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푸야 우카이에서, 아사쿠사로 이동했습니다. 아사쿠사는 우리네로 치면 인사동이나 삼청동 비슷한 곳입니다. 원래 아사쿠사에서 저녁도 먹고, 밤늦게까지 돌아다닐 요량으로 갔었는데, 갑작스레 예정을 바꿔서 나리쿠라로 가서 돈카츠를 먹는 바람에 나카미세 거리와 센소지를 대충 둘러보았을 뿐이네요. 아사쿠사 역에서 내리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스카이트리와 아사히 맥주 빌딩입니다. (이 사진은 아사쿠사를 다 보고 나올 때 찍은거라 조금씩 어두워지기 시작할 때네요.) 스미다강 너머로 보이는 아사히 수퍼 드라이 홀 옥상의 저 금빛 조형은 Flame d'Or, 황금 불꽃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맥주를 만드는 사람의 약동하는 영혼, 심장 뭐 그런 이미지라고 해요. 뭐... 창작자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감상하는 사람의 입..
토후야 우카이에서 점심을 먹고, 다음 목적지는 에도의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다는 '아사쿠사'입니다. 시바 공원을 지나 다이몬 역으로 가서, 아사쿠사 라인을 타면 됩니다. 가는 길에 조죠지(增上寺) 를 볼 수 있다는 것도 덤이죠. 조죠지의 자랑인 도쿠가와 역대 장군들의 유품을 모아둔 보물전시실의 안내판입니다. 도쿠가와 가문의 문장인 이파리가 셋인 '아오이몬'이 선명하게 찍혀 있습니다. 조죠지는 정토종(浄土宗) 8대 교조에 의해 1393년에 건립된 절입니다. 당시에는 지금의 도쿄가 아직 개발되기 전이니 절의 규모가 크지는 않았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하지만 1590년, 도쿠가와 가문의 보리사(菩提寺)로 선정되면서 발전하기 시작합니다. 보리사는 조상을 모시는 절이라는 의미로, 이제 우리 가문의 사람이 죽으면 이..
다섯째날 점심은 '토우후야 우카이'에서 먹기로 했습니다. 이 식당을 설명하는 가장 정확한 표현은 "부모님 모시고 가기 좋은 식당", 또는 '서양인과 같이 가면 좋은 식당'정도 될까요? 제대로 된 일본의 두부맛을 보고 싶었는데 마침 이 식당이 타베로그에서 '두부' 로는 도쿄 1위, 전국 순위로는 3위에 랭크되어 있어서 여기로 결정했습니다. 도쿄타워 가까이 있습니다. 흠. 밤에 불켜진 걸 보면 이쁜데 낮에 보니 그렇게 멋져보이지 않네요. 도착했습니다. 이 집의 백미는 음식보다 정원이라고, 먼저 다녀온 후배가 초를 치길래 짜증이 났었는데 (음식은 맛없다는 소리냐?) 정원은 정말 잘 꾸며져 있더군요. 진입로부터 조경에 돈 들인 티가 좀 나지 않습니까? 하지만 일단 먹고나서 보기로 하며, 후다닥 들어갔습니다. 1..
도쿄에는 제가 예전부터 가고 싶었던 케이크샵이 열 개 있었습니다. 뭐 더 있는데 추리고 추렸죠. 1. 스위츠 가든 유지아지키(Yuji Ajiki)2. 파티스리 료코3. 아테스웨이 (à tes souhaits!)4. 히데미 스기노5. 파티스리 파리 세베이유 (patisserie Paris S'eveille)6. 켄즈 카페 도쿄7. 오봉뷰탕 (au bon vieux temps)8. 사다하루 아오키9. 필립 마르콜리니10. 키르훼봉 이렇게 10개 입니다. 아쉽게도 이번 여행에서는 긴자에서 주로 노는 바람에 히데미 스기노를 비롯한 넷만 다녀올 수 있었네요. 못가본 가게는 다음을 기약하고, 가본 곳 중 가장 감탄스러웠던 곳 히데미 스기노를 다녀온 이야기입니다. 그저 감동스러웠던 "무스 케이크의 끝판왕!"이랄까요?..
여행 4일 째, 이번 여행에 들렸던 레스토랑 중 가장 타베로그 평점이 높았던 '레페르베상스'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도쿄에는 높은 평가를 받는 프렌치가 여럿인데 타베로그 기준으로 퀸텐상스(Quintessence) 독보적인 No.1 이고, 비밀주의 레스토랑이라 홈페이지로만 예약 가능하다는 l'equateur가 2위, 그리고 세번째가 레페르베상스입니다. 그 뒤로 조엘 로부숑, 르와지에르, 보뉴 등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보뉴, 레페르베상스를 들렸고, 아쉽게도 퀸텐상스는 다음을 기약해야겠네요ㅠㅠ 우에노 역에서 긴자 라인을 타고 25분 정도 걸려서 오모테산도 역에서 내립니다. 긴자가 '명동' 이면 오모테산도는 '청담'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더니 걷는 길 양 옆으로 명품샵이 참 많더군요. 쇼핑..
