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부고에는 큰 하몽 판매점이 대 여섯 있습니다. 아무래도 관광객들이 주로 사가는 것 같은데... 글쎄요? 제가 갔을 때는 한 명의 관광객도 보지 못했습니다. 설마 저 많은 하몽을 하부고 주민들이 다 소비하는 건 아닐텐데요. 어느 집들을 가나 다양한 하몽들이 매달려 있습니다. 기막히게 숙성된 하몽을 보세요. 잘 숙성된 놈은 껍질이 검거나 허벅지 부분의 여분의 지방이 다 흘러내려 바짝 마른 듯한 상태입니다. 곰팡이도 심하게 낀 흔적이 보이기도 하고요. 맛 보다는 강한 향과 함께 즐기는거죠. 이렇게 곰팡이가 핀 녀석도 있고, 왼쪽에 있는 놈 처럼 매끈한 것들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나 다 하몽으로 사랑을 받죠. 집 마다 독특한 마크가 있죠. 하나만 한국에 가져가면 대략 2백만원인데... 여긴 그 반값도 안되는 ..
하몽을 만드는 돼지는 스페인, 포르투칼 남쪽에 사는 흑돼지로 이베리코라 불립니다. 발굽이 하얀 놈은 세라노, 발굽이 검은 놈은 이베리코라 불립니다. 나중에 사진 보면 아시겠지만 흑돼지와 하얀 돼지(세라노)의 값이 다르기 때문에, 하몽을 만들 때는 반드시 발굽을 남겨둡니다. 원래 하몽은 자연바람으로 건조했고, 이 공장도 예전에는 그렇게 했답니다. 위의 지붕의 갈고리가 다 하몽을 걸어놨던 흔적이라고 해요. 하지만 연 10만개의 하몽을 출시하고 (10만 다리, 즉 돼지 5만 마리분이죠. 팔레타와 함께라면 2.5만 마리겠고요.) 100만 마리의 돼지를 키우고 있는 지금은 이렇게 햇빛이 노출되는 곳에서는 하지 않는다고 해요. 햇빛에 너무 노출시키면 올레인 산이 급속히 녹아버려 지방이 많이 빠진 하몽이 되어 버리기..
다음날, 주인 집 따님과 다시 구글 번역기로 열심히 대화를 나눕니다. 하몽 공장과 농장을 소개시켜 달랬는데 어딘지는 아는 데, 가서 들어가는 건 제가 해야된답니다. 자기도 공장 사장은 모르니까 내가 알아봐라! 헉! 어제랑 이야기가 틀리잖아? 하지만 따지기도 귀찮아서 일단 가서 덤벼보기로 했습니다. 설마 한국에서 하몽 보러 왔다는 데 푸대접 하겠습니까? 대신 이 동네 택시를 소개시켜 줍니다. 갈라로짜에서 하부고까지 버스도 있습니다. (하루 2회요-_-) 그런데 그 시간을 몰랐기 때문에 (너무 푹 자버려서) 이 동네 차를 가진 청년을 소개 시켜 줍니다. 뭐 무허가 영업 택시라고 할 수 있죠? 그리하여... 청년이 떡 하니 저를 내려다 주고 간 곳이 Jabugo(하부고)에서 가장 큰 하몽 공장이라는 Cinco..
Toribio Hotel의 좋은 점은 바로 호텔 1층에 슈퍼가 있을 뿐만 아니라, 2층은 레스토랑으로도 운영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 동네의 대표적인 비지니스 건물인 셈입니다. 하몽을 만드는 최고의 돼지고기에 눈이 멀었던 저는 호텔 주인에게 부탁합니다. 최고의 돼지고기를 직접 요리(?)해 먹어보고 싶으니 레스토랑을 좀 빌려달라고요. 스페인 사람 친절합니다. 그거 먹으러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레스토랑 주방을 빌려주겠다고 합니다. 물론 영업을 시작하는 9시 전까지는 비워줘야 한다는 단서를 달아서요. 소금이나 조리도구는 마음 껏 써도 좋다고 합니다. 딱 한가지 빼놓고는 정말 엄청난 행운이었던거죠. (그 딱 한가지는 김치와 밥이 없었다는 겁니다. 햇밭과 꼬마김치라도 있었다면...) 호텔 주인집 따님의 안내로 정육..
