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6시 비행기를 탄 덕분에.. 잠을 거의 못잤습니다. 비행기에서 기절했다 일어나니 달라스네요. 그 사이 날씨가 풀렸는지 눈은 다 녹아있었습니다. 거의 지평선으로 보이는 달라스 공항 주위. 넓은 공항이기도 하지만 주변에 건물이나 산이 없어서 그리 보이는 것이기도 합니다. 저런 건물이 6개나 있는... 초 대형 공항입니다. 지평선... 아쉽게도, 이번 여행에서는 비행기 운이 좋아서 갈아탈 때 대기 시간이 2시간 정도였습니다. 사실 5시간 정도되었으면... 택시타고 주변에 가서 텍사스 햄버거를 좀 먹어볼려했더니요... 나름 먹을만한 햄버거를 파는 것 같은데 아쉽게도 점심부터 영업합니다. 이때가 아침 10시 무렵이었을거에요. 혹시나 팔까하고 저 위까지 올라가보았건만.. 면세점을 기웃거립니다. 엄청 비싼 놈이..
점심을 먹고, 올랜도로 다시 날아옵니다. 아무래도 미국에 온 이상 반나절은 쇼핑에 투자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어서요. 여느때와 다름없는 쇼핑몰의 넓은 주차장과 가득 메운 차들. 봉지를 들고 바삐 걷는 사람들. 프라다였던가? 휴고 보스... 등등의 명품도 있지만 미국스러운 잡다한 브랜드 옷이나 스포츠 용품을 사는 게 가장 이익이 큽니다. 투미 가방. 할인해도 비싸더군요. 마음에 드는 옷은 사이즈가 없는 건 면세점 만고불변의 진리. 토이져러스... 프라다. 아마도 안에 들어가 고르고 있을 여친을 기다리는 남자. 쇼핑을 하고 배가고파져서 주변에 아무 스테이크 집이나 들어갔는데... 여행 중 가장 큰 실수였던거죠. T.G.I 스러운 음식들이.. 상당히 컸습니다만... 맛은 평범한. 립아이 구이. 이건 안심. ..
떠나기 전날 점심은 플로리다 악어대학 UF에 다니는 지인의 친구들과 함께 먹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고른 장소가 South Garden, 우리말로 하면 남원이라는 중국집입니다. 도착해서 주위를 둘러보니 작은 대학도시에서는 좀 사는 사람들이 드나드는 곳 같은 동네네요. 주소는 대략 5141 SouthWest 91st Way #101 입니다. 게인즈빌에서 나름 인기있는 중국집이라네요. 오스틴에는 멋진 중국집이 있었지만, 이런 작은 도시에서 그런 수준을 기대하긴 어렵겠지요. 하지만 모자가 정갈하게 운영한다고 해서 약간 기대를 하고 방문했습니다. 참고로 미국에서 중국집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두 갈래로 나뉩니다. 한국인이 주인인 중국집 (짜장면을 팝니다.)과 중국인이 하는 중국집이지요. (개인적 기준으로 메뉴에 야채..
스테이크 굽는 데 좀 자신이 있어서, 미국에 갈 때는 스테이크를 구워먹는데 홀푸드까지 내려가기가 너무 귀찮네요. 게인즈빌은 작은 도시라 홀푸드가 없습니다. 어디서 원하는 고기를 사야할지 몰라 스테이크는 패스하고 파스타를 만들어 먹기로 합니다. 라면만 끓이는 수준만 되면 쉽게 만들 수 있어 요리하기도 쉽고, 미국에는 좋은 재료들이 너무 많아서. 풍성하게 맛을 낼 수 있습니다. 지인의 빈약한 조리도구...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지만 전 일반인이므로 조리도구가 좋아야 합니다. 한국에는 De cecco가 많이 들어오지만, 저는 Rustichella d'Abruzzo를 가장 선호합니다. 미국에 와서 가장 처음 만들어본 면이 이 브랜드여서 가장 익숙하고 제 입맛에 맛습니다. 한국에서는 치악산에서 주로 재배되어 ..
미국생활의 즐거움의 하나는 '장보기'입니다. 그것도 Grocery Market. 게인즈빌 베이스캠프(?)로 돌아와서 푹 잔다음 장을 보러 나갑니다. 플로리다 시골이어서 뉴욕이나 이전에 지내던 오스틴과 같은 레벨로는 아니지만, 한국에서는 찾을 수 없는 다양한 식재료들이 수퍼를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뭐 가격도 한국보다 당연히 훨씬 저렴하구요. 공산품이긴 하지만 다양한 이탈리아 면과 라비올라. 잘 찾아보면 이 동네에서 수작업으로 만든 것을 파는 경우도 있는데 여기는 없네요. 소세지와 베이컨은 압도적인 품질을 자랑합니다. 베이컨이 저정도는 되어야 베이컨이라 하겠지요. 한국 수퍼에 베이컨 모양으로 잘라놓고 온갖 화학물질로 범벅한다음 베이컨인 듯 속여파는 것들은 잡아넣어야하는... 유제품 레벨도 훨씬 높습니다. ..
