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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라인파크는 TED의 로버트 해몬드(Robert Hammond)의 강연을 보고, 무척 다녀오고 싶었던 곳입니다. [링크] 이 강연을 보시면 재미있는 내용들이 많은데


1. 왜 하이라인 파크는 고가도로처럼 높이 지어졌나?

100년전 뉴욕은 말과 기차가 함께 다니는 곳이었습니다. 화물을 운반하는 기차가 한달에 1회꼴로 마부를 치어죽일 정도로 사고가 많아서 말과 기차가 다니는 길을 분리하려고 고가로 만들었다.  


2. 하이라인 파크는 시나 정부 주도형 프로젝트였나?

아니. 당시 시장 줄리아니는 이걸 빨리 부수고 싶어했다. 하지만 몇몇 시민들이 Friends of the High Line이라는 단체를 만들어서 이곳을 보존하고 공원으로 개발하는 게 더 공공 이익이 클 것이라 주장했다. 결국 시민들 의견이 받아들여저서 도시재생사업의 가장 성공적인 모델이 되었다! 지금도 이 단체가 하이라인파크의 실질적 운영을 맡고 있다. (센트럴파크와 마찬가지로 민간단체가 공공 관리를 맡고 있는 것임)


위 비디오를 보고 가장 인상적인 것은 세금관련 이었습니다. 하이라인 파크를 건설하는데 1.5조 이상이 투자되었지만 이후 몇 십년간 부동산 상승 및 매출상승으로 훨씬 더 많은 세수가 있을 거라는 시민들의 주장이었지요. 한국의 경우도 이를 본받아야 합니다. 자산에 세금을 더 물려서 어느 지역에 새로운 노선이 들어가면 단순히 그 지역 부동산만 오르는 게 아니라, 국가 세수도 증대되게 만들어야지요. 5억짜리 아파트 10만 채가 있는 지역에 지하철 노선이 생겨서, 아파트가 8억으로 오른다고 하면, 미국처럼 1%씩 재산세를 받으면 세금이 800만 * 10만채 = 연 8천억이 됩니다. 지하철 짓는데 4조가 들었다면, 5년이면 세금으로 커버되는거지요. 


첼시 마켓을 통과하는 하이라인 파크의 모습. 위에 올라가면 정말 통과한다는 의미를 알 수 있습니다!


첼시 마켓에서 바로 올라가는 통로가 있으면 좋을텐데, 이상하게 없더군요. 첼시마켓 건물 자체를 하이라인파크가 지나가고 있는데 말이에요. 아마도 엘레베이터가 너무 혼잡해지면, 오피스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방해될까봐 막아둔 것 같습니다. 대신 첼시마켓 바로 옆에 계단도 있고, 엘레베이터도 있습니다. 사진의 뉴욕 시 전용 공공 자전거 시스템 씨티바이크 정류장 바로 뒤에 있습니다. 찾기 쉬워요.


첼시 마켓 건물 자체를 하이라인 파크가 이렇게 뚫고 지나갑니다. 땅값이 비싼 동네답게 옛날 철도 위에 건물을 지은거지요. 한국으로 치면, 서울-용산 기차역 사이 공간이 아까우니 그 위에 대규모 복합단지를 건설하는 식일거에요. (어! 그럴듯한데?)


하이라인 파크에서도 가장 북적대는 곳입니다. 뭐 첼시마켓 자체가 하이라인 파크에서 가장 사람들이 몰리는 지역이니 당연하겠지요. 


약간의 먹거리와 각종 예술 작가들도 모여서 자기 작품을 팔고 있습니다. 이 그림 예쁘던데요. 하나 사서 30년 쯤 후 이 작가가 대가가 되길 기대해보는 것도 좋겠지만 그냥 지나쳤습니다.


매점도 있습니다. 허드슨 강을 바라보면서 즐길 수 있는 전망이 맘에 드네요. 뭐 건설 중장비가 좀 있긴 하지만


길가에는 꼭 풀이 심어져 있고 다채로운 풍경이 함께 합니다. 바닥을 흐르는 분수가 있어서 어린 이들 몇몇이 맨발로 물놀이(?)를 하고 있더라구요.


저 의자에 앉으면 신발이 좀 젖을 듯.


나무로 된 긴 의자에서 한가롭게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터 잡고 책읽다 가는 분들도 있더군요.


앉아있는 사람들 얼굴은 의도적으로 가렸습니다. 어쩐지 쉬고 있는 데 방해하는거 같아서. 이 부근이 하이라인 파크에서 가장 폭이 넓은 구역이고 사람들도 가장 북적입니다. 첼시 쪽은 상당히 개발이 이루어졌지만 아직 옛날 철도기지를 비롯해서 개발할 땅도 남아있고, 사람들도 새롭게 몰리는 곳이어서 10년 후에는 더 멋지게 바뀔 것으로 기대됩니다. 


