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거 이외에 돈쓰기를 싫어하는 저이지만, 한 번 범선을 타보기로 합니다. 범선을 타고 탁 트인바다에서 일몰을 보고 싶기도 했지만, 해황기 원피스 등의 만화를 보고 저도 한 번 바람의 힘으로 움직이는 배를 타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거든요. 사실, 키웨스트에 와서 해양스포츠를 좀 즐겨야할까 고민을 좀 했습니다. 산호초에서 스노쿨링이나 제트스키 등 여러가지 아이템이 있었고 한 번 해보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2박 3일 일정 중에, 그걸 할 시간은 오늘뿐인데 헤밍웨이집을 보고, 슬로피조를 방문하고 하느라 시간을 쏟은 탓에 이미 오후 늦은 시간. 산호초로 떠나기에는 시간이 좀 아슬아슬 했습니다. 결국 결정한게 범선을 타보는 것이었지요. (사실, 하고 싶은 일은 잔뜩 있었지요. 북쪽 항구나 남쪽에 있는 해수욕장도 ..
슬로피 조에서 맛있는 점심도 먹었으니, 다음 목적지는 키웨스트의 필수코스 4번째 입니다. 바로 마일 0. (멀로리 광장 -> 헤밍웨이의 집 -> 슬로피 조 -> 마일0) 마일 0는 별다른 의미가 있는 장소는 아니고, 미국에서 첫번째 고속도로의 제일 남쪽 지점(시작점)이 키 웨스트에 있는데 그 시작점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즉, 여기가 시작이니 거리가 0라는 말이죠. 미국은 km가 아니라 마일 단위로 거리를 측정하니, 마일 0. 슬로피 조에서 배부르게 먹고 나오니, 세상이 더욱 아름답게 보이네요. 그런데 마일 0가 의외로 찾기 힘드네요. 구글맵에서 'Mile zero'라고 검색하면 나올 줄 알았는데 안나오더군요. US1 Mile Marker로도 안나오고.... 혹 찾고 싶으신 분은 490 Whitehead ..
헤밍웨이의 집을 나왔습니다. 날씨는 덥지도 않고 따뜻하고 공기는 맑습니다. 한국에서 중국발 미세먼지에 고생하던 하늘과는 천지차이. 맑게 빛나는 하늘과 건물들. 비싼 숙소에도 불구하고 미국인들이 오고 싶어하는 휴양지라는 게 이해가 됩니다. 단순한 관광지냐 하면, 이렇게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바도 많아요. 수준도 나쁘지 않고. 전설적인 블루수 가수인 로버트 존슨을 입구에 그려놔서 찍어봤습니다. Green Parrot라는 가게입니다. 스타랜드 극장. 이쁘네요. 1920년에 개관한 유서깊은 극장이랍니다. 세인트 폴의 에피스코팔 처치. 1833년에 건축된 오래된 교회입니다만, 건물이 무지 깨끗하죠? 화재에 불타고 허리케인에 무너지고 여하튼 많은 우여곡절 끝에 1993년 새로 개장한 건물이어서 역사가 잘 느껴지지 ..
헤밍웨이 저택 실내를 보고, 이제 정원으로 나와봅니다. 묶고 있는 가든호텔 못지 않게 나무들이 많고 잘 가꿔져 있습니다. 도슨트 프로그램중에 어슬렁 거리며 나타난 헤밍웨이 고양이 직계. 헤밍웨이 고양이는 여섯개의 발가락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후손중에 발가락 여섯인 녀석이 꽤 됀다고 합니다. 벽돌길입니다. 1937년 비정상적인 경로로 입수한 돌담의 벽돌과 같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헤밍웨이의 집 옆에는 헤밍웨이가 소설을 쓰던 장소가 있습니다. 아마 대부분 사람이 그렇듯이 집중하기 위해서는 혼자 있을 공간이 필요했겠지요. 이녀석이 바로 발가락 6개인 헤밍웨이 고양이 직계 자손입니다. 안쪽에 하나는 숨기고 있다네요. 뭐... 그 고양이도 헤밍웨이 닮아서 바람둥이 였는지, 자손들은 어머니가 모두 다른..
키 웨스트에 오는 관광객들이 꼭 가는 네 곳이 있다고 말씀드렸죠? 일출을 바라보는 멀로리 광장, 그리고 또 한 곳이 바로 헤밍웨이의 집입니다. 헤밍웨이기 1931~1939년까지 거주한 곳이고 현재는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아침을 먹고 느긋하게 길을 나섭니다. 올드 타운에 있는 명소들은 어차피 위치가 거기서 거기여서 걸어서 돌아다닐 수 있습니다. 아직 인적이 드문 (휴양지니 낚시하는 사람들 빼면 전부 늦잠에 열중하겠죠?) 아침 거리를 걸어갑니다. 이 꽃이름이 뭘까요? 하도 자주 봐서... 오키드였던가? 야자수가 가로수이자 정원수입니다. 열대의 분위기. 10분쯤 걸어서 헤밍웨이 집에 도착합니다. 사람들이 좀 보이네요. 자전거, 스쿠터, 그리고 저기 보이는 전기차량 모두가 임대해서 탈 수 있는 것들입니..
