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브로드 미술관, 한국어로 해석하면 브로드 부부 미술관이겠네요. 어쨌든 이 묘하게 생긴 건물의 3층으로 올라오면 죽은, 혹은 현재 활동하는 가장 유명한 팝아티스트(=가장 비싼)의 작품들을 무수히 볼 수 있습니다. 3층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에서. 정말 동굴 속을 올라가는 듯 하죠? 올라가면 바로 보이는 장면들. 가장 중앙의 홀은 그야말로 건물의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거의 한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엄청 넓어보입니다. 제프 쿤스와 무라카미 다카시의 작품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뒤를 돌아다보면 중간에 간이벽이 하나 있을 뿐, 기둥이 없이 이 넓은 공간이 모두 하나로 되어 있습니다. 저 간이벽도 사실 작품을 전시하기 위해 만들어 둔 거고, 천장을 지탱하거나 하는 게 아닙니다. 저 간이벽 뒤로는 제프 쿤..
브로드의 입장료는 무료인데요, 들어갈 수 있는 입장객 수는 '제한'되어 있습니다. 무료이고 컬렉션이 좋은 미술관인데 시내 한 복판에 있고, 입장제한까지 있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뻔하지요? 예. 한마디로 일찍 예약하지 않으면 여행객이 들어가기가 참 곤란한 곳입니다. 여행 날짜가 결정되면 어느새 입장권은 다 예약이 끝나버리는 사태가 종종 발생하니까요. 다행히 6월 11일부터, 신디 셔먼(Cindy Sherman)이라는 사진작가의 작품을 'Imitaion of Life'라는 이름으로 1층에서 특별 전시회를 하고 있었는데요, 그 전시회는 유료였고, 이 표를 사면 브로드의 다른 공간도 구경하는 게 가능했습니다. 뭐 솔직히 이런 사진전시회는 별로 관심이 없었고 표값도 싸지 않았지만 The Broad를 구경하려면 ..
로스엔젤레스에는 가보고 싶은 명소가 세 곳 있었습니다. 미슐랭 가이드 투 스타 레스토랑이 셋인데 거기를 다 가보고 싶었던 건 아니구요 (비용부담도 크고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수준의 미식에 대해 기대도 크지 않아서요) 미술관 세 곳을 가보고 싶었습니다. LACMA, The Getty는 다녀왔고, 마지막으로 가려고 했던 곳이 현대 미술의 정수를 모아 두었다는 더 브로드(The Broad)였습니다. 사진은 블룸버그에서 가져왔습니다. 아래 링크로 들어가시면 브로드 뮤지엄을 멋지게 찍은 사진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www.bloomberg.com/news/photo-essays/2015-09-13/touring-the-broad-art-museum-l-a-s-newest-architectural-wo..
다음날 아침 방문한 곳은 블루 보틀 커피. 커피에 관심있으시면 다들 이름은 알고 계실 듯 합니다. 일본에 지점을 냈을 때 일부러 가보신 분도 있을 정도니까요. 스텀프 타운, 인텔리젠시아와 함께 스페셜티 커피로 인지도가 가장 높은 곳 중 하나입니다. 로스엔젤레스에는 여러 지점이 있는데, 제가 간 곳은 비벌리 블루버드(Beverly Blvd)쪽 지점이었습니다. 저 약간 촌시러운 듯한 파란색 병이 로고입니다. 주말 오전이어서인지 그렇게 붐비는 모습은 아니었지만 좌석이 그다지 많지 않고 (투고로 가져가라는 거겠죠) 군데군데 앉아있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커피 애호가라기 보다는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일하거나 미팅을 가지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사람이 없는 건 아니지만 장사 잘되는 가게에 비하면 한산하죠? 토요일 오전이..
귀사도스에서 나와서 게티 뮤지엄을 다녀왔으나, 역시 일단 패스하도록 하겠습니다. 박물관 글 쓰는 건 힘든 일이니까요. 스테이크를 먹은 이야기입니다. 미국에 왔으니 햄버거도 먹고, 스테이크도 한 번 먹어야지 해서 가게를 살펴보는데, 솔직히 이 가게는 맛을 기준으로 고른 것은 아닙니다. 1) 숙소와 비교적 가까울 것2) 헐리우드 분위기를 좀 느낄 수 있는 곳일 것 두 가지 기준으로 골랐습니다. 미국에서 스테이크하우스 고르는 건 사실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한국이랑 마찬가지로 검색을 해보면 되거든요. LA Best steakhouse같은 검색어로 구글에서 찾아보면 결과가 주르르 뜨는데 그 리스트 중 적당한 가게를 고르면 됩니다. 저는 보통 Eater, Thrillist를 참조하고, 거기서 고른 가게 중에 ye..
