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엘에이에 도착한 첫날, 공항에서 가까운 렌트카 업체로 가서 차를 빌렸습니다. 닛산 알티마 + 풀보험 했더니 비용이 꽤 나오더군요. 차를 빌리지 말고 우버를 이용할까? 좀 고민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잘 빌린 것 같습니다. 여행 가서는 아예 기차를 타거나 하는 게 아니면 차라리 제가 운전하는 게 더 재미있거든요. 차 빌리고 에어비앤비에서 빌린 집으로 가서, 짐 풀고 집 구경좀 하고, 창밖으로 보이는 멋진 풍경에 반해 멍때리고 보다 보니 어느 새 저녁이 되어버렸네요. 그럼 밥을 먹어야죠.


첫날 저녁은 특별히 예약하지 않아서 잠깐 어디를 갈까 망설였습니다. 오랫동안 비행기를 타서 피곤한 몸으로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뭔가 먹는 건 좀 돈이 아깝기도 하구요. 예~ 맛있는 건 베스트 컨디션일 때 먹어야 하는 법입니다. 그래서 택한 집이 Desano Pizza Bakery라는 집입니다. 이름 그대로 피자파는 집이죠. 뭐.


대도시인만큼 로스 엔젤레스에는 맛있는 피자집이 여러 곳인데요 그중 Top10에 종종 꼽히는 집입니다. 사실 이 집을 선택한 또 하나의 이유는 주차장이 무지 넓어서 였습니다. 차를 렌트했으니 주차비는 가급적 아껴야 하잖아요? 별 달린 레스토랑도 아니고 간단히 먹을 피자인데요.


사실 웨스트 헐리우드 쪽이나 베버리힐즈 쪽에 보면 근사한 가게들이 우글우글한데, 이 가게는 약간 허름한 지역인 헐리우드 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뭐 하지만 덕분에 이런 큰 주차장도 제공할 수 있는 거겠죠. 


1889년부터 이 자리에서 장사했다는 건 아니구요, LA를 포함해서 미국에 5군데 가게가 있는데요 110년전 이 집 사장의 증조부가 산 마르자노 토마토씨를 가지고 미국으로 왔다고 하네요. 그걸 기념해서 저 숫자를 쓴 겁니다. 이 피자집이 생긴건 2012년이에요. 


입구에 들어가면 주문할 수 있는 코너가 있습니다. 여느 이탈리아 식당이 흔히 그렇듯이 아이스크림도 팔고 있습니다. 뭐 맥주와 와인도 있구요. 다만 사진이 없어서 처음 온 사람은 설명만 읽고 피자를 골라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아무래도 익숙한 이름을 고르기 쉽겠죠. 마르게리따 피자니 뭐 그런거요. 적당히 피자를 두 개 시키고 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목화씨를 가져온 문익점처럼 산 마르자노 토마토 씨를 가지고 미국으로 이민온 이탈리아 집안 답게, 매대에는 토마토 제품이 가득합니다. 올리브 오일도 있네요. 


내부는 상당히 넓습니다. 사진 오른 쪽에 보면 급수대 비스므리한 게 있습니다. 저 급수대에서 찬 물을 제공하는데요, 피자를 먹을 때는 물보다는 뭔가 탄산수를 마셔주는 게 좋죠. 미국에서 저는 보통 산 펠레그리노(San Pellegriono Blood Orange)가 있으면 주문합니다. 2015년 12월, 플로리다 여행하다 맛들였는데 오랫만에 다시 먹게 되네요.


보통 콜라나 이런건 마시기 싫은데 이건 입에 잘 맞더라구요. 6개에 보통 $6에 팔리는데, 음식점에서는 캔 하나에 $2.5 정도 하더군요. 


거의 광장처럼 넓어보이는 자리가 있고, 조리실은 완전 오픈 키친입니다. 화덕이 4개나 있네요. 


