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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재료로 요리를 해보는 게 여행의 즐거움인데, 이번 여행에서는 스스로 해먹을 기회가 너무 적었습니다. 아침에 샐러드 한번 만들어 먹고, 올랜도에서 야참으로 파스타 한 번 만들어먹은게 끝이에요. 그래도 홀푸즈(Whole Foods Market)가 보이면 빠짐없이 들렸답니다.
방울 양배추, 호박, 양파, 파를 잘라서 박스에 담아 파는 데 양이 상당합니다. 일종의 손질한 식재료를 파는 건데요 바쁜 시간에 한 번 삶아서 소스를 부어 먹을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 파는 겁니다. 완전한 레트로 상품은 아니고 손질 상품 정도 될까요? 한 번 사서 아침에 만들어 먹어봤는데 아주 간편하지는 않더군요. 그래도 레트로 식품처럼 가공한 식품보다는 좀 더 건강에 좋겠지-라는 믿음으로 먹는거죠.
다양한 허브들을 팔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흔하지 않은 허브들도 많죠.
감자 종류도 다양합니다. 저 보라색 감자는 아마란스라고 부르던가요? 최근 건강에 좋으니 어쩌니하면서 파는 것들 중 하나죠.
버섯, 플로리다는 늪지가 많아서 버섯이 별로 없습니다. 위의 버섯도 미국 대각선 반대쪽인 포틀랜드에서 온 버섯이네요.
포타벨라 버섯, 한국과는 비교되 안되는 크기로 키워서 팝니다. 옆의 버섯은 Shitake, 표고버섯인데요 상태가 좀 찌꺼기 스럽군요. 국내에서 키우는 것과는 약간 품종이 다른 걸로 알고 있습니다.
베이컨들입니다. 자르는 방법, 소금, 훈제 방법에 따라 맛이 많이 다르죠. 돼지고기 품질이 가장 중요하지만 말입니다.
농장에서 직접만든 베이컨을 구하려 했는데 플로리다 산은 없고 조지아 주에서 가져온 게 딱 한종류 있더군요.
이탈리안 소시지는 다양하게 있습니다. 라면이나 우동에 저거 두개 쯤 넣고 끓이면 맛이 환상적이죠.
돼지고기 삼겹살을 파는군요. Pock Hock라고 돼지 족발 부위도 팝니다. 돼지 허벅지쯤되는 부위랄까요? 스페인, 남미 쪽 사람들이 많고 그 사람들이 많이 찾는 부위니까 저런 게 시장에 있는 모양이네요.
엄청난 덩어리의 소고기. 미국에서 소를 살 때 립아이, 등심이 비싸서 못산다고 하면 갈비 부위를 사면 좋습니다. 갈비 정육을 안하고 저렇게 각형으로 잘라서 파는데 저걸 다시 칼로 엷게 펴서 구워먹으면 맛있습니다. 뭐 더 싼 부위도 많지만요.
채끝, T본 부위가 감동스런 크기로 펼쳐져 있군요. 그런데 드라이-에이징 비프코너는 찾지 못했습니다. 텍사스에선 반드시 코너가 따로 있었는데요.
맥주 코너. 아무래도 종류가 썩 다양하진 않네요.
Duchesse De Bourgogne (브루고뉴 공작부인). 오크통에서 18개월 숙성시켜 과실향이 풍부한게 특징인 맥주죠. 누군가 인생에 있어 꼭 한번 쯤 먹어봐야 할 10종류 맥주 중 하나로 꼽길래 찍어봤습니다. 유럽, 미국 내 다양한 크래프트 맥주가 있는데 본점인 텍사스 쪽 매장에 비하면 아무래도 맥주 종류가 많진 않네요. 어쨌든 여긴 미국이니 유럽 고급맥주보다는 값이 좀 저렴해 보이는 미국 크래프트 맥주를 사는게 정답이겠죠만... 저는 술을 안하니 패스합니다.
치즈코너. 이 많은 치즈중에 로크포르가 없다는 게 말이 되냐구요!
치즈 플레이트로 썰어서 팔기도 하고
통으로 팔기도 합니다. 어지간한 치즈는 아무리 비싸더라도 시식해보고 싶다고 하면 조금 잘라줍니다.
블루치즈도 다양한데... 왜! 왜! 로크포르는 안갔다 뒀냐고요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통으로 쌓아뒀습니다. 스케일이 크죠.
별로 솜씨는 없지만 달달한 먹거리도 열심히 만들어 뒀습니다.
다양한 버터크림 케이크. 텍사스에서도 느꼈지만 추구하는 단맛에 대한 기준이 미국 남부인과 저는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공연히 먹어보고 공연히 상처받을 필요가 없어요.