아점으로 타코를 먹으려고 찾아간 집입니다. LA 지역은 멕시코에 가깝기 때문에, 당연히 멕시칸 요리를 맛깔스럽게 내는 식당들이 많구요 그렇다고 제대로 된 멕시칸 레스토랑까지 갈 마음은 나지 않아서 타코를 간단히 먹기로 했습니다. 어디를 갈까 골라보다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을 찾았는데요, 아래 기사를 참고했습니다. LA Weekly에서 1위한 타코집 http://www.laweekly.com/location/guisados-2196252 분위기는 나쁘지 않습니다. 에어컨이 돌아가는 실내 자리보다 바깥에 자리가 더 많은데요, 냉방 비용을 절약하기 위한 구조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뭔가 지역 예술가를 후원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미국 서부나 뉴욕같은 힙스터들이 많은 도시에서는 이런 이미지도 중요하겠죠. 실내..
LA 명소인 쇼핑 공간 The Grove에 갔습니다. 원래 갈 생각이 별로 없었는데 애니멀(Animal)에서 하도 많이 먹었더니 바로 집에 들어가서 자긴 좀 무서워서 (먹은 게 다 살로 갈 듯한 공포) 조금 걷기로 하고 방문했습니다. 밤 시간에 사람도 많고, 안심하고 걸을 수 있는 곳이 미국 도시에서는 그리 흔하지 않습니다. 마침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어서요. 뭐 너무 잘 알려져 있어서 설명을 따로 드리진 않아도 될 듯. 오랜만에 방문인데 별로 변한 건 없어 보이네요. 중앙 잔디에서 사람들이 유유자적 놀고 있는 것도 그대로입니다. 분수쇼는 언제나 사람들을 모으기 마련이죠. 저도 배가 무거워 걷기 싫어서 한참을 보고 있었답니다. 두어 바퀴 돌았는데 배는 여전히 부르고 식곤증으로 졸음이 점점 오는 ..
박물관, 미술관에 다녀오면 글을 쓰기 힘듭니다. 블로그에 글을 쓰는 이유는 다녀온 다음 미술품을 공부하면서 정리하여 기록하는 의미도 있는데, 뭐 아는 게 있어야 정리를 제대로 하지요? 이번 여행에서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로스 엔젤레스 3대 미술관인 게티 뮤지엄(Getty Museum), 더 브로드(The Broad), 그리고 라크마(Lacma)를 모두 다녀왔으니 참 정리하는 게 고민입니다. 그래서 일단 박물관은 좀 패스하고, 먹거나 돌아다닌 이야기를 먼저하겠습니다. 라크마는 아직 한참 남았지만 패스하고, 라크마를 나와서 로스엔젤레스에서 가장 인기 식당의 하나인 애니멀(Animal)을 다녀온 이야기입니다. 몇 년 전만해도 예약하기가 매우 힘들다고 했는데 5시 땡 치면 가겠다고 했더니 매우 쉽게 예약이 되었습..
"도대체 어떤 인재가 국립박물관에 들어간 것이더냐?" 전시회를 보고 나서, 신안 유물에 대한 감상보다 궁금한 것은 이 질문이었습니다. 솔찬히 돈이 들었을텐데 도대체 누가 그 많은 예산을 받아내왔고, 누가 이렇게 한국스럽지 않게 짜임새 있게 전시회를 구성했을까요? 2016년 3월 부임한 이영훈 신임 중앙박물관장의 솜씨일까요? 프랑스 장식전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해임되었다고 알려진 전 박물관장의 후임으로, 낙하산은 아니라 내부인사 승진이라 다행이라 생각했는데 이 전시회를 보니, 다행 이상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만족스러운 전시회였거든요. 관장으로 임명되고 첫 특별 전시회니 만치 자신을 드러내고 싶다는 생각에 좀 무리해서라도 좋은 전시회를 만들었고, 더 많은 유물 (본디 500점 정도의 작은 ..
박물관 전체와 비교해서 코너가 크지는 않지만, LACMA에는 고대 그리스, 이집트, 바빌론 지역의 유물들도 어느 정도 전시하고 있습니다. 전부 소개할 수는 없고 인상깊었던 작품들만 기록에 남겨두려고 합니다. 파르티아 사람들이 사용하던 술잔 (Parthian Rhyton)입니다. Rhyton은 뿔모양을 한 술잔을 의미합니다. 멋지고 정교하죠? 은으로 만들어졌다고 하네요. 산양의 발굽과 뿔이 인상적입니다. 고양이 모습을 한 이집트 바스테트 여신. 사진이 잘못 찍혀서 표정이 잘 안보이네요. 제대로 찍은 사진을 보시려면 [여기]를 눌러보시면 됩니다. 이집트 사람들은 참으로 고양이를 좋아했구나 안그러면 이런 표정의 작품을 만들지 못했을텐데... 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입니다. 따오기 입니다. 이집트는 지혜의 신 토..