저녁 먹을 시간입니다. 원래 사라소타에서 근사한 곳을 찾아보려했지만, 노을을 하도 보고있었더니 눈이 피로해서 운전하기가 싫더군요. 박물관 출입구 쪽 건물에 식당이 있었던 걸 기억해 내고는 그냥 거기서 먹기로 했습니다. 저녁무렵의 링링 입구. Visitor Pavilion이라는 이름이 있는데, 직역하자면 '방문자를 위한 임시가설건물' 정도의 뜻입니다. 그러기에는 너무 잘 지었는데 말이죠. 저 건물은 아마도 링링 부부 생존시에는 없었겠죠? 시간에 쫓겨 미처 들어가보지 못했던 Tibbals Learning Center. 서커스 관련 다양한 물품이 있는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Pavilion 한쪽에 있는 커다란 레스토랑 Treviso입니다. 이탈리아 베니스 북쪽에 있는 지방이름입니다. 이 식당의 이름이 T..
미술관을 다 보고... 아쉬운 마음 가득입니다. 좀 더 제대로 보고 싶은데... 하지만 이미 모든 시설은 문을 닫았지요. 허여허여 바닷가쪽으로 걸어가 봅니다. Millennium Tree Trail 이라 불리는 공간입니다. 2000년, 독지가들로부터 다양한 수종을 기부받아서 조성된 산책로라고 하네요. 세계 각국의 신기한 나무 몇개를 가져다 놓았다는 공간인데... 식물학 쪽으로는 조예가 없어서 Gumbo Limbo라는 나무입니다. Burasera Simaruba가 학명인데, 플로리다 남쪽이나 멕시코, 카리비안이 원산지라고 합니다. 신기하게 생겼네요. 망그로브처럼 소금기가 많은 토양에서도 잘 자란다고 하네요. 무슨 나무인지 잊어버렸습니다. 껍데기가 무척 신기했던. 해변가로 나왔습니다. 멀리 바다 건너는 부자..
링링 미술관 중앙정원은 "The Courtyard"라 불립니다. 영어로 쓰고 중요한 것이라도 되는 양 "The"를 붙여놓으니 뭔가 그럴듯 해보이지만 해석하면 그냥 '안마당'이라는 소리입니다. 말대로 미술관에 딸린 안마당인데 규모가 상당히 크죠. 이탈리아 덕후인 링링부부가 이탈리아의 르네상스, 바로크시대의 유명한 조각상들의 카피본을 만들어 전시해 두었는데, 미술관 못지 않게 볼만한 곳입니다. 미술관 양 옆으로는 이렇게 회랑이 있습니다. 이탈리아 분위기인가요? 미술관 중앙을 이런 돌다리(?)가 연결하고 있고, 미켈란젤로 '다비드'상의 카피본이 힘있게 서있습니다. 바닥은 여러 색의 대리석을 조합하여 알록달록합니다. 중앙 다리에서 바라본, 미술관 안뜰의 전경. 군데군데 나무와 조각상이 서 있습니다. 결혼식 장소..
링링 미술관의 절반을 대략 구경했습니다. 이때가 이미 4시 25분 가량, 5시면 무조건 문을 닫고 모두 내보내므로 30분 정도밖에 시간이 없는데 구경해야 할 작품은 너무도 많은거죠. 그래도 안할 수는 없고 최선을 다해 흩어(?)보기로 합니다. Jacob Fopsen vans Es의 "굴이 있는 정물화 (Still Life with Oysters)"입니다. 17세기 네덜란드 지방 작품이에요. 사실 이것보다는 '앵무새가 있는 정물화'가 훨씬 유명한 작품인데 앵무새는 먹을 수 없으니-_- 당연히 '굴'이 있는 그림을 소개합니다. 그런데 그다지 맛있어 보이지 않네요. 페르디난도 대공의 초상화, 루벤스의 작품입니다. 13번째 갤러리에 있는 작품인데 이 갤러리가 '루벤스와 그의 제자들'이라는 이름의 갤러리로, 루벤..
링링 미술관은 단순히 존 링링의 유산들만 전시하는 미술관은 아닙니다. 운영위원회가 조직되어 플로리다의 여유자금 많은 은퇴자로부터 수천만 달러의 기부금을 거두어서, 이 자금을 기반으로 다양한 특별전시도 활발히 하고 있죠. 제가 방문했을 때도 다양한 특별 전시회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아쉽게도 사진 촬영이 허가되지 않아서.... 눈으로만 담아두고 왔습니다. http://25.media.tumblr.com/tumblr_medb4crhmo1rw3fqbo1_1280.png 제가 방문한 날도 여러개의 특별 전시회가 열렸는데, 그 전시회 가운데, 아니 이 미술관 작품 전체에서 제 눈을 사로 잡은 한장의 사진입니다. 저작권이 있는 사진이라, 링크로만 보여드립니다. 2011년인가 세종문화회관에서도 전시회가 열렸던, 인물사..