이전에 말씀드렸듯, 제가 가는 곳은 하부고 (Jabugo)가 아니라 갈라로짜라는 작은 마을입니다. 하부고에서 하루를 묵어야 하는 처지여서, 호텔을 찾을 수 없는 하부고로 바로 가기 보다는 갈라로짜로 가서 숙소를 잡고 움직이자는 심산이었죠. 다음 이야기에 나오게 되지만, 이게 오히려 대단한 행운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세비야 버스 터미널입니다. 내부에 무료 무선인터넷이 있으니 가시는 분은 부디 잊지말고 요긴하게 쓰시기 바랍니다. 하늘을 보세요. 구름한 점 없는 40도의 무더위 폭염이 계속되는 스페인 남부 날씨입니다. 이런 날 짐을 다지고 중무장한채 2~3시간을 돌아다녔으니 그야말로 몸은 천근만근. 그래도 무사히 하부고를 가볼 수 있다는 생각에 (가서 어떻게 해야 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아 불안감도 컷지만) ..
* 그라나다와 세비야 (Sevilla) 이야기를 먼저 해야하지만, 그랬다간 이 부분을 언제 쓰게 될지 몰라서 먼저 쓰기로 합니다. 하부고를 방문하기로 했던 건 90%는 맛의 달인 때문이었을 겁니다. 맛의 달인 83권에 보면 하부고를 방문해서 하몽 이베리코를 만드는 돼지고기의 항정살(상강육이라고 되어 있지요.)을 먹는 장면이 나옵니다. 저는 하몽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주면 틀림없이 먹지만^^) 그 하몽을 만드는 최고의 돼지고기는 궁금하더군요. 맛의 달인. 위의 배경 그림은 김태희가 나온 광고로 유명한 스페인 광장입니다. 뭘 타고 갈 것인가? 그래서 세비야를 온 김에 하부고에 가려고 결심했지만,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악전고투'했다고 해야하나요? 일단 자료가 없었습니다. 국내 어디에서도 하부..
배를 타고 계속 갑니다. 슬슬 호수의 풍경도 지루해 졌을 무렵, 호숫가를 따라 배가 움직입니다. 앙증맞은 집들이 귀엽네요. 저 멀리 Spiez가 보입니다. 스피쯔 항구 입니다. 모터보트와 요트들이 여럿 정박해 있네요. 저도 언젠가는 요트 하나 사서 타보고 싶습니다만.. 아직은 머나먼 꿈이죠. 상륙하던 순간을 찍지 못했습니다. 밀라노행 기차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거든요. 기차역으로 올라가는 오르막 옆으로는 와인 나무가 빼곡히 서있습니다. 스위스에서도 와인을 만드나? 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어차피 유럽인걸요.^^; 참고로 여기 보다는 레만호 주변이 스위스 와인의 대표산지라고 합니다. 시원해 보이는 물이 솟아내리고 있습니다. 마셔도 될려나요? 유럽에서는 공중 수도가 마실 수 있는 상태인게 드문데... 언덕이 꽤..
사람들이 많이 물갈이 되었습니다. 저 호텔에서 인터라켄까지 배를 타고 다녀오는 사람들이 꽤 있는지 많이 내리고 타네요. 관광객 구성은 상당히 나이가 든 분들입니다. 배낭족이 타기엔 좀 시간이 많이 걸리고 비싸서 일까요? 유레일 패스 샀다면 공짜인데. 멜링겐 마을과 비투스 호텔의 전경입니다. 골짜기 사이로 위치한 아름다운 마을이네요. 3층 1등실 (그래봐야 옥상)에 올라가서 카메라를 빙빙 돌리며 찍어본 광경입니다. 아름다운 풍경사진이죠. 참고로 이게 1등실의 현실^^; 옥상에 그냥 의자있는 게 전부입니다. 대부분 지긋하신 할아버지와 한가로이 여행하는 사람들 뿐입니다. 다시 호수를 뱅뱅 둘러보며 사진을 찍습니다. (이하 설명없이 사진으로만^^) Faulensee역입니다. 이제 이 다음이 Spiez에요. 이 ..
