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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엔젤레스 카운티 박물관은 흔히 줄여서 라크마, LACMA(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 라고 불립니다. 미국에서 박물관이라고 하면 흔히 뉴욕이나 시카고에 있는 박물관을 먼저 떠올리지만 라크마 역시 미국 최고의 박물관 가운데 하나입니다. 13만개의 예술품을 보관, 전시하고 있는데 이틀 동안 방문했지만 제대로 다 보지 못할 정도였으니까요. (뭐, 주말이 아닌 평일에 가서 여유있게 보기는 했는데, 오후 5시면 문을 닫는 통에 하루 3시간 정도만 봤으니 이틀 방문이라고 하긴 좀 어색하네요.)


LACMA 미술관 지도입니다. 지하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 위 지도에서 엘레베이터를 통해 (8번 건물 앞에 있음) 지상으로 나가서, 6번 매표소에서 표를 사야합니다. 가장 유명한 미술품은 5번, Ahmanson building에 모여있고, 현대 미술품은 주로 7번 Broad Contemporary Art Museum에 있습니다. 이틀을 갔지만 Ahmanson에서 시간을 너무 보내다 1,2,3,4 빌딩을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뭐 다음에 기회가 있겠죠. 


주차하고 나면 엘레베이터로 올라갑니다. 화려한 빨간색, 독특한 느낌의 '나 미술관 엘레베이터야' 라고 하는 듯한 디자인입니다.


눈에 띄는 붉은 색상, 유리로 뻥 뚤린 디자인.


1층으로 올라오면 이런 모습입니다. 엘레베이터 뒤에 있는 요상한 지붕의 빌딩은 주로 특별전시가 열리는 Resnick Pavilion이라고 불립니다. Lynda, Stewart Resnick 부부가 많은 돈을 기부해서 지어진 건물이라고 하네요. 한국에도 잘 알려진 Renzo Piano가 설계했습니다. 렌초 피아노는 KT 광화문 사옥의 설계자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평일인데 매표소에 제법 줄이 있습니다. 회원으로 가입하면 무료로 볼 수 있고 티켓 줄도 짧습니다. 저도 로스 엔젤레스에 살았다면 두 말 없이 여기 회원으로 가입했을 듯 해요. 참고로 야외만 돌아보는 것은 표가 필요없기 때문에 저녁에 데이트하러 오는 커플들이 많다고 합니다.


라크마의 상징과 같은 Urban Light라는 작품인데, 하필이면 수리중이더군요. 202개의 아르데코 스타일의 가로등으로 구성된 작품인데, 작가인 크리스 버든이 취미로 1920~30년대 스타일의 가로등을 수집하다 작품으로 만든 것이라 합니다. 가로등 오덕이 만든 작품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가로등이 켜진 밤풍경은 상당히 몽환적이고 이국적이기 때문에, 데이트 장소로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하필 제가 갔을 때 수리중이라니 아쉬움이 가득합니다.


매표소 주변의 그늘은 카페, 휴계소 등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박물관에 입점한 가게들은 수준이 낮지 않습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같은 테마파크에서야 돈벌이의 일환으로 음식점을 운영하지만 여기는 서비스의 일환이라고 할까요? 값은 싸지 않지만 만족스러운 음식이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박물관에 들어간 가게'라는 게 미국에서는 대단한 선전효과여서요, 가게에서도 나름 네임밸류에 걸맞게 운영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표를 구매했으니, 미술관을 돌아봐야죠. 매표소에서 이런 식으로 붉은 철 기둥이 주~욱 늘어선 길이 있습니다. 지리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따라가게 됩니다. 저도 그랬거든요.


역시 렌초 피아노 설계의 Broad Contemporary Art Museum입니다. 건물 외부에 만들어진 붉은 색 계단과 에스컬레이터가 무척 인상적입니다. 사실 실내에 있는 거대한 엘레베이터도 예술품으로 유명한데, 이것도 방문기간 중 수리하고 있더군요. 뭐.... 그깟 엘레베이터. 안타봐도 별 일 있겠어요. 쳇.