급히 이동하기 위해서, 링링 저택 부지 전체를 돌아다니는 코끼리열차(?) 비스므리한 전기차에 탑승합니다. 플로리다는 어느 공원에 가도 이런 편의시설이 잘 되어 있습니다. 아마도 은퇴한 연세 지긋한 분들이 많아서겠지요? 아니면 미국 문화가 원래 그런 걸지도 모릅니다. 따라서 평소같으면 걸어가겠지만, 구경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빠르게 이동하기 위해 전기차에 탑승합니다. 달려갑니다. 이런식으로 차를 운전하거나, 입장객을 안내하는 분들은 대부분 연배가 지긋하신 멋쟁이 신사분들인데요 아마도 이 지역에 사는 분들이 (대부분 여유있는 재정을 가지고 있고 은퇴한 분들) 파트타임잡으로 하는 게 아닌가 합니다. 링링 아트 뮤지엄의 전경입니다. 존 링링씨가 수집한 미술품을 보관할 곳이 부족하게 되자 아예 미술관을 세..
베르사이유나 가니에르 오페라하우스에 비할 수는 없어도, 당대 미국 서커스업계를 지배하던 사나이의 집 카드 잔(Ca d' Zan)은 무척 호화롭습니다. 유럽 귀족처럼 살고 싶어했던 것 같고 실제로 그렇게 살았던 이들이지요. 물론 귀족들처럼 아랫것들이 알아서 돈을 바치지는 않았고 아랫것들 앞에서 쇼를 해서 즐겁게 해준다음 돈을 벌어야 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만, 결론적으로 이 집은 참으로 호화판입니다. 기네스 펠트로가 나왔던 영화 위대한 유산에 나온 저택이 바로 이 집이라고 해요. 바다 쪽에서 바라본 이 집의 전경입니다. Ringling.org의 이미지를 가져왔습니다. 바다를 면해서 배를 탈 수 있는 선착장을 만들었고, 그 위에 방파제겸 야외 파티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이 야외 공간들은 모두 ..
Ca'd Zan (존의 집)의 외관은 독특합니다. 역사적 배경을 읽어보면 베네치아에 감동해서 베네치아 고딕양식으로 집을 지었다 뭐 그런 내용이 있는데요, 실제 외관은 이탈리아, 베네치아스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탈리아 건축의 전문가도 아니니 깊이 따지지는 않기로 합니다. 비밀의 정원 쪽에서 바라본 Ca'd Zan. 모양은 그렇다치고 이탈리아같지 않은 큰 이유는, 저 알록달록한 색감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이탈리아와 스페인 남부 아랍양식이 혼합된게 아닌가 스러운 생각도 듭니다. 뭐 베네치아 건물을 많이 보지는 못했으니, 저런 건물도 있다고 하면 할 수 없지만요. 불꽃양식(flamboyant style)의 창은 고딕양식을 대표하는 특징이니 이탈리아 양식이 맞기도 합니다만, 저 색의 배합은 영 이탈리아..
입구에서, Ca'd Zan으로 가다보면, 반얀트리 옆에 이런 파란 팻말을 볼 수 있습니다. 바로 이 저택 정원의 자랑인 '장미정원'으로 가는 입구죠. 뭐... 입구가 여기 하나만 있는 건 아니고 어차피 정원 한가운데라 어디서든 접근이 가능하지만요. 사람들이 호기심에 이끌려 (남자들은 주로 여자에 이끌려) 들어가게 됩니다. 메이블이 만든 장미 정원이라는 표시가 있습니다. 얼굴만 저렇게 해노으니 이상한 나라 앨리스의 스페이드 카드같은 느낌이 나네요. 아무리 플로리다라도 12월이라, 장미가 덜 피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풍성한 느낌은 없습니다. 장미정원 입구에도 무언가 조각상이 있는데 틀림없이 이탈리아 마을 어딘가에서 가져온 것일테죠. 뭐 이런 조각상이야 장미정원으로 가는 길 곳곳에 있습니다. 장미정원이라 해서..
링링 뮤지움 정원의 특징은 '반얀트리'라고 불리는 나무가 여기저기 심어져 있다는 겁니다. 인도가 원산지인 반얀(Banyan) 나무는 인도에서 National Tree로 지정했는데, 뿌리가 약해서 옆으로 넓게 가지를 뻗고 가지에서 다시 뿌리를 내리는 나무로 유명합니다. 수백년이 지나면 나무들이 옆으로 점차 퍼지면서 하나의 숲처럼 보이는 구조를 만들기도 합니다. 링링 뮤지움 정원에는 모두 13 그루의 반얀 트리가 자라고 있는데, 이것은 발명왕 에디슨이 선물한 것이라고 합니다. 사라소타에서 남쪽으로 대략 100마일 정도 내려가면, 포트 마이어스란 도시가 있고, 이 부근 지역 해변에는 에디슨의 별장이 있습니다. 에디슨은 고무나무를 연구하느라, 각지의 고무나무와 서양의 수종을 많이 가지고 왔는데, 특이한 정원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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