걸어가면 두 어개 공원들을 만나게 됩니다. 이 동네가 나름 살기 괜찮은 동네라는 증거일테지요.
아파트도 꽤 깔끔해 보입니다.
조금 걸어가니 평소 보던 대만 아파트를 만납니다. 예. 좀 오래되었죠. 아마 아까 보았던 놈들은 신축인 듯.
길을 걸어가자! 자꾸 걸어가자!
큰 공원하나를 넘으면...
공원 옆 좀 잘 사는 동네 옆에 써니 힐이 있습니다. 실제 이름은 Sunny Hills이지만, 이미 써니힐로 다들 부르니 저도 그렇게 부르기로 합니다. 한눈에도 치아더 와는 전혀 다른 카페 분위기의 매장입니다.
실제로 일본 관광객들도 많이오고, 가게 자체가 세련되었습니다. 치아더는 약간 시장 바닥에서 북적거리듯 구매했다고 하면, 써니힐은 비싼 동네 공원옆에 있는데다 차를 마시며 힐링하는 분위기랄까요? 싱가폴, 일본 아오야마에도 분점이 있다고 합니다.
내부에 가면 이런 식으로 책상위를 꾸며 놨습니다. 이걸 보면서 차 한잔, 펑리수 한 입 하는 거죠. 하지만 걸어오느라 더워서 찬물이나 마시고 싶었습니다.
써니힐은 가면, 무조건 맛배기로 차와 펑리수를 한 점 줍니다. 물론 시식하시겠어요? 하고 일본어로 (일본 손님이 많다보니) 묻는데 그냥 '시쇼꾸 구다사이' 하시면 됩니다. 그러면 아래와 같이 가져다 주는 데 참 정걸하기도 합니다.
사각형이 아닌 조금 길쭉한 모양의 펑리수 한 점. 그리고 우롱차.
실내 모습은 이렇습니다. 종업원들도 모두 복장을 차려입었네요.
먹어봅니다.
동과를 섞지 않고 토종 펑리수를 썼는데요, 색이 더 진하고 섬유질이 많이 보입니다. 대만 토종 펑리수 '개영'종의 특징이라고 하네요. 새콤하고 신맛이 특징입니다. 단맛은 적은데 그런 맛이 오히려 우롱차와는 더 잘 어울립니다. 맛있네요.
먹으면서 밖을 내다보면 이런 분위기.
이번 에는 우바오춘의 펑리수를 먹어볼까요? 50년대의 분위기를 내기 위해서 이름도 우바오춘의 어머니 이름을 붙인 펑리순데, 사실 대만에서 펑리수를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한 건 1970년대라고 합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대만에는 파인애플이 유명했는데 이걸 가공해서 뭔가 더 부가가치를 추가해 팔아보자가 나온게 월병 + 파인애플잼의 결합이었고 그게 펑리수였던 거죠. 그런데 뜬금없이 50년대의 맛이라니.
써니힐이나 치아더에 비하면 작고, 맛은 뭐랄까? 인상이 약한 맛입니다. 역시 토종 '개영' 품종의 파인애플을 썼지만 새콤한 맛도 단맛도 강하지 않습니다. 먹기 편한 적당한 맛을 좋아하는 분께는 더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이건 순천 (Shun Chen) 베이커리의 펑리수입니다. 펑리수가 세 종류인데, 왼쪽 제일 싼 제품이 개량종 파인애플로 만든 펑리수. 두번째, 개영이라는 토종 파인애플로 만든 펑리수. 오른쪽 붉은 포장으로 된 冠軍鳳梨酥가 펑리수 대회에서 금상을 받은 제품이라고 합니다. 토종 파인애플과 개량종 파인애플을 6:4로 섞은 황금비율의 펑리수라고 한다네요. 붉은 포장 제품에만 동과가 들어갑니다. 잘은 모르지만 동과가 들어간 제품이 더 맛이 좋다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다네요.
토종 파인애플로 만든 펑리수 먼저 먹어봅니다.
모양은 좀 투박한 편.
써니힐처럼, 색상이 짙습니다. 어. 이것도 잘 만들었는데요. 파인애플 함량도 많고 당도, 새콤함도 적당해서 좋습니다만 (써니힐은 이보다 좀 더 새콤함을 강조한 편) 이것만 그랬는지, 모양이 투박해서 선입견이 생겼는지 몰라도 껍질이 좀 맘에 안드네요. 속과 따로도는 느낌.
내친김에 금상 탔다는 황금비율 펑리수를 맛봅니다.
모양이 다 왜이리 각이 뭉게져 있는거죠?