고기요리를 집에가서 살짝 데워먹을 수 있게 판매합니다. 왼쪽에 쌓인 건 미트볼인데 가져가서 그래비 소스같은 걸 부어서 먹으면 친구들 먹이기도 폼나고 맛도 괜찮습니다.
엄청 풍성하게 재료를 투입한 샌드위치도 많구요
조리할 필요없이 고구마, 브로컬리, 당근 등을 그램단위로 구매해서 먹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플로리다 마켓의 최고 아이템은 오렌지 주스입니다. 매트 아저씨(Uncle Matt's), 나탈리(Natalie's) 등이 비교적 인기인데 그렇다 하더라도 생각보다 제품군이 다양하진 않습니다. 물론 이 동네는 착즙액으로 만든 주스는 드물지만, 생주스라도 가열 살균을 약하게나마 한 주스가 대부분입니다. 완전한 Fresh Squueze는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플로리다의 홀푸드라고 하더라도요. 하지만 그건 기술적으로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경험상 가공을 하지 않은 신선한 주스는 냉장고에 보관하더라도 1시간 정도면 맛이 달라집니다. 살균한 주스에 비해 몇배나 산화가 빨라요. 그래서 제품으로는 낼 수 없을거라고 봅니다.
정말 맛있는 주스를 마시려면 직접 짜주는 주스샵에서 마시거나 자기가 짜서 마실 수 밖에 없을듯 하고, 마켓에서 살 수 있는 그 다음 레벨의 주스가 Frozen(얼린) 주스입니다. 나탈리(Nataile's)와 Kennesaw와 같은 몇몇 브랜드가 신선한 상태로 착즙해서 바로 얼린 제품을 팔고 있는데요, 한국의 경우 코스트코나 이마트에서 발견할 수 있는 얼린 나탈리 주스가 바로 그겁니다. 물론 얼린 상태가 한번 풀린 짧은 시간 동안 맛이 유지되고 냉장고 안이더라도 산화가 살균한 주스보다 몇배나 빠르기 때문에 녹으면 바로 마시는 게 좋습니다.
이번 여행에 먹었던 주스 중 가장 맛있었던 나탈리 주스. 꿀처럼 좋은 맛이 나더군요. 작년에도 이 주스를 먹었었는데 그땐 별 맛이 없게 느껴졌는데 몸 상태에 따라, 혹은 주스에 쓰인 과일맛에 따라 다른가봅니다.
바다에 가까우니만치 다양한 생선류가 판매되고 있습니다. 꼭 이동네에서 잡힌 게 아니라 시애틀이나 뉴욕 부근에서 잡힌 생선들도 남쪽까지 내려와 진열됩니다.
미국 해산물 코너에서 가장 인기 좋은건 역시 연어입니다. 양식도 있고(Farm Raised), 알래스카산 야생도 있는데 부위별로 파는게 아니라 잘린 모양대로 팝니다. 길쭉한 fillet인지, 통으로 토막친 모양인지(Steak) 둘 중 하나입니다. 틸라피아인가 하는 양식 물고기 필렛도 파는데 꿈에서라도 먹을 물건이 못됩니다. 맛이 없어요.
다양한 해산물을 팔고 있습니다.
조개류도 팔고 문어도 파네요. 굴은 멀리 보스톤 쪽에서 들어온 것입니다. 이 동네 굴은 그다지 좋은 게 없나봐요.
마이애미 비치 홀푸즈에서 그 찾기 힘들던 Colossal 사이즈의 스톤 크랩 집게발이 대량으로 쌓여 있는걸 보고 화가 나더군요. 네 놈들이 다 사가니까 플로리다 키(Florida Keys)에서는 막상 먹기 힘들잖아? 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게다가 당연한 이야기지만 키웨스트보다 가격도 비쌉니다. 뭐 파운드당 $16정도 더 받아씌우는 거 같은데 그건 둘째 치더라도, 오래 보존하기 위해서인지 얼렸다가 녹여서 파는군요. (Previously Frozen). 냉동을 팔면서 저 가격으로 팔다니. 뭐 사실 냉동이 아니더라도 집에서는 먹기 힘들죠. 집에서 망치같은 걸로는 저 껍질을 깨는게 힘들거든요. 어차피 그림의 떡입니다.
키웨스트 핑크 새우. 맛있는 놈들이죠. 하지만 키웨스트에서 먹는게 훨씬 맛있죠.
마이애미 홀푸즈. 확실히 텍사스보다는 다양한 해산물이 팔리고 있군요. 스내퍼, 옐로우 스내퍼, 대서양 고등어, 그루퍼 등입니다. 이 동네에서 매우 인기있는 생선들이고 맛도 좋지요. 대서양 고등어는 한국에서는 노르웨이산 고등어와 같은 품종입니다. 홍합은 양식이고 죽합(Pacific Razor Clams)은 캘리포니아나 멕시코에서 들어온 듯 합니다.