저 건물도 옛날 기찻길 위로 층을 올린 모양이네요. 유모차를 이끌고 산책하는 사람. 그냥 건강을 위해 걷는 사람들. 다양합니다. 미국 사람들 걷기 싫어하는 걸로 악명 높은데 하이라인 파크는 예외인 지역이 되었습니다. 역시 '미션 = 하이라인파크를 끝에서 끝까지 걸어보자'을 주면 사람들이 움직인다니까요. 


휠체어를 탄 분들도 불편없이 올라와서 다닐 수 있습니다. 물론 경사가 좀 있는 지역도 있지만 전기 휠체어면 괜찮겠지요.


뉴욕에 이런 땅이 아직 남아있다니. 부동산 업자들이 침을 흘릴만하죠?


백년은 넘어 보이는 벽돌 굴뚝. 이 부근에는 아직도 미트패킹스트리트 영향으로 각종 고기유통업체들이 남아있습니다. 


오른쪽의 건물이 새롭게 이 지역으로 옮긴 휘트니 뮤지엄입니다. 들어가보려다가 시간이 안맞아서 관람하지는 않았네요. 건물 왼쪽에 철로 된 계단이 있는데 실제로 사람들이 거기를 오르내리는 모습이 신기해 보여서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쪽도 하이라인 위를 걷는 사람들을 구경하고요. 누가 의도한 효과인지는 몰라도 재미있더군요. 


사실 하이라인파크의 성공과 휘트니 뮤지움의 성공은 맞물려 있습니다. 주변에 볼 게 있어야 걸을 마음도 나는 법입죠. 서울로 7017인가? 그곳에는 무엇이 있나요? 서울역 위를 넘어가기 때문에 아기자기함도 없고, 남대문 시장에서 서울역 서쪽으로 넘어가더라도 볼 게 없죠. 서울역을 대대적으로 개축하고 (100층 빌딩 못올릴 이유 있나요?), 거기 대규모 시설이 들어선다면 몰라도 지금 상태로는 걸어볼 마음이 전혀 없네요. 


가까이서 본 휘트니 뮤지엄. 


허드슨 강이 보입니다. 미트패킹스트리트 관련 회사들이 많더군요. 하지만 부동산 가치가 더 오르면 저 회사들은 건물을 팔거나, 아니면 건물주가 더 많은 임대료를 달라고해서 나가달라고 하겠죠. 


공원 곳곳에 설치 미술이 많습니다. 일부는 고정 전시되지만, 시즌 별로 바꾸는 것도 계획하고 있다고 해요.  

http://art.thehighline.org/ 에서 하이라인의 예술품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위 작품은 Andrea Bowers라는 미국 작가의 작품입니다. 11 million. 저 숫자가 뭔가 했더니 비합법적으로 체류하고 있는 이민자(undocumented immigrants)의 숫자랍니다.  somos 11 millions는 우리는 1100만명이다 라는 뜻이래요. Moviemiento Cosecha라는 운동단체에서 만든 불법이민자 부모를 둔 청년들(드리머라고 부름)을 위해 만든 구호라는 데 그걸 작품화 했다고 합니다. 불법 이민자들을 위해 논쟁하고, 싸우는 시민운동이 상당히 자리잡고 있다는 의미겠지요. 


한쪽에는 영어로, 한쪽에는 스페인어인 것이군요. 하긴 불법 이민자 중 상당수가 스패니쉬라 불리는 멕시코와 중남미 계열 사람들이니 저렇게 표기한 것도 이해가 갑니다. 이미 스페인어는 미국에서 제 2 모국어스러운 위치라니까요. 


버려진 철길의 풍경. 일부 철도는 저런 식으로 남겨두었다고 하네요. 철도 위에 잡초가 가득자란 모습을 보고 시민들이 여길 공원으로 만들자고 처음 생각했다고 합니다. 


하이라인파크의 남쪽 끝입니다. 미트패킹스트리트의 한가운데죠. 



 건너편 건물에는 휘트니 뮤지엄에서 설치한 Too Much Future라는 현대미술작품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뭐 제가 싫어하는 날로먹는 작가 스타일이긴한데.... 이 사람의 TED강연을 보신 일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청각장애를 가지고 태어나서 소리를 잘 못듣지만 그 소리에 매력을 느끼고 소리를 시각화하는 예술작가가 되었죠.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인 3세입니다. 뭐 이런걸 따지는 게 사실 무의미하다고 보지만요. 


