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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린저인지 베링어라고 읽는지는 모르겠지만, Belinger winery 역시 와인 만들기보다는 관광 산업에 치중하는지, 지나치게 잘 꾸며져 있었습니다. 뭐 구경하는 입장에서야 좋은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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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를 통해 안으로 들어갑니다. 인테리어에 상당히 신경을 쓰지 않오면 견적이 나오지 않을 공간입니다. 좀 잘 정비된 와이너리를 보고 '가시가 돋힌' 상태로 말하는 이유는 미리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시음한 와인맛이 정말 실망스러웠기 때문입니다. 하기야, 캘리포니아 와인을 마셔서 돈 값을 한다고 느낀 게 없으니... 친구가 Faust라는 와인을 추천해 주었는데, $50이 넘는 고가 와인이어서 마셔볼 생각도 못하고 있습니다. (라면서 브루고뉴에는 $100을 써버리는 나는 .... 위선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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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에 대한 편견은 나중으로 미루고, 일단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와이너리 투어' 입장권을 팔고 있습니다. 그런데 와이너리 투어시 표 검사--같은 걸 하지 않기 때문에 그냥 졸졸 따라다녀도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한 푼이라도 아껴야--) 어지간한 와인 상식이 있다면, 굳이 들을 필요가 없는 설명이 대부분이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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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3종의 와인을 Tasting할 수 있는 쿠폰도 주는 데 $5인가에 Tasting 장소에서 따로 구매가 가능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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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보았던 문 안으로 들어 갑니다. 11월 햇살이나 여직 따갑고 눈 부시군요. 하늘은 정말 파랗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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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쪽으로 보이는 투박한 돌집이 원래의 와이너리입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시멘트 건물과 그 주변은 모두 '와이너리 투어'를 위해서 정비된 건물입니다. 테이스팅도 물론 앞쪽 건물에서 이루어집니다.

캘리포니아 와인 비지니스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Harvard Business School에서 발행하는 Robert Mondavi and the wine industry라는 Case ($6.95)를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100% 영어라서 힘들수도 있지만, 캘리포니아 와인 산업을 이해하는 데는 더없이 좋은 글이라 할 수 있습니다.

http://harvardbusinessonline.hbsp.harvard.edu/b02/en/common/item_detail.jhtml?id=302102

이 케이스를 참조하면, 와이너리 투어를 시작한 것은 누군지 모르겠지만, Robert Mondavi는 자신의 와인 홍보를 위해서 Winery Tour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이를 프로그램화 한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이 색다른 tour program은 Mondavi를 Premium Wine Brand로 만드는 데 공헌을 했고, Napa나 Sonoma의 많은 Winery들이 덩달아 동일한 프로그램을 시작함으로써, 이 지역에 막대한 광광 수입과 함께, 이 지역 Wine 가격에 엄청난 premium을 안겨줍니다.

