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이 내리신다는 소식에 좀 불안하기도 했지만, 초청 게스트 목록에 무려 '부활'이 있다고 해서 들려보기로 했습니다. 동대입구 역에 내려서, 페스티발이 열리는 국립극장으로 올라가기 전에 신라호텔에 먼저 들립니다. 패티스리 부띠끄에 신제품이 좀 나왔나 궁금하여서... 국내 호텔 중에는 가장 고급스러운 전경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답기도 하고요. 천정의 은하수 같은 장식은 여전하군요. 빵으로 저녁을 때울 예정이었으므로 신중히 두개의 상품을 골랐습니다. 하나는 무화과, 크린베리, 건포도, 견과류가 가득찬 빵인데, 이름을 잊어버렸네요. 뭐 이름이야 중요한 게 아니니. 가격대는 높은 수준입니다. 알라스카, 뺑드 파파, 구루메, 롯데백화점 포숑, 롯데 호텔 것과 비교해서 이 계열의 빵으로는 최강으로 꼽아주고 싶네요...
폭우가 몰아치던 지난 일요일 (7월 31일) 훌쩍 다녀온 이야기입니다. 한국미술센터가 주관하고 인사동 갤러리이즈에서 열렸었죠. 신문을 보고서 이런 행사가 있다는 걸 알고 충동적으로 다녀왔습니다. 미술을 잘 아는 건 아니지만, 모처럼 잘 알지 못하는 작가들의 그림을 보는 것도 좋겠다 싶어서요. (여행가면 미술관, 박물관은 꼭 들리는 사람이지만 뭐 .. 교과서에 나오는 작가가 아닌다음에야 잘 모릅니다.) 이 전시를 대표해서 신문에 소개된 그림은 '소녀'라는 그림이었는데요... (출처: 브레이크 뉴스) 흠... 보는 순간 좀 나이드신 남자가 그렸군.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남성이 여성에게 바라는 모든 걸 어릴 것, 이쁠 것, 몸 좋을 것_-;;, 순종적일 것, 긴 생머리일 것, 옷을 많이 입지 말 것(?) 등..
알바이신에서 바라보는 알함브라, 또는 알람브라의 일몰은 동해안 일몰과도 같은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슨 말인가하면.... 알람브라는 알바이신에서 동쪽에 있기에 일몰과는 좀 거리가 멀지요. 그래서 동해안에서 일출을 찾지 않고 일몰을 찾는 것과 똑같은 꼴입니다. 하지만 속초에서 바라보는 설악산 울산바위 일몰이 나쁠리는 없지 않은가요? 어제 밤기차로 그라나다에 도착해서, 오전 내내 축제 때문에 달라진 버스 코스 때문에 Mochi 게스트하우스를 찾느라 너무 고생해서 몸 상태는 천근만근이었지만, 그렇다고 해도 조금만 걸어가면 되는 니콜라스 교회에서 보는 알함브라 일몰을 보지 않을 수는 없겠지요? 8시던가? 9시던가? 알다시피 유럽 여름의 해는 무척 늦게 집니다. 알함브라를 보고와 힘든 척 하며 걸어갑니다...
Azafran은 사프란 향료의 스페인 말입니다. 레스토랑의 정식 이름은 Ruta del Azafran, 샤프란 향료의 무역로를 의미하는 것 같은데 정확한 뜻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그냥 Azafran이라고 부르도록 하죠.^^ 이 가게를 찾았던 건 Trip Advisor에서 였습니다. Google Map 서비스와 연동되는 여행 사이트인데, 그 사이트에서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더군요. 그 링크는 여기에. 평점으로 따지면 San Nicolas가 1위고, Ruta Del Azafran이 2위지만, 리뷰수가 훨씬 많았기 때문에 이 식당을 선택했습니다. (8년이나 지난 지금 둘 다 망한 듯 싶네요. 세월의 무상함이란) 뭐, 작은 소도시 그라나다(Granada)에 미슐랭 가이드에 실린 레스토랑은 아예 없을 ..
드디어 알함브라 궁전의 마지막이네요. 린다라하 중앙정원입니다. 기묘하게 가꿔진 측백나무와 다른 어떤 나무들이 묘한 조합을 이루고 있습니다. 기하학적 의미를 담고 있는 나무의 배치가 무슨 진 안에 들어온 것 같아요. 그 안에 분수가 있어 시원함을 더해주긴 하지만.... 그러고보니 화려하긴 한데 정원이고 뭐고 상당히 좁네요. 중국같으면 아마 어디 지방 호족의 정원 (물론 세공 측면에서는 비교도 안되지만)의 규모가 아닐까 합니다. 알함브라는 수리 중이기 때문에, 어떤 곳은 보고 어떤 곳은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최근 몇 년 간은 워싱턴 어빙의 방이라든가 몇몇 왕들의 공간은 공개가 되지 않았죠. 당시 방문때는 몰랐는데 알히메세스의 방이 공개가 되지 않고, 그 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길로 관람객들..