이 호텔에 대한 평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게, 다른 모든 것이 좋았다. 조용하고 고급이다. 단지 아침식사는 먹지 말기를 권한다. 라는 손님의 평이 있더군요. 그래서 다음 날 아침식사는 일부러 해보기로 했습니다. 어제 하도 잘 먹어서 아침부터 다른 거창한 걸 먹기도 싫었고 말이에요. 아침식사는 수영장 옆에 있는 테이블에서 합니다. 실내가 아니라 운치있어 보입니다. 한 여름에는 덥겠지만 아무리 카리브해라도 12월이었으니 아침이면 딱 좋은 온도여서 더 좋았습니다. 수영장 깊이가 보이세요. 이쪽은 깊고 반대쪽은 얕습니다. 바에 음식이 놓여있던데 그리 거창한 건 아닙니다. 베이글, 잉글리쉬 머핀. 토스터기가 있습니다. 포크, 나이프는 일반 식당처럼 냅킨에 잘 쌓여있네요. 빵에 발라먹을 수 있는 꿀, 각종 잼. 뒤..
키웨스트는 말 그대로 바닷가, 카리브해의 한복판에 있습니다. 따라서 해산물이 싱싱하죠. 그래서 제대로 된 해산물 요리를 좀 먹어보고 싶었습니다. 물론 미국 해산물 요리에 대해 큰 기대를 했던 건 아닙니다. 특히나 남부에서요. 뉴올리안즈에 가서 비싼 식당 몇을 가봤습니다만, 다 그다지 맘에 들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는 온라인 정보를 믿기 보다는 제가 묵는 The Gardens Hotel 주인분에게, 자주 가는 식당이 어디냐고 물어서 추천받은 곳이 Pisces입니다. 파이시즈, 물고리 자리라는 의미입니다. 이름부터 해산물 전문식당 스럽네요. 호텔에서 그리 멀지 않은 거리였는데, 레스토랑 홈페이지는 http://www.pisceskeywest.com/ 를 참조하시면 됩니다. Zagat이나 Yelp의 평도..
멀로리 광장은 키웨스트 서쪽에 위치한 광장입니다. 일몰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여기를 방문하게 되는데, 이유는 간단합니다. 키웨스트 대부분의 바다는 리조트나 개인소유이기 때문이에요. 또 바다 상당수는 마리나(요트 선착장)이어서 육지에서 일몰을 보고 싶다면 이 곳 이외에는 대안이 별로 없습니다. 그러니 일몰 시간 (5시~6시) 정도면 온 동네 관광객이 모조리 여기로 모여들어 굉장히 북적거리게 됩니다. 듀발 스트리트에서 멀로리 광장으로 걸어들어가는 길입니다. 제트 스키. 제트 스키를 빌려서 바다 한 가운데에 가서 일몰을 보고 돌아올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일몰을 보기 좋은 장소에는 저런 식으로, 리조트나 레스토랑이 들어서 있어서 가난한(?)사람들은 말로리에서 보거나.. 아니면 말로리 광장 옆에 있는 ..
키웨스트는 중간에 있는 베르타 스트리트를 기점으로 서쪽 올드타운과 동쪽 뉴타운으로 나뉩니다. 뉴타운은 말 그대로 새로 만들어진 마을입니다. 공항도 있고, 플로리다를 장악하고 있는 마트 체인인 푸블릭스, 그리고 다양한 상점들이 있습니다. 반대로 올드 타운에는 오래된 역사가 남아있습니다. 헤밍웨이 저택을 비롯해서 볼만한 것들은 전부 올드타운에 있습니다. 즉, 관광지는 올드 타운이고 따라서 거리 하나를 경계로... 올드타운의 숙소는 값이 더 비쌉니다만, 키 웨스트에서 구경을 하려면 올드 타운에서 묵는 게 훨씬 편합니다. 호텔에 짐을 풀고, 걸음을 옮기는 데, 사거리를 장닭이 한 마리 종종종 달려옵니다. '머야? 닭?' 근데 닭 참 이쁘게 생겼습니다. 암탉과 수탉의 한쌍! 키 웨스트에서 가장 번화가라 할 수 있..
키웨스트는 미국인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휴양지이지만, 가기 쉽지 않은 곳입니다.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도 남쪽으로 한 참 떨어져 있기 때문이지요. 섬 자체가 그리 크지 않은데 유명하면 어떻겠습니까? 예! 사람이 많을테고 때문에 여기 호텔값은 뉴욕의 맨하탄 못지 않게 비쌉니다. 게다가 제가 갔던 12월은 미국 각지에서 따뜻한 열대기후를 찾아 플로리다로, 키 웨스트로 내려오는 시기여서, 호텔값이 정말 만만치 않더군요. 12월 두번 째 주말부터는 대략 가격이 70% 오르는 게 보통입니다. 프라이스라인에서 열심히 비딩을 했는데, 좀 묵을만한 호텔은 $150 이하로는 비딩이 이뤄지지 않더군요. 더구나 대부분 주차비는 추가에 리조트비라는 이상한 추가비용까지 있고 말이에요. (더구나 플로리다는 부가세가 12.5%로..
