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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lo 와이너리는 최근 몇년 간 다채로운 와인 수입과, 일반 음료 시장 진출을 통하여 규모를 확장시켜 온 회사다. 이 말을 듣고 '이곳 와인은 나와 안 맞겠군.' 하는 생각을 했는데, '한가지를 잘 하고 그 분야에 집중하는 음식점'을 제일 좋아하는 나로서는 고속버스 터미널의 음식점들과 같이 '매출'을 늘리기 위해서 문어발로 분야를 늘리는 회사를 경험상 신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Winery Gallo, 정확한 명칭은 E & J Gallo Winery. http://www.gallo.com/ 라는 번듯한 홈페이지도 가지고 있으며, 생산 이외에 다채로운 와인을 수입하는데.... 다 마셔 보지 못해서 정확한 평가는 어렵지만, 마셔본 와인을 기준으로 판단하면 이 회사 와인은 나와 궁합이 맞지 않는 게 틀림 없었다.
딱딱한 이야기들은 잠시 미뤄두기로 하고, 다시 여행(?) 이야기로 접어들자. 원래는 기업 탐방이지만, 한국 사람은 고용하지 않는 와인 회사를 방문하는데 별로 기업 탐방이라는 느낌이 안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와인 시음 이야기는 나중에 하고, Cisco에서 버스를 타고 북쪽으로 한 참 떨어진 Winery로 가는 길. 앞에 있는 사람은 특별히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요로로로 잇히~~-_-)
미국에 도착할 때 비행기에서 본 것처럼, 헐벗은 산들이 많았다. 사막 지역이나 다름없는 건조한 기후는 왜 이 동네에서 산불이 한 번 나면 진화가 어려운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나무라고는 별로 없는 와이너리 가는 길. 멀어서 화장실이 가고 싶어 혼났다. (이때는 아직 버스 뒤에 화장실이 붙어 있는 줄 몰랐음)
드디어 도착했다. 대서양을 마침내 건너온 콜롬부스의 기분으로 땅위에 선 기쁨을 만끽하고 있는 친구 심모군. 관광지 분위기 듬뿍. 공작새까지-_- 노닐고 있다.
창업자, 형제다. 아마 E. Gallo씨와 J. Gallo씨 일 것이다.
본관 건물은 유럽풍으로 지으려고 노력한 듯 하지만, 유럽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군데 군데 나무가 우거져 있지만, 역시 물이 부족한 건조지역이라 정원수 조차도 식생이 다양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경치는 나름 괜찮았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 어디선가 와인 냄새도 흘러 나오는 거 같아서 (물론 실제로는 전혀 나지 않았지만...)
관광용 와인 저장고로 가는 길. 저런 곳이 몇개나 더 있다고 한다. 입구인데 비밀을 알려드리자면, 안 잠겨 있었습니다.-_-;;;
온도 조절을 위해 땅 밑으로 한 참을 내려갔다. 저장고란 곳을 보는 것이 난생 처음인지라, 맘이 급해져서 빨리 내려가며 찍다가 많이 흔들렸다.
지하에 내려와 보니, 먼저 전시실 같은 곳이 있었다. 창업자 형제의 사진과 이 회사에서 수입/생산하는 와인들이 전시되어 있다.
세계 수입지역 위치와 수입 제품, 캘리포니아 지역의 농장 위치를 설명하고 있다. 사실, 이때까지 이 회사 와인가운데 직접 생산품은 먹어 본 것이 없었고, 수입품은 Da Vinci라는 이탈리아 와인만 맛을 보았었다. 그런데 그게 하필이면 내가 안 좋아하는 Chianti라서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하지만, 3~4m는 되어 보이는 거대한 오크통들이 수백개가 늘어서 있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캘리포니아 답게 주로 진판델 품종이 숙성중이라는 데 보다 접근해서 자세히 찍고 싶었지만, 이 이상은 제지되었다. 게다가 너무 어두워서 플래시를 터트려도 정밀하게 찍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이런 와인 견학을 가보시는 분이면, 꼭 이런 와인 저장고를 방문해 볼 것을 권해 드리고 싶다. 사실 거대한 오크통의 나열이야 보다 보면 익숙해져서, 많이도 담그네.. 정도의 느낌이 들 뿐이지만, 후각을 마비 시키도록 진판델 특유의 달콤한 냄새가 꽉 차있는 밀폐된 공간에 서 있는 느낌은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한다.
와인이 익어가는 그런 현장에 와 있는 느낌. 마치 '명가의 술'에서 처럼 술들이 노래하지 않을까? 하며 저도 모르게 오크 통에 귀를 대 보게 된다.
자. 이제 시음이다.
이 와이너리의 홍보를 담당하시는 높으신 분이 나와서 회사 홍보와 함께 와인에 대해 설명을 해주셨다.
시음 와인은 2종, 화이트는 피노 그리지오, 드라이한 품종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 와인은 디저트 와인 정도로 달콤한 단맛이 났다. 레드는 피노 누아 품종이다. 마음을 비우고 시도해보려 노력했지만, 역시 캘리포니아 와인은 나와는 궁합이 안 맞았다.
"한잔 더요." 다들 공짜라고 '기업 탐방'따위는 잊고 주량껏 마시고 있다.
"잘 마시는데?" 기뻐하는 걸까? 술 값이 많이 나가서 슬퍼하는 걸까? 와인
어느 덧, 와이너리 탐방은 모두 끝났다. 포도가 익어가는 농장도 보지 못했고,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대중적인 탄산수가 코카콜라처럼 쏟아져 나오는 공장이랑 와인 공장 (그건 공장이었다-_-) 도 보았다.
와이너리라면 무언가 낭만적인 사이즈에 손으로 만든 오래된 전통적인 곳을 기대하던 나에게 이곳은 자체적인 유리병 제조 공장, 포장 센터, 물류센터까지 갖춘 공룡 기업이었다. 따라서.. 아무래도 나는 이 곳 와인이 좋아지지 않을 것 같다.
와이너리 탐방이 끝나고, 버스를 타고, 2~3시간을 졸면서 달려 San Jose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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