구글지도에서 본 Thuner 호수의 풍경입니다. 지도 오른쪽 (A)가 인터라켄이고, 표시하는 걸 깜빡 잊었는데 왼쪽 끝에 조그마하게 Spiez라고 있습니다. 제가 유람선을 탄 게 인터라켄부터 스피쯔(Spiez)까지 입니다. 인터라켄에서 운하처럼 파여진 조그만 내를 따라 나와서 호수로 나오는 거죠. 그런데 이게 유람선이기도 하지만 호수 주변 사람들 교통수단이기도 해서, 호수로 나오면 직선으로 왔다갔다 하는 게 아니라 지그재그로 왔다갔다 하기 때문에 유람선 타는 시간은 제법 걸립니다. 즉 호수 북쪽 마을에서 사람 태우고 남쪽 마을로 다시 가고 이런 식이죠. 호수로 나왔습니다. 멀리 인터라켄에서 행글라이더를 타고 있는 사람이 보이네요. 맑은 하늘에 바람도 잔잔해서 행글라이딩에는 더 없이 좋은 날이라고 합니다...
이제 정든(?) 스위스를 떠나려합니다. 아름다운 자연과 떨어지는 건 아쉽지만, 비싸디 비싼 물가와 안녕하게 되어 너무 기쁘네요. 이탈리아에서는 돈 걱정 없이 먹어줄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제 입장으로서야 한시바삐 이탈리아로 가고 싶지만 가족여행을 하는터라 럭셔리하게 이동합니다. 인터라켄에서 배를 타고 스피츠에 가서, 거기서 이탈리아 밀라노로 향하는 기차를 타기로 합니다. 이틀 전에 도착했던 인터라켄 기차역 앞의 선착장입니다. 아름다운 자연에 에머랄드 빛 물. 유람선 타는 재미는 이래야지요. 매표소 주변에서 족구 비슷한 것을 하고 있는 소녀들. 여행팀인데 배를 기다리는 듯 합니다. 한가로운 풍경들.... 그런데, 인터라켄에는 기차도 동/서역이 있는데, 배도 마찬가지랍니다. 스피츠로 가는 배는 여기서 타는 ..
라우터브루넨에서 기차를 타고 인터라켄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룬델발트의 살인적 물가를 경험한 탓에 (지리산 꼭대기에서 컵라면 하나 삼천원 하는 거와 비슷하겠죠. 높이 올라갈 수록 운송비 때문에 비싸지는...) 저녁은 인터라켄에서 먹고가려 합니다만... (위 사진은 인터라켓 기차역의 뒷면입니다. 일종의 협동조합인 Coop이 위치하고 있죠) 역시 가격이 만만찮습니다. 가장 싼게 한국, 중국 음식인 듯 한데 (가격대비 양이 그나마 많음) 당시 환율로 1스위스 프랑이 1,500원 정도였죠. 그러니... 공기밥 하나에 4,500원, 김치 추가 4,500원. 김밥 한 줄 16,500원, 비빔밥 3만원. 신라호텔에서 먹는 듯한 가격입니다. 게다가 사진으로 보나 분위기로 보나 맛없어 보였거든요. 이리저리 헤매다가 문득 C..