이 쪽도 나쁘지 않네요. 하지만 가격이 치아더에 비하면 좀 더 비싸고 (치아더는 개당 28 대만 달러/이건 35달러) 맛 자체가 치아더보다 좋다고 말씀드리기 어려워서 치아더를 안사고 이걸 고르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면세점에서 시식한 펑리수. 공항하고 소고 백화점에서는 시식을 하게 해줍니다. 덕분에 여러 브랜드를 사지 않고 맛을 볼 수 있었죠.
에버리치, 면세점 브랜드로 나온 토종 파인애플을 쓴 펑리수. 역시 면세점은 술과 화장품, 전자제품처럼 확실한 물건 이외에는 여행객 바가지를 씌우기 위해 만들어진 상품뿐이 아닌가 싶습니다. 위 펑리수도 맛있긴 한데, 시중보다 더 비싸더군요.
집에와서 다시 꺼내든 써니힐 펑리수. 포장이 예쁩니다.
모양 참 이쁩니다. 차와 어쩌면 그리 잘 어울리는지. 다음에도 대만 여행갈 기회가 있으면 치아더와 써니힐의 펑리수를 가져올 듯 싶습니다.
치아더 오리지널 파인애플 펑리수.
역시 가격대 성능비는 물론이고, 단맛, 질감 좋습니다. 치아더와 비슷한 녀석은 많아도 치아더를 확실히 능가할 녀석은 찾기 어렵습니다. 거기다 가격까지 좋으니 이 놈을 살 수 밖에요.
블루베리, 자두 말고 크린베리 제품도 있더군요.
크린베리가 들어간 펑리수. 역시 파인애플이지 말입니다.
펑리수에 대해 좀 정리해 보면,
. 펑리수는 대만에서 1970년대 이후 전략적으로 개발된 과자로, 파인애플, 계란, 밀가루, 버터 등이 주요 재료
. 파인애플과 동과(冬瓜)를 섞어서 쓰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파인애플만 쓰면 산도가 높고 섬유질이 굵어 투박하지만 섬유질이 보다 섬세한 동과와 섞어서 쓰면 적당히 씹히는 맛이 나고 새콤함도 적당해지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동과와 섞어쓰는 조제법을 발견한 이후 펑리수의 인기가 높아지고 대만 대표 과자가 되었다고 한다. 참고로 가끔 펑리수 영어 설명에 보면 파인애플과 멜론을 섞어 만들었다고 되어 있는 녀석이 있는데 (순천 베이커리의 경우), 동과의 영어명이 Water Melon이므로 이는 동과를 섞었다는 뜻이다.
. 동과를 섞어서 쓰는 건 가게마다 틀리다. 개량종의 경우 굳이 동과를 쓸 필요 없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가게마다 배합비율은 제각각이다. 치아더의 경우는 개량종 파인애플을 쓰지만 동과를 섞어서 만들고 있으며, 토종 파인애플을 쓴 써니힐의 경우는 동과를 쓰지 않는다고 한다. (단순히 성분표에 없는 것인지 쓰지 않는 것인지는 확인하지 못함)
. 파인 애플 이외에도 건자두, 베리류를 쓴 제품들이 시도되고 있지만 파인애플 만한 제품은 아직 없다고 본다. 파인애플 펑리수 사세요. 두 개 사세요.
. 파인애플은 크게 개영 1,2,3호종이라는 대만 토종품종과 단맛이 두드러진 개량품종이 있다. 치아더는 개량종을, 써니힐은 토종을 사용한다고 한다. 토종품종은 보통 섬유질이 더 분명하고 새콤함, 신맛이 강조가 되어 그냥 먹기에는 치아더와 같은 개량종이 편하지만, 차와 마시는 경우에는 써니힐이 좀 더 매력적이다. 물론 개인적 의견.
. 계란도 닭, 오리알을 쓰는 경우가 있는데 오리알을 쓰는 게 더 고급재료로 취급 받는다. 소금에 절인 오리알의 경우 소금의 효과로 파인애플의 단맛이 더 두드러진다고 하는데, 내가 알고 있는 오리알을 쓴 제품 (가토리코, 우바오춘) 은 공교롭게도 모두 단맛이 덜한 토종 파인애플을 사용했다. 맛의 차이를 강조하려면 개량종 파인애플을 써야 하는거 아닌지.
. 계란과 파인애플을 동시에 내용물로 사용한 제품도 있는데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린다. 小潘鳳梨酥라고 안에 계란빵처럼 노른자가 큼지막히 박혀있는데, 제 취향은 아니었소.
. 치아더, 써니힐, 수산방, 썬메리, 가토리코, 미타 등등등이 대표주자. 다른 곳은 모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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