열심히 도우를 반죽하고 있습니다. 밀가루는 Polselli Classica를 쓰네요. 이 회사 홈페이지를 보면 피자에 따라 다른 밀가루를 생산하는 데 이 밀가루는 장작으로 굽는, 나폴리 스타일 피자를 만드는 데 아주 적합하다고 합니다. 


오븐 구이용으로는 Vivace, 로마스타일 피자는 Super를 쓰라네요. 한국에서야 강력/중력과 같이 단백질 양으로 구분하는 거에만 익숙해져 있어서 이런 해외 분류는 참 신선하게 느껴져요.


장작이 넉넉히 쌓여 있습니다. 물론 화덕에서 사용하는 거지만, 이 집은 장작으로 굽는다는 인테리어 용이기도 하죠.


TV에서는 뭔가 축구경기를 하고 있는데, 미국이니 만치 축구팬은 저 TV앞 테이블에 앉은 3명 뿐이더군요. 


이 집의 대표메뉴라는 산 제나로(San Gennaro) 피자입니다. 살치차(Salsiccia), 물소젖으로 만든 모짜렐라치즈(Mozzarella Di Bufala), 카라멜화 되도록 볶은 양파 등이 올라갔습니다. 재료 풍성하고 잘 구워졌네요. 뭐 저도 이제 이 것보다 맛있는 피자를 좀 먹어봐서 우와할 정도는 아니었지만요. 깜빡 사진을 찍지 못했는데, 들어올리기를 이용해서 굽는 장면을 오랫만에 봤습니다. 장작화덕에서 피자를 구을 때 마지막에 피자를 화덕 천정으로 들어올려서 천정 가까이에서 표면을 익혀주는 건데요.... 직화보다는 화덕 상단의 열로 치즈를 익히는 듯 한데 원리는 잘 모르겠네요. 별 대단한 건 아니고 이 기술이 따로 이름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탈리아에서 보고 미국에선 처음 본 듯 하네요.  


마르게리따 DOP(Margherita D.O.P.)를 시키려했으나, 점원의 추천을 받고 주문한 라자냐 피자(Lasagna). 미트볼을 찢어서 흩뿌렸고, 리코타 치즈와 물소젖으로 만든 모짜렐라치즈(Mozzarella Di Bufala)가 넉넉하게 올라갔습니다. 맛이요? 아주 좋았습니다. 뭐 플로리다 쪽이 더 좋았긴 했지만요 뭐 미국 대도시 (LA, 마이애미) 정도에서 손 꼽는 피자집이라면 이 정도는 당연히 되어야 하는거죠. 순식간에 다 먹어치우고 남기는 것 따위는 없이 일어났습니다. 바삭한 도우, 그 위에 올라간 풍성한 재료. 한국에서는 재료 단가가 너무 높아서 저 가격에 저렇게 풍성히 재료를 올리기란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네요. 맛있게 먹고 나왔습니다. 다만, 다음 번에 엘에이를 방문하면 여기를 또 온다기 보다는 다른 곳을 방문해보고 싶네요. 맛있지만 놀랄 정도는 아니었거든요. 


심심하면 이렇게 고추를 뿌려 먹으라고 병을 놔 뒀는데, 멕시코산 고추라 맵더군요. 매운 걸 잘 못먹는지라 한 번 뿌린 걸 털어버리고 먹어야 했습니다.


지금 사진으로 보니 화덕마다 이름이 있는데, 피자를 의미하는 건지, 뭔가 지명을 의미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첫끼 식사부터 맛있는 걸 먹어서 기분이 좋네요. 상당히 맛 좋은 피자였습니다. 이제 밥을 먹었으니 디저트를 먹는 것이 동방예의지국의 법도겠지요. 솔트 앤 스트로(Salt & Straw)라는 포틀랜드에서 시작된 아이스크림 가게가 LA에 분점이 있다기에 그걸 먹으러 가기로 합니다. 그건 다음 글에.



댓글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