나자리에스 궁전은 단언컨대 인간이 세운 건물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의 하나입니다. 여행을 하면서 여러 디자이너들의 건축물과 역사적 유물을 보았지만, 건축물을 보고 예술품이라고 생각한 건 나자리에스 궁전이 맹세코 처음이었습니다. 로마의 성베드로 성당은 '비싼 건물이다.'라는 느낌을 가지긴 했어도 건물 자체에 감탄하지는 않았는데 나자리에스 궁전을 둘러보면서는 '이건 사야해' 예술품이야!라고 몇 번이나 중얼거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마도 나중에 인도의 타지마할을 보면 비슷한 느낌이 들까요? 건물 안에 작은 소우주를 구현해 두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정신없이 셔터를 눌러댔고, 수백장의 사진이 하드 속에 들어있습니다만, 나자리에스 궁전, 특히나 이번 글에 올릴 두 방에 대해 글을 쓰기란 매우 어려웠습니..
대사의 방에서 조금 더 나자리에스로 들어가면 바로 '사자의 정원'에 들어서게 됩니다. 정무를 보는 외궁과는 달리 이 곳은 왕의 사생활로 가득찬 내궁 지역입니다. 그리고 그 옛날에는 '하렘'이 있었던 곳입니다. 하렘이라... 어떤 곳일까요? 이런 곳일까요? 아니면 이런 곳? (피카소의 그림임) 좀 더 피카소스럽게 이런 곳? 좀 더 현대적 이미지로 이런 것일 수도 있죠. 성인 잡지사라는 합법적인 사업 아이템으로 위장한채 하렘을 운영하고 있는 휴 헤프너씨입니다. 뭐 예전에는 내시와 후궁, 그리고 왕만 오고가는 곳이었을지는 몰라도 지금은 관광객으로 붐비는 곳. 그 곳의 중심이 바로 사자의 정원입니다. 하렘의 정원 주제에 너무 거창한 이름이 딸린 건 정원 한 가운데 분수에 다음과 같이 열 두 마리의 사자들의 석상..
대사의 방은 무어왕국의 왕들이 각국의 사절들을 영접하던 곳이라고 합니다. 이쯤에서 이 지역을 지배했던 무어왕국이란 게 뭔지 함 역사를 알고 넘어가는 것도 의미있을 것 같습니다. 위키피디아에서 다 검색하면 나오니 불필요한 내용 빼고 간단히 하면. 무어 왕국은? Moor인들이 세운 왕국입니다........ 저 한테 뭘 기대하셨나요. 전 역사학자 아닙니다.-_-;;;; 참고로 무어인들은 스페인으로 넘어오기 전에, 아프리카 북쪽에 살던 이슬람교를 믿던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Moor는 '검다'는 의미라고 하네요. 인종상 흑인이었다는 이야기겠죠. 어쨌든 스페인 남부에 세워졌던 무어왕국은 강력한 중앙집권 체제가 아니라 도시마다 독립적인 세력을 형성한 도시국가의 형태로 성장하게 됩니다. 모두 23개의 도시들이 저마다 ..
아리야네스 중정은 나자리에스 궁전에서 가장 많이 소개되는 곳입니다. 중간에 커다란 연못이 있다보니 (아랍 특유의 직사각형 못) 사진이 잘 나오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아리야네스야 말로, 나자리에스 궁전의 가장 대표적인 아름다움인, 입체적 천정 조각이 제대로 등장하기 시작하는 곳입니다. 예를 들면 아래 사진과 같은 광경이 눈에 띄죠. 먼저 하단에 칠에 눈이 가기 시작하다, 천정을 보면 '으오와'하는 의미없는 의성어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천정에 완전히 하나의 소우주를 구성해 놓았습니다. 칠은 많이 벗겨졋지만 저 세밀한 조각의 아름다움은 그야말로 입이 벌어지는군요. 놀라움... 도대체 왜 저런 짓을 했을까요? 세밀하고 정교하긴 하지만 뭔가 의미있는 행위같지는 않고, 저것보다 더 아름답게 꾸밀 수 있는 방법은 ..
나자리에스 궁전은 여러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 먼저 입구인 마추카 중정(Patio de Machuca) * 사절들이 술탄이 만나기 위해 기다리던 메수아르의 방(Mexuar) * 실내 정원인, 아리야네스 중정 (Patio de los Arrayanes) * 그리고, 술탄과 외국 사절들이 만나던 접견실, 대사의 방 (Salon de Embajodores) 여기까지가 업무구역이고, 이제 술탄의 가족들, 첩들이 지내는 곳입니다. * 가장 유명한 사자의 정원(Patio de los Leones) * 가장 화려한 두 자매의 홀(Sala de las Dos Hermanas)과 아벤세라헤스의 방(Sala de los Abencerrajes), * 그리고 왕의 침실(Sala de los Reyes)이 있는데 지..