이제 LACMA 미술관의 중심, Ahmanson 빌딩으로 들어갑니다. 들어가는 길에 붙어 있는 사진, 미술관 야외에 있는 야자나무의 실제 사진이라고 합니다. 단순히 사진을 찍어두었을 뿐인데, 위치에 따라서 시선을 잡을 수 있네요. 만약 4층 구석에 가져다 두었으면 별 관심을 받지 못하겠지만 빌딩으로 들어가는 회랑에 두어 누구든 지나갈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으니 특별해 보입니다. 라크마의 중심되는 전시 빌딩답게 1,2,3,4층에 다채로운 수집품들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2층, 3층이지만 4층도 독특한 미술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우선은 태평양 섬지역들의 공예품들을 먼저 보기로 합니다. 라크마를 가신 분이면 누구나 한 번쯤 쳐다보는 거대한 구조물입니다. 토니 스미스(Tony Smith)의 스모크(Smo..
현대 미술을 대충 본 다음에 바로 앞에 커다란 건물로 이동합니다. Resnick Pavilion. 건물은 큰 데 아직 계획이 잡히지 않았던지, 혹은 창고로 주로 쓰고 있는지 건물의 일부에서만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원래는 현대 미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그냥 지나치려고 했는데 하와이 깃털 공예(Royal Hawaiian Featherwork)라는 이름의, 날로 먹는 현대 미술이 아니라 노동집약적인 것이 분명해 보이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더라구요. 아름답게 치장하고 싶다. 권력이 있는데 어찌 서민들과 똑같은 차림을 할쏘냐? 라는 지배자의 심리는 태평양 한가운데 아름다운 섬이라고 다를리 없는 것이겠죠. 하지만 하와이는 주변에 교역할 만한 국가도 없고 아름다운 보석도 나지 않는 곳입니다. 그럼 무엇으로 ..
로스엔젤레스 카운티 박물관은 흔히 줄여서 라크마, LACMA(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 라고 불립니다. 미국에서 박물관이라고 하면 흔히 뉴욕이나 시카고에 있는 박물관을 먼저 떠올리지만 라크마 역시 미국 최고의 박물관 가운데 하나입니다. 13만개의 예술품을 보관, 전시하고 있는데 이틀 동안 방문했지만 제대로 다 보지 못할 정도였으니까요. (뭐, 주말이 아닌 평일에 가서 여유있게 보기는 했는데, 오후 5시면 문을 닫는 통에 하루 3시간 정도만 봤으니 이틀 방문이라고 하긴 좀 어색하네요.) LACMA 미술관 지도입니다. 지하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 위 지도에서 엘레베이터를 통해 (8번 건물 앞에 있음) 지상으로 나가서, 6번 매표소에서 표를 사야합니다. 가장 유명한 미술품은 ..
미국에 왔으니 법에 따라 한끼는 버거로 먹어야합니다. LA의 많고많은 버거집 중에 고른 곳은 파더즈 오피스(Father's Office)라는 곳입니다. yelp의 리뷰를 읽어보니 한 번쯤 먹어보고 싶은 버거여서요. 헬름즈 베이커리 구역(Helms Bakery District)에 위치해 있습니다. 실제로 엘에이의 전설적인 빵가게 Helms Bakery라는 가게가 있던 지역을 재개발했다고 하네요. 이 가게는 Paul Helms 라는 사람이 뉴욕에서 따뜻한 캘리포니아 쪽으로 이사와서 차린 가게로 1931년부터 1969년까지 운영되었는데, 1932년 엘에이 올림픽 공식 빵가게로 계약을 맺는데 성공해서 유명해 졌다고 합니다. 위 건물 위의 마크를 보시면 Olympic Games Bakers라는 문구가 보입니다. ..
원래라면 LACMA (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에 간 이야기를 써야겠지만 사진이 너무 많아서 정리할 엄두가 나지 않아 일단 저녁 먹은 이야기를 먼저 씁니다. 도착한 다음날 스케줄은 좀 하드했습니다. 아침 먹으러 블루잼 카페에 갔다가 (완전 실패였죠), 누베 아티잔 아이스크림에서 가볍게 입가심하고, 멜로즈 스트리트의 벼룩시장을 땡볕에 돌아다녔더니 완전 녹초가 되어, 방으로 돌아가 피곤해서 점심도 건너뛰고 좀 잤습니다. (세상에, 점심을 안먹다니. 10년에 한 번 있을 일이네요) 뭐 나중에 LACMA에 갔다가 간식을 좀 먹었죠. 어쨌든 LACMA에 가서 미술품 구경하다가, 집에 들어와서 이쁘게(?) 옷을 갈아입고 프로비던스(Providence)에 가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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