새롭게 단장하는 상가. 여기저기서 뚝딱뚝딱. 뉴욕 전체가 활기로 가득차있습니다. 


테슬라 매장도 이쪽에 들어와있네요. 


다시 북쪽으로 올라가봅니다. 첼시마켓으로 돌아왔습니다.


하이라인파크. 지나가는 사람들을 무심히 앉아서 볼 수 있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첼시마켓에서 북쪽으로 좀 더 가면 하이라인의 폭은 상당히 좁아지면서, 주위 풍경은 더 다채로와집니다. 


백여 년의 시간을 두고 건물들이 쌓여왔기 때문에, 모습 자체가 단조롭지 않습니다. 


하이라인 옆에 바로 주택들이 붙어있습니다. 이 집 주인들은 자신들이 공원을 이용할 수 있으니 좋아할까요? 사람이 많아져서 번다해졌다고 싫어할까요? 집값이 몇 배 올랐는데 뭐가 대수겠습니까?


북쪽으로 올라가다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왼쪽에 보이는 유리건물은 Caledonia라 이름붙은 임대 아파트입니다. 스튜디오가 한달에 $4000, 방이 2개면 $7000를 넘는 곳입니다. 뭐 뉴욕에선 평균적인 가격이겠죠. 오른 쪽 빌딩은 현재 맨해튼 미니 스토리지라는 사업체에서 창고 비지니스를 하고 있는 건물입니다. 


북쪽으로 다시 가봅니다. 봄에 오면 꽃들이 다채로울 것 같습니다. 


Sable Elyse Smith의  IRONWOODLAND, 보시면 아시겠지만 헐리우드 간판의 폰트입니다. 


하지만 저런 간판 따위 보다는 이런 주차장 멀티 플렉스가 더 예술품같더군요. 


뭔가 좋아보이는 집. 하이랜드 사이에는 높은 나무를 심어서 집안이 들여다보이지 않도록 했습니다. 함 살아보고 싶네요. 


하이랜드 주변 임대료가 올라간만큼, 홍보전략도 치열합니다. 내려오면 커피가 있다는 광고문구


군데 군데 쉴 곳이 마련되어 있어 좋더군요. 어쨌든 조금만 걸어도 풍경이 휙휙 바뀌니 지루하지 않습니다. 


Dorothy Iannone, I Lift My Lamp Beside the Golden Door. 자유여신상을 모티브로 그린 작품이네요.  


Mariechen Danz,  The Dig of No Body. 이 작가의 작품은 전부 이런 류더군요. 해부변태작가인가?


100년 쯤 된 벽돌건물. 건물이 갈라졌기 보다는 덧씌우기를 잘못한 흔적입니다. 중앙에 있는 벽돌 빗금은 예전에는 굴뚝이었을거고, 그 위로 더 높게 건물을 지은거죠. 자세히 보면 벽돌 층이 2층으로 나뉘어있죠? 아래 쪽은 백년전 벽돌 색깔이고, 위에는 요즘 그런 벽돌이 없으니 어딘가에서 수입한 벽돌일겁니다. 


런던 테라스. 1700개의 아파트로 구성된 뉴욕 치고는 엄청나게 대단지 아파트 입니다. 1930년에 지어졌고, 복닥복닥 붙어있는 벽돌 건물로 유명하죠. 하이라인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은 이런 역사적인 건물들도 포함됩니다. 새로 만든 유명 건축가의 건물도 많고요. 


북쪽으로 한꺼번에 빌딩 3개가 올라가고 있군요. 주변에는 전부 럭셔리한 임대 아파트 천지입니다. 하이라인이 이렇게 바꿨죠. 


좀 더 북쪽으로 올라가면 갑자기 시멘트 길이 이런 철망길로 바뀝니다. 


나무도 참으로 다양하네요. 얼마 걷지 않았는데 수종이 휙휙 바뀝니다. 참고로 하이라인 파크에서 자라는 식물을 관찰하는 여행 프로그램도 있다고 하네요. 



이런 식으로 길이 만들어진 이유는 방문객이 숲을 눈 높이에서 지나는 느낌을 만들려고 나무 높이에 맞춰 공중으로 길을 냈다고 합니다. 뭐 나무 뿌리를 보호하려는 목적도 있을지 모르겠네요. 


하이라인 파크 북쪽끝까지 가보고 싶었지만, 끝까지 가지 못하고 26th 거리 전망대까지 가서 사정상 중지하고 뭔가 간식을 먹기로 했습니다. 첼시에서 디저트 샵이라, 별로 생각나는 곳은 없지만 찾아봐야죠. 지도를 둘러보니 마침 Harbs라는 가게가 있더군요. 케이크나 한 점 먹으러 가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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