알람브라에는 보기 싫은 흉물같은 건물들이 몇 남아있습니다. 산타 마리아 교구의 교회와 카를로스 5세의 궁전이 대표적이지요. 알카자바를 구경하고 나자리에스로 들어가기 전에 주위를 둘러보다보니, 보기 싫어도 보이더군요. 워낙 거대한 건물이라... 후문쪽 문입니다. 굳게 잠겨있네요. 입장은 정문으로만 가능합니다. 여늬 서양건물 들과 다르게 벽에다 홈을 파두었군요. 혹시 나자리에스 궁전의 아름다운 조각들을 조금이나마 흉내내고 싶어 그랬을까요? 무의미한 발버둥이었지요. 당시 아랍세계의 최고 장인들을 혹사시켜 만든 아름다운 궁전과, 근처 백성들을 혹사시켜 만든 (혹사시켜 만들었다는데 차이는 없지만^^) 수준이 어떻게 같을 수 있겠습니까? 대충 모양은 이렇습니다. 사자 모양의 청동 고리가 균일한 간격으로 박혀있죠. ..
알카자바 요새 중간쯤에는 탑이라기 보다는 단두대(?)처럼 쭉 뻗어나온 공간이 있습니다. 무기의 탑이라고 이름붙여진 (밑에서 보면 탑 처럼 높긴 하니까요) 공간입니다. 성벽이 일직선일 경우, 침략자를 정면에서 타격하는 수 밖에 없지만 이렇게 한쪽이 불쑥 나와 있으면 그 부분에서 측면 공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뭐 공격 목표가 될 수도 있지만 말이에요. 이와 같이 성벽에서 불쑥 나와 있습니다. 즉 저 성벽을 공격하는 적군을 측면에서 공격하는거지요. 가장 높은 감시탑입니다. 무기의 탑 끝까지 나와봅니다. 정말 성벽에서 이 부분만 불쑥 나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무기의 탑에서 보는, 이제는 너무 봐서 좀 식상한 알바이신 풍경. 경사도가 장난이 아니죠? 그야 성벽이니까요. 이 정도로 불쑥 나와 있습니..
저번 회에서도 나온 그림이지만, 이해를 돕기위해 계속 소개합니다. 빠르딸 궁전을 지나서 가장 왼쪽에 위치해 있는 알카자바 요새로 향합니다. 위 그림에서는 숫자 50~57번 부분입니다. 알람브라 (혹은 알함브라)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도 어쩐지 알카자바라는 이름은 한 번 쯤 들어본 것 같지 않으십니까? 발음해보면 어쩐지 '어둡고 음습한 이미지'가 나지 않으시나요? 수백년 간 이어진 서양 문학의 힘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반지의 제왕도 마찬가지였지만, 헤리포터에 이르기까지 아랍어로 된 지명은 무언가 안좋은 이미지를 주는 데 사용되었죠. '아즈카반'의 감옥이 대표적인 예지요. 원래는 나자리에스를 먼저 보고 싶었으나, 나자리에스는 예약 시간에만 입장할 수 있기 때문에 (다들 아시겠지만 가시는 분은 꼭 ..
알함브라 (혹은 알람브라)의 전체적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오른쪽의 43~49가 헤네랄리페. 그리고 가장 왼쪽의 41~53번이 요새인 알카자바. 24번이 이 아름다운 유적을 망치고 있는 저급한 건물인 카를로스 궁전. 10~21번까지가 아름다움으로 널리 찬양받는 건물 세공의 극치인 나자리에스 궁전(Palacio Nazaries)이지요. 헤네랄리페에서 나와 알카자바 성곽쪽으로 걸음을 옮겨봅니다. 실제로는 헤네랄리페와 본궁 사이에는 깊은 계곡이 있고, 그 사이는 통행을 금지해 놨기 때문에 실제 이동 경로는 헤네랄리페 입구인 42번까지 나와서 33번 (물의 탑)을 지나 계곡 옆으로 난 성벽 위 길을 따라 이동하면 됩니다. 물론 넓고 큰 길을 그대로 따라가는 방법도 있지만, 굳이 몇몇 탑을 지나는 계곡의 가장자..
하몽 구경을 하고 마지막으로하부고 (jabugo)는 좀 돌아보고 가기로 합니다. 사실 워낙 산골이어서 하몽 이외에는 볼만한 것도 없습니다. 이베리코 흑돼지를 키우는 농장을 방문하고 싶었습니다만, 지금처럼 도토리도 안 열리고 덥기만 한 계절에는 방목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농장 방문은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그건 그렇고 정말 작은 마을입니다. 면적으로 따지면 한국 명동 정도 넓이겠네요. 구글 지도를 좀 보실까요? 오른 쪽에 있는 가장 주황색 건물 지붕이 바로 Cinco Jotas의 하몽 공장입니다. 그 이외에도 대부분 외곽에 흩어져 있는 건물들은 하몽 공장으로 보시면 되고, 대부분의 주민들이 하몽 관련한 일을 하며 살아갑니다. 위 지도에서 HU 8112라고 씌여진 길 입니다. Cinco Jotas 브랜드 하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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