기차가 라우터브루넨 역에 서자 사람들이 서둘러 배낭을 매고 뛰어내립니다. 한시바삐 폭포를 보러 가고 싶기 때문일까요? 역에 내리자 한 눈에 폭포가 가득 들어옵니다. 그야 말로, 마을 그 자체가 폭포를 위해 존재한다는 느낌입니다. 역 주위 풍경입니다. 산비탈에 아담하게 흩어져 있는 스위스 주택들이 예쁘네요. 자! 그럼 폭포로 출발합니다. 가다가 길 옆의 건물들을 몇 찍어보았습니다. 아마도 빌라가 아닐까 합니다. (1층이 레스토랑이 아닌걸 보니 호텔은 아닌 듯)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유스호스텔, 나름 시설도 괜찮다고 합니다. 이름모를 호텔. 좀 허름해 보여도 스위스 호텔은 할인도 잘 안되고 꽤 비쌉니다. 호텔 1층은 무조건 레스토랑! 카페 비슷한 곳이었는데, 길 옆에 차를 마시는 공간을 마련해 두었네요. 의..
허기짐과 싸우면서 클리이네 샤이덱으로 다시 내려옵니다. 다음 번에 스위스 갈 때는 먹거리 좀 가득 가져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고서요. 올라가서 별로 많이 움직인 것도 아닌데 고산이어서 그런지 몸이 상당히 힘들더군요. 우리 가족은 다행히 고산병을 겪지 않았는데 새벽에 이탈리아에서 와서 바로 올라왔다는 어떤 여자분은 융프라요흐 역에서 쓰러지셨습니다. 일행들로 보이는 남자분들, 여자분들이 '그럼 넌 여기서 좀 앉아있어.' 하면서 바로 버리고 올라가시더군요. (무서워라!) 표지판에서 보듯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그룬델발트, 반대 쪽으로 내려가면 라우터부루넨입니다. 둘 다 하이킹으로도 더 없이 좋은 코스라지만 그럴 시간은 없어서 그냥 기차를 타고 내려갑니다. 내려가기 전에 역 풍경을 좀 더 담아봅니다. 언제 다시 올까!..
한국인들이 융프라요흐에 가면 꼭 하는 게 있습니다. 바로 신라면을 먹는거죠. 삼삼오오 둘러앉아 뜨거운 국물을 먹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한국인으로 보면 틀림없습니다. 한팀이 이미 먹고 있죠. 반바지가 여기도 한 분 계시네요. 많이 추웠을 듯. 아마도 한국인 여행객들이 이 곳에서 수없이 뜨거운 물을 요청해서 가져온 신라면을 먹었을 것이고, 그에 착안해서 아예 공식메뉴로 만든게 아닐까 싶습니다. 컵라면만 5.5유로인데.... 물만 달라는 한국인들이 하도 많으니 아예 뜨거운 물만은 3유로에 팔고 있습니다. 한글로 당당하게 씌여있죠. 컵라면을 여기서 사거나 티켓으로 먹는 사람은 물 리필이 공짜입니다. 뭐 컵라면 물리필을 할 필요가 있겠냐 하시는 분도 있는데 사람이 많으면 그렇게 국물을 마셔도 좋아요. 바람과 추..
얼음궁전을 나오니 이런 기차 모형이 있네요. 100년전 처음 개통했을 때는 나무로 만든 기차였었나봅니다. 난방도 안되었을 것 같은데 승객들도 지금처럼 가벼운 차림이 아니라 두둑하게 껴입고 오르지 않았을까요? 기념품가게. 비쌉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E-mail을 보낼 수 있습니다만, 2 스위스프랑이나 합니다. Wi-Fi가 되거나 무선망이 들어오면 저런 건 이제 과거의 유물이 되겠죠. 모두 스마트폰으로 보낼테니까요. 하지만 스위스가 그런 서비스를 해 줄까요? 스핑크스 전망대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100미터 정도를 저 고속 엘리베이터로 올라가야 합니다. 올라가면 바로 보이는 시계에 나라다운 상점! 가족 여행이 아니었다면 저도 시계 공장의 Factory Tour들을 다니고 있을텐데요. 한국인을 겨냥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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