도쿄 국립서양미술관에서 인상깊었던 작품들에 대한 기록입니다. 블로그질하면서 겸사겸사 미술에 대해서도 좀 배우는게 목적입니다. 국립서양미술관에서 가장 눈에 띄는건 인상파 작가들과, 로뎅의 작품들입니다. 특히 마츠타카 코지로는 로뎅에 쉼취했는지 칼레의 시민들, 지옥의 문 등 로뎅의 대표작을 수집했습니다. 미술관 정원에 전시된 '지옥의 문'입니다. 너무 대작이라 그런지 생전에는 주조되지 못하다가 로뎅 사망 10년 후인 1926년, 필라델피아 미술관에서 처음 주문해서 첫번째 에디션이 만들어졌습니다. 이후 파리 로뎅 미술관의 작품이 두번째, 그리고 사진의 도쿄서양미술관 에디션은 마츠타카 코지로의 요청으로 3번째로 제작된 작품입니다. 한때 서울 플라토 미술관에서 자유롭게 볼 수 있었던 7번째 에디션은 현재 호암미술..
도쿄, 국립서양미술관은 현대 건축의 거장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가 설계한 건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아무리 르 코르뷔지에가 역사적으로 이름있는 건축가라도, 달랑 건물 하나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는 어렵죠. 그래서 일본은 전 세계 일곱 국가와 연계하여, 르 코르뷔지에가 남긴 16개 건물을 한꺼번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신청, 등록에 성공합니다. 르 코르뷔지에가 이 건물을 설계하게 된 것은 프랑스와 일본의 외교적 이슈때문이었습니다. 1차 대전 때 막대한 부를 쌓은 일본 사업가들 중에는 서양 미술품 수집에 열을 올린 사람이 많았는데, 카와사키 조선소 (현 카와사키 중공업) 사장인 마츠타카 코지로도 그 중 한명이었습니다. 하지만 컬렉션을 일본에 가져오기 전에 2차 대전이 ..
우동 마루카에서, 치요다 선을 타고 유시마 역으로 이동합니다. 목적지는 도쿄 국립서양미술관이지만 여기서 내리면, 우에노 공원을 거쳐 갈 수 있거든요. 보시는 바와 같이 우에노 공원을 쭉 가로질러, 미술관에 갈 수 있습니다. 걸을 맛이 나는 길이죠. 유시마 역 부근에 아운(阿吽)이라고 발음되는 괜찮은 사천 탄탄면 집이 있다고 들었는데 뭐 우동먹고 바로 또 먹을 수는 없죠. 유시마 역에 내리자, 한국 비스므리한 아파트가 서 있네요. 일본에서 이런 아파트를 본 건 처음이라 멀찍이서 찍어보았습니다. 빨간십자가만 있으면 서울인데 조금 걸어가자 우에노 공원이 보입니다. 우에노 공원의 자랑이라는 시노바즈노이케(不忍池)의 연꽃들. 겨울이니 다 말라 비틀어진 연꽃만 있어서 뭔가 우울한 분위기입니다. 그래도 연못 옆으로 ..
여행 사흘 째 날, 아점으로 낙점한 곳은 우동 마루카 (うどん丸香)입니다. 진보초 부근에 있는 우동가게인데, 타베로그에서 우동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사누키 우동 가게입니다. 진보초 역이 가깝지만, 호텔에서 가려면 노선을 빙 돌아가야해서 치요다 라인을 타고, 신 오차노미즈 역에 내려서 10분 정도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진보초 쪽 동네는 정갈하네요. 부근에 메이지 대학도 있지만 대학가라기 보다는 조금 외곽에 있는 상업지구 느낌이 납니다. 가는 길에 신사가 하나 있어 찍어 봤습니다. 오오타 공주 신사 (太田姫稲荷神社)라고 씌어 있습니다. 농사와 병(천연두)에 효험이 있는 신사라고 하네요. 지진으로 무너진 신사를 개축한지 얼마 안되어서 인지 깨끗한 건물입니다. 군데 군데 재미있는 인테리어의 가게가 많네요. ..
도쿄 신미술관 - 롯퐁기 블루보틀 - 미드타운 - 아카사카 스시 마츠모토(鮨 まつもと) - 캐피털 호텔 도큐 여행 셋째날 저녁에 걸었던 코스입니다. 구글맵으로보니 3km 정도 되네요. 무제한 티켓이 있으니 지하철을 타는게 정답이었는데, 미드타운에서 예약해둔 초밥집으로 가려면 걷는거나 차를 타는거나 그게 그 거리로 나오더라구요. 밥 먹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걸어서 칼로리를 소비하는 게 좋을 것 같아 걸었는데 (겸사겸사 아카사카 구경도 하구요) 길이 좁고 인도는 더욱 좁아서 걷기 불편했습니다. 역시 거리가 가까워도 그냥 지하철 타는게 좋겠네요. 아카사카 지역의 중심지인 아카사카 비즈 타워 앞입니다. 미드타운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나름 일루미네이션으로 분위기를 띄우고 있네요. 발코니와 조명이 재미있어서 찍어보았..
