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공항에서 내려와 코리아 타운에서 저녁을 먹은 후 (LA 한인 타운의 밥집 수준은 듣던대로 그냥 저냥한 듯 하다. = 여기서 오래 산 사람에게 들어보니 감동을 줄 만한 집은 없었다는 의미입니다. Soot Bull이라고 자갓 24점을 받은 곳이 있던데... 광우병 걱정되어 가지는 않았습니다.) 친구가 내가 누울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집을 치우러 간 틈을 타서, 파머스마켓과 연달아 있는 쇼핑몰 Grove를 산책했다.

사실, 저녁 답에 두 시간 정도 산책하고 그나마 한 시간은 Barnes & Noble에서 책을 골랐기 때문에, 제대로 탐색은 못하였지만 NY에서 느낀 것과 같은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그래. 난 역시 도시 체질이야."

제대로 된 쇼핑몰은 Domain Mall 정도 (그나마 Grove에 비하면 초라한)이고 내 기준에서 맛있는 집은 아예 찾을 수가 없는 Austin은 정말.... 정말... 나에게는 잔혹한 도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Grove는 Farmers Market 바로 옆에 있다. Whole Food에서 물건을 사다 쫄래쫄래 걸어갔길래 먼저 Farmers Market에 도착했으나, 도착 시간이 8시가 다 된 관계로 90%의 가게들이 문을 닫았기에 시장의 떠들썩한 분위기는 느낄 수 없었다.

참고로 이런 Farmers Market이 LA에만 있는 건 아니다. 미국 도시 어디든 근교에서 농부나 가내수공업 형태의 소규모 업자들이 도시 시장에 와서 물건을 파는 건 매우 일반화된 형태다. (가장 인상 깊은 곳은 시애틀이었음) 이런 곳은 훌륭한 관광지일뿐만 아니라, 좋은 물건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인기가 높다. 물론 Austin에도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시장 바닥 분위기는 느낄 수 없었지만, 식당은 여직 몇 군데 열고 있었다. 하지만 저녁은 이미 먹은 상태여서 모두 패스, 간식거리 같은 걸 파는 곳은 다 닫은 모양이어서 매우 아쉬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파머스 마켓의 상징과 같은 시계탑, 주변에 한국 사람들이 정말 많아서 한국말 50%, 영어 50% 정도 비율로 와글와글 소리가 섞여나왔다. 영어 한 마디 몰라도 살 수 있는 곳이라더니...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닫은 가게들 쳐다보고 있어봤자 수가 나지 않는 법, 바로 옆에 있는 - 밤 늦게까지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는 - 쇼핑몰 Grove로 향한다. 극장과 음식점, 쇼핑, 서점 등이 한 군데 몰려있는, 지상형 코엑스몰 정도 될까? 물론 인테리어 및 가격 수준은 코엑스몰보다 한층 높다. 사진 건너편에 보이는 가게는 어린 소녀들을 타겟으로 하는 American Girls Place, 옷과 잡다한 엑세서리를 파는 가게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인테리어에 엄청 투자한 이런 매장을 볼 때면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언제부터 바나나 리퍼블릭이 (원래 GAP 레벨이었음) 명품으로 탈퇴환골을 하려고 발돋움을 시작한걸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LA 분위기 나게 높다랗게 쭉쭉 뻗은 (잘 보면 남쪽방향으로 살짝 기울어 있음) 야자수도 있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쇼핑몰에서 빠지지 않는 Victoria's Secret도 있다. 사실 이 브랜드는 디자인은 괜찮은데 품질은 열악한 속옷으로 유명한데... ZARA와 마찬가지로 몇 번 걸치고 버리는 개념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Low-Quality의 원단을 쓴다. 패션 아이템은 오래 옷장 속에 있을 필요 없다는 개념인데, 한국에서 파는 ZARA 가격을 보면 참 안습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Grove의 모습, 맨 위에 사진에 있는 닭대가리가 아마 쇼핑몰의 상징인 듯 하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Austin에 비해 잘 차려입은 사람들도 많고, 조명을 응용한 장식도 화려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당연한 이야기지만, '난 작업용이에요.'라고 한눈에 알 수 있는 식당에서 선남 선녀들이 즐거이 와인을 기울이며 식사에 열중하고 있었다. 솔로의 외로움은 더욱 깊어만 가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런 규모의 공간에는 물을 이용한 장식이 빠질 수 없는 법. 뒤에 배경으로 있는 GROVE 간판은 이 쇼핑몰의 이름일 뿐만 아니라, 극장 이름인 듯 하다. 아아~ 이뻐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좀 어둡지만 골프장보다 잘 정비된 잔디 위에 가족들이 쉬고 있는 모습이다. 그랑잣트섬이 아니고 Grove의 월요일 정도 될까? 애들은 뛰어다니고, 어른 들은 조용히 앉아서 아이들을 보며 미소짓고 있는 광경... 활기롭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스틴에는 찾을 수 없는 하겐다즈 아이스크림 샵. 물론 하겐다즈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들어가진 않았지만... 오스틴엔 왜 이런 것 조차 없는 걸까? 이틀 후에 안 사실이지만 로데오 거리 부근인가에는 빨라쪼 델 쁘레도까지 있었다. 역시 도시가 좋아.ㅠㅠ

사용자 삽입 이미지


Grove 한쪽 귀퉁이에 있는 NORDSTROM 백화점.

사용자 삽입 이미지

fresh가 있는 걸 보니, 역시 LA는 대도시로구나. (록시땅은 이제 어지간한 도시에 다 있지만 fresh는 보기 힘듬)

사용자 삽입 이미지


Barns & Noble, 3층으로 되어 있고, 중앙에 공간은 완전히 비워져 있다. 땅 값이 싼 오스틴도 아닌데 이런 럭셔리한 건물 용적의 사용이라니.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스틴과는 달리 대대적인 쿵푸 팬더 광고가 시작되고 있었다. 올여름 가장 기대하고 있던 영화이고 어저께 한국 CGV에서야 보았던 쿵푸 팬더, 기대보다는 못했지만 (20%쯤 더 재미있을 줄 알았는데) 상당한 수작이었다. 성룡의 옛 영화를 본 따 만든 소재도 괜찮았고... 우린 언제쯤 저런 수준의 작품을 내 놓을 수 있을지...(에효)

한참을 걸어다녔더니 배가 고파져서 이날 밤, 친구를 윽박질러 라면을 끓여 잡수셨다. 첫날이라 공기 맑은 Austin과는 달리 스모그로 뽀얀 하늘 (도시의 단점--)에서 너무 고생을 했더니 목이 좀 아팠다는 점만 빼면, 즐거운 하루였다.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1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