자. 잠시 지도 및 역사 공부를 좀 합시다. 플로리다 반도의 남쪽에는 이런 식으로 섬들이 점점이 흩어져 있습니다. 지도에는 이미 도로가 놓여 있지만 없다고 함 생각해보세요. 섬들이 장난 치는 것처럼 점점이 떨어져 있는데... "아. 여기 다리를 만들어 섬들을 이으면 경치좋은 카리브해 깊숙히 그냥 편하게 갈 수 있겠는데?" 라는 생각을 일반인이 하면 소용없지만, 돈과 권력이 있는 사람이 하면 좀 달라집니다. 대표적인 예가 수나라 때 양제가 건설한 화북 운하죠. "운하를 파도록 하여라!" 한 마디에 전 백성이 삽질을 해야했습니다. 미국에서도 그랬습니다. 헨리 플래글러(Henry Flagler)란 돈많은 양반께서 비슷한 생각을 하신거죠. 이 분이 얼마나 돈이 많았냐면 록펠러와 함께 스탠다드 오일을 차린 동업자..
태양은 다시 떠오릅니다. 구름이 많이 껴서 문제지만요. 밤에는 몰랐는데, 정말 창밖으로 '바다'가 보이기는 하네요. 키웨스트를 가겠다고 정작 저 바다까지는 가보지 못했습니다. 바다를 본 것은 창밖으로 잠시 본게 전부... 이제 와서야 좀 아쉽네요. 화사한 호텔 내부. 햇살이 비치니 달라보이네요. 물론 비싼 호텔 1층에서 아침식사를 할만큼 간크지는 못합니다. 이 동네 호텔은 무료 조식따윈 제공하지 않으니까요. 커피를 사기 위해서, 차를 잠시 호텔앞에 세워두고 Ocean Drive를 걸어다니기로 합니다. 고급차가 즐비하다는 소문만 듣고 왔는데 실제로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정보가 잘못되었던지 시기가 맞지 않았던지 둘 중 하나죠. 우리가 묵었던 호텔. 아침식사를 먹고 있는 사람들이 몇 있습니다. 저는 어젯밤에..
South Beach는 세계적인 관광지이고, 호텔값은 무척 비쌉니다. 텍사스에 살 때는 어지간한 도시도 약간 외곽으로 돌면 4성급 호텔에서 싸게 묵을 수 있었는데 마이애미, 키웨스트는 뉴욕 못지 않은 관광지라 싼 호텔 같은 건 찾기 어렵습니다. 더구나 Miami Beach 중 South Beach는 마이애미에서도 가장 비싼 장소였기에 호텔이 싸진 않았습니다. Priceline에서 비딩으로 하나 잡긴 했는데, 그래도 만만치 않더군요. 원래 가격의 반 이하이긴 합니다만.... 그리고 텍사스 호텔과는 달리, 대도시의 호텔은 주차비가 따로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리조트비(?)라는 정체불명의 추가요금이 붙기도 합니다. 그런데 겁도 없이 바닷가에 있는 호텔을 잡았으니 비쌀 수 밖에요. 제가 묵은 Winter H..
미국 여행길에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은 Whole Foods였습니다. 제가 공부했던 오스틴이 Whole Foods가 처음 설립된 곳인데다, 거기서 홀푸드를 다니면서 홀푸드의 매장 분위기와 상품에 푹 빠졌기 때문인 듯 한데요. 한국에 홀푸드가 진출했으면 정말 좋겠는데.... 홀푸드 입구. 언제나 화분이나 과일로 자연스러운 이미지를 만드는 게 이 가게의 마케팅 전략.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미니 트리를 만들 수 있는 작은 가문비나무(아마도)들이 잔뜩 널려있네요. 사실 홀푸드를 들렸던 이유중에 하나는, 로션을 사기 위해서였습니다. 깜빡잊고 한국에서 가지고 오지 않아서요. iherb나 luckyvitamin같은 온라인 샵에 비해선 비싸기 때문에 미국에 있을 때는 구경만 하고 여기서 사지는 않았지만, 여행중에는 어쩔 ..
마이애미 South Beach로 밤산책을 나가는 이야기를 하기 전에, 르 텁(Le Tub)에서 햄버거로 저녁을 먹은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2006년 남성잡지 GQ에서 Alan Richman이라는 컬럼니스트가 '죽기전에 먹어야할 미국 최고 햄버거 20개'라는 글을 기고합니다. [링크] 피터 루거, 르 메르디앙 호텔의 버거 조인트 같은 쟁쟁한 이름을 물리치고 1위에 오른 것은 플로리다, 헐리우드에 있는 Le Tub이라는 가게였죠. 기고한 내용을 발번역해 보겠습니다. 이 가게는 예전 Sunoco 주유소를 개조해서 만들었다. 가게 둘레로 tub이라 부를 수 있는 도자기로 가득 차있다. - 화장실, 싱크대, 목욕탕. 대개는 도자기 안에 식물을 키우고 있는데 대부분 죽은 것처럼 보였다. 가게 안에는 쥬크박스, 못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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