입구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이 건물은 2차 대전 이후 현대 작품을 주로 전시하고 있습니다. 맨 위 3층 계단 난간에서 바라본 로스엔젤레스 풍경 (정확히는 헐리우드 풍경)이 제법 유명하고, 대각선으로 3층까지 쭉 올라가는 길다란 에스컬레이터는 어쩐지 타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합니다.


자. 타보고 싶어지죠?


3층 계단 난간에서 바라본 헐리우드 힐의 풍경입니다. 앞에 있는 뭔가 태양열 발전소 같은 건물이 Resnick Pavilion의 지붕입니다. 쩝. 정원을 만들어 나무라도 심어두는게 더 보기 좋았을텐데. 


그럼 구경을 시작해볼까요? 했는데 사실 현대 미술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별로 이해할 마음도 없는 저로서는 당황스러운 작품만 있더군요. 사실 1층에서 굉장히 유명한 'Rainroom'이라는 작품을 전시하고 있엇는데 추가요금을 내고 봐야한다고 해서 일부러 보지는 않았습니다. 어차피 더 브로드(The Broad)에서 현대 미술작품은 좀 더 볼 예정이었기에 돈을 더 들이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구경할 시간이 한정되어 있었는데... 상당히 잘한 결정이었습니다. 쓸데없는 현대 미술을 보는사이 좋아하는 인상파 작가와 피카소같은 현대 작가들 그림을 구경할 시간이 더 짧아졌을테니까요. 위의 작품은... 제가 이런 적이 드문데, 허허 설명문을 찍어두지 않아서 뭔지도 모르겠습니다. 


철덩어리 밴드(Band)라는 이름이 있던 커다란 구조물입니다. 왼쪽에 있는 긴 의자와 비교해보시면 어느 정도 크기인지 알 수 있겠죠? 누가 만들었는지는 몰라도 상당히 돈이 많은 작가였음에 틀림이 없습니다. 고철값만해도 한 재산인데 이걸 철판모양으로 가공해서 용접하고 하려면 휴.. 돈 좀 들겠네요. Richard Serra 리처드 세라라는 작가의 작품이고, 높이가 대략 3.9m, 길이 21m, 폭 11.5m 정도 되는 대작입니다. 


광각이 아닌 제 카메라로는 전체를 다 담기가 어렵더군요. 사람과 크기를 비교해 보시죠.


Robert Irwin의 Miracle Mile이라는 작품입니다. 현대 자동차의 미술관 후원 프로젝트인 'The Hyundai Project'에서 구매해 준 작품이라고 합니다. 거참. 국내에는 뭐 기부해 주는지 모르겠네요. (라고 생각했는데 기억해보니 현대 미술관에 기아차에서 뭔가 해주고 그랬던게 기억나네요.)


크리스 버든(Chris Burden)의 메트로폴리스 II(Metropolis II)라는 작품입니다. 로스 엔젤레스를 압축시켜 표현했다고 하죠. 제가 갔을 때는 이것도 움직이지 않고 청소하고 있더군요. 사진 가운데 청소하는 분이 보이시나요? 


원래는 이렇게 10만개의 모형 자동차가 움직이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2층에서 보고 있으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고 하던데 뭐 할 수 없지요. 금/토/일 정해진 시간에만 운행한다고 합니다. 저야 평일에 갔으니 이 장면을 볼 수가 없었지요. 뭐 비디오로 봤으면 됐죠. 하고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


쩝. 좀 움직이지 말이야.


현대 미술은 좋아하지 않아서 큰 빌딩 3층인데 대략 한 시간 만에 쓱쓱 봐버렸습니다. 다음으로는? 갑작스럽지만 하와이안 새 깃털로 만든 장식품을 좀 구경하시죠. 태평양 연안의 다른 지역의 예술품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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