이런 Premium을 거품으로 볼 것인가? 문화 코드로 볼 것인가? 그건 시장과 역사가 결정할 문제고, 현명한 소비자라면 거품이라 생각하면 피하면 그만이고, 문화 코드라고 보시면 자기 재정이 허락하는 데로 즐기면 그만이겠죠. 저는 거품이 상당수 섞여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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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를 진행해 주실, 아까 표 팔던 로맨스 그레이 아저씨입니다. (이름은 까먹었음) 5분 쯤 후에 시작하니 여기저기 둘러보고 있으라 하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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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동안 건물안에 들어가 봅니다. 온갖 기념품과 와인들이 즐비합니다. 물론 와인은 모두 이 와이너리에서 생산된 거죠. 요즘 캘리포니아 와이너리 투어의 또 하나의 마케팅 전략은 'Winery Only Wines'입니다. 즉, 시장에서는 구할 수 없고, 와이너리에 와야 살 수 있는 와인을 판매하는 거죠. Mondavi에서 가장 비싼 와인인 (Opus One 제외) To Kalon도 이런 범주에 속하는 와인입니다. 베린저에서도 몇 종이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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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이 지루해져 밖도 둘러봅니다. 잘 정비된 정원같은 느낌 입니다. 근사한 세콰이어 나무도 서 있고, 그 아래 벤치에서 책이나 읽고 싶네요. 한 구석에는 사람보다 더 큰 호박이 전시되 있습니다. 체르노빌 방사능 영향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모형이 아닌 실물이고, 이 와이너리 직원이 집에서 키운 놈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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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가 시작되었습니다. 아까 뒤에 있던 그 건물입니다. 단단하게 생겼지요?
제법 역사가 있는 (100년쯤 된) 건물이라고 합니다. 베린저가 처음 세워졌을 때 와인을 압착, 숙성 시키던 (그러면서 사람도 거주하고) 그 건물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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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으로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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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으로 들어가자 마자 베린저를 처음 세운 베린저 형제의 입간판이 오크 통 앞에 서 있습니다. 음.. 뭐 굳이 저렇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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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컴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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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는 산을 뚫어만든 석굴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와인 저장고나 감옥이나 별 차이 없어 보이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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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년도 넘은 와인 압착 기계, 수확한 포도로부터 즙을 짜내는 기계입니다. 어떻게 썼었다고 가이드가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애들은 이런 이야기보다는 어두운 동굴같은 환경에 관심이 있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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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구석에는 예전 (지금도 쓰고 있는) 와인 저장고, 혹은 숙성고가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와이너리가 생기기 시작한데는 중국인 노동자들의 역할도 제법 되었다고 합니다. 이 지방은 조금만 파고 들어가도 수천년간 퇴적된 화산재로 이루어진 단단한 암벽들이라 이런 굴을 파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동-서를 연결하는 철도망이 완공된 이후, 일자리가 없어진 중국 노동자들을 싸게 고용해서 이런 터널같은 저장고를 팔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 와중에 많은 중국 노동자 (쿠리라고 불렀다던가요?) 들이 죽기도 한 모양이에요. 제대로 보호 시설도 없이 험한 작업을 했으니 당연한 일이겠지요. 어쨌든 이렇게 파여진 저장고는 말 그대로 무척 튼튼해서 캘리포니아 지진때도 거의 피해가 없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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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린저 owner 가문의 개인 와인 저장고라고 합니다. 수십년된 와인들이 차곡 차곡 쌓여 있고, 독특한 분위기 때문에 영화 '구름 속에서 산책?'인가의 한 장면이 저곳에서 촬영되었다고 하네요.

가이드가 "줄리아 로버츠가 그때 여기에 서 있었죠." 라고 말하니까 사람들이 우르르 그 자리에 서 보는 촌극도 벌어졌습니다. 저도 물론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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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너리의 토템 신앙쯤 될까요? 술의 신을 형상화한 오래된 포도 노목으로 만든 조각으로 독일에서 150년 전쯤에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이걸 가져다 놓음으로서 좋은 포도가 수확되도록 기원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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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본격적인 시음입니다. 와이너리 다른 곳이 좀 여유로왔다면, 이곳은 꽤나 붐비고 활기차는 군요. 하긴 와이너리 투어를 온 사람들의 목적이 바로 와인을 마셔보는 걸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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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스팅은 준비된 와인 중에서 어느 와인이든 3개를 골라 마실 수 있는 겁니다. 시음 가격은 $5로군요. 관리자들이 계속 잔을 씻어주고 새 잔을 서빙해 주고 있기 때문에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생각됩니다.

리스트에서 가장 비싼 화이트 1, 레드 2를 시켜서 마셔보았는데, 동행이나 저나 동일한 의견이었습니다. '맛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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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합리적으로 생각되었던 $5 가격이 '무지막지한 폭리'로 느껴집니다. 위 사진은 마지막에 마셨던 '서버가 자랑스럽게 추천해준' 와인이었는데 역시나 더군요. 하긴 한국에서도 베린저는 저와 궁합이 맞지 않았던 와인이었는데 현지도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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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맛만을 따지고 본다면 실망스러원 탐방이었지만, 잘 꾸며진 와이너리를 방문하는 것은 역시 즐거운 경험임에 틀림없습니다. 시간이 없는 관계로 짧은 코스를 택해서 간단하게 둘러본 게 좀 아쉽긴 하네요. 베린저를 떠나 남쪽으로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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