도쿄 미드타운은 롯퐁기 힐스와 함께 도쿄 도심 재개발의 모범으로 꼽히는 사례입니다. 상업지구 + 오피스 지구 + 예술이 있는 공간(21 디자인 사이트와 산토리 미술관) + 공원(히노키쵸 파크)이 잘 결합하여 주변에 있는 롯퐁기 힐스와 함께 도쿄의 명소로 자리잡았죠. 미쯔이 부동산은 미드타운을 일종의 재개발 브랜드명으로 가져갈 작정인지, 히비야 공원 옆에 더 큰 미드타운을 짓고 있기도 합니다. 모엣샹동에서 뭔가 이벤트를 벌이고 있는지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이렇게 모엣샹동으로 장식한 디스플레이를 입구에 만들어 두었네요. 샴페인은 안 좋아하지만 크리스마스에 잘 어울리는 디스플레이를 보니 흥겹네요. 미드타운 플라자. 미드타운으로 들어가는 입구이자, 여러 빌딩을 연결하는 회랑 역할을 하고 있는 공간입니다. 겨울이라..
국립신미술관, The National Art Center는 롯퐁기 미드타운과 매우 가까이 있습니다. 이때가 5시 쯤. 저녁 예약은 8시로 아직 상당히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미드타운도 좀 구경하고, 유명하다는 일루미네이션도 겸사겸사 보고 저녁을 먹으러 가기로 합니다. 부근의 지도는 대충 이렇습니다.국립신미술관, 미드타운, 21 디자인 사이트 등 볼만한 장소가 여럿 있네요. 미술관을 구경하면서 많이 걸었으니 우선 사다하루 아오키에서 구입한 마카롱을 먹으며 커피를 마시기로 합니다. 마침 Blue Bottle 커피 롯퐁기점이 가까이 있네요. LA에서 맛봤을 때는 커피 별로다 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일본이 오히려 더 맛있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들려보기로 합니다. 가는 길, 롯퐁기 구경을 좀 합니다. 외국인이 많은 ..
도쿄에는 전 세계 어디에 내 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미술관이 여럿 있습니다. 전시도 활발하고 수준 높지요. 한 국가의 미술, 공연 전시 수준은 경제 규모에 거의 정확히 비례하기 때문에 일본에서 좋은 공연과 전시가 많은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이번 도쿄에서 가보고 싶었던 미술관은 모두 다섯이었습니다. 국립서양미술관 (National Museum of Western Art)도쿄도 미술관(Tokyo Metropolitan Art Museum)국립신미술관 (The National Art Center, Tokyo)네즈 미술관 (Nezu Museum)모리 미술관 (Mori Art Museum) 이 중 아쉽게도 네즈 미술관은 겨울 휴관을 해서 가지 못했고, 나머지 넷은 모두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도쿄 방문한 셋..
츠나하치에서 텐동으로 점심을 먹고, 조금 더 걸어서 신주쿠 이세탄 백화점에 도착했습니다. 백화점 사진을 제대로 찍지 않았네요. 오른 쪽, OIOI 매장은 일본 도쿄 여기저기서 볼 수 있는 백화점 체인으로 고급스럽기 보다는 저렴한 매장을 모아둔 곳이라고 합니다. 사진에서 왼쪽, 좀 우중충한 건물이 이세탄 백화점입니다. 이세탄 백화점은 1886년 창업한, 일본에서 가장 잘나가는 백화점의 하나입니다. 신주쿠 본점에 일년 방문하는 고객만 3천만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들어가보면, 긴자의 화려한 백화점에 비해 좀 실망스러운 매장 구성입니다. 왜 인기가 있는 걸까요? 하지만 그런 걸 생각하고 있을 여유가 없지요. 신주쿠 이세탄에 온 이유는 오로지 지하 매장의 디저트 샵을 돌아보기 위해서 였습니다. 피에르 에르..
여행 셋쨋날입니다. 원래 이날 점심은 돈까스 최고봉이라 불리는 나리쿠라에서 먹을 생각이었습니다만, 아침에 뒤척뒤척하다보니 또 늦어서 도착했을 때는 이미 줄이 길더군요. 멀리가기도 그렇고 신주쿠 이세탄 백화점 쪽으로 와서 적당한 먹거리를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나리쿠라가 있는 다카다노바바에서 신주쿠까지는 야마노테 라인으로 두 역 거리로 매우 가깝거든요. 신주쿠 역, 내부가 복잡하기로 유명하기 때문에 구글맵으로 볼 때 '입구이름'을 확인하고 그 방향으로 찾아가야 합니다. 이세탄 백화점으로 나가는 문은 South East Exit입니다. 녹색 빌딩. 뭔가 하고 보니 빌딩 전체가 빠징고 센터더군요. 체인점인 모양입니다. 신주쿠는 긴자와는 확실히 분위기가 다르네요. 가게 구성이 특히나 차이가 큽니다. 긴자가 고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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