다양한 유제품들. 여긴 홀푸드는 아니고 퍼블릭스 였던 듯 합니다.
이번 여행에서도 이 우유를 먹을 수 있게 되어 다행입니다. 홀푸즈에는 가장 맛있는 우유는 들어오지 않고 '기성식품 중 좋은 우유' 정도만 들어오지만 이 우유는 '맛있는 우유' 레벨에 넣어줄만 합니다.
다행히도 이번 여행에서도 이 우유를 먹을 수 있었네요. 제품 라벨도 없는 무척 심플한-솔직히 당황스러운- 우유입니다. 병 뚜껑에 씌여 있는 몇글자가 전부고 아무런 정보도 없습니다. 아니 구매를 촉진하려면 뭔가 상품 라벨을 붙여놔야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만 아는 사람은 꼭 이것만 사기 때문에 홀푸즈를 세개나 들린 뒤 겨우 남아있는 하나를 산겁니다.-_-;;; 아쉽게도 저온살균은 아니고 75도 살균이고,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가급적 옛날 방법으로 농작물을 키우는 아미쉬 파의 농장에서 생산한 우유를 기반으로 만든 우유라는 것 정도 외에는 저도 이 우유에 대한 정보를 잘 모릅니다.
크림층이 남아있는 불균질 우유. 이 우유가 맛있는 이유지요. 한국에서 시판되는 우유중에는 불균질 우유가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오래 보존하기 위해 다 균질화 해버리니까요.
사실 가열하지 않은 생유를 마셔보고 싶었는 데 이번 여행중에는 시도해 보지 못했네요. 세균의 위험이 있지만, 미국에서는 지금 '생유'를 먹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고 하거든요. '애완동물용 우유'라는 명목으로 생유를 배달해 주는 케이스가 늘고 있고 법에 저촉되는 일이라 법적 분쟁도 잦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진짜 애완동물용 우유는 합법인데, 사람에게 팔 목적으로 저지(Jersey)종의 소를 키워 '애완동물용'으로 비싸게 파는 우유가 법적 분쟁의 대상이 되고 있는거죠. 정말 마셔보고 싶긴한데 사실 겁이 좀 나기도 합니다. 세균감염의 위험이 없진 않을테니까요. 언젠가는 목장을 방문해서 생유를 꼭 좀 먹어보고 싶어요.
백성 귀족의 한장면. 만화가는 훗카이도에서 소를 키우는 목장주의 딸 아라카와 히로무.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언젠가 이 집 농장을 방문해보고 싶더라구요. 위 장면은 히로무씨와 결혼한 사위가 훗카이도 목장을 방문하는 데 "이보게 사위 지금 내가 주는 우유를 못받겠단 말인가?" 라고 하면서 장인어른이 가공하지 않은 생우유를 먹게하는 장면입니다. 이 작가가 그린 만화 은수저와 백성귀족에 보면 둘 다 생유를 마시는 장면이 나오지요. 법으로 팔수는 없지만 시판되는 우유와 비교되 안되게 맛있다는 묘사를 하고 있는데... 어찌 먹고싶지 않겠습니까?
플로리다는 일년 내내 꽃을 온실이 아닌 야외에서 키울 수 있기 때문에 꽃이 싸더군요. 하지만 시골이기 때문에 꽃을 디스플레이 해 두는 방식은 몹시 심플하고 단순합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별다른 요리를 할 기회가 없었지만 좀 오래 여행을 하게 되면 역시 요리를 해보고 싶네요.
이제 마이애미를 떠나서, 올랜도로 돌아가야 이야기를 써야 합니다. 휴가는 이미 다녀왔고 휴기를 쓰는 건데도 마음이 울적해지네요. 또 놀고 싶어요.
2015년 플로리다 여행 글 모음
02 - 샌프란시스코 공항과 인앤아웃(In n Out) 버거
03-올랜도(Orlando) Celebration 지역, Bohemian 호텔에서 점심과 호숫가 산책
04-올랜도(Orlando) 밀레니아 몰 (The Mall at Millenia)
05-올랜도(Orlando), Bohemian Hotel에서 저녁
06-올랜도에서 키웨스트 가는 길, Jupiter의 멋진 식당 푸드 쉑(Food Shack)에서 점심
07- 올랜도에서 키웨스트로 가는 길, Oversea Highway 풍경과 Brutus에서 저녁식사
08-키웨스트(Key West) 마커 리조트 (The Marker Resort)
09-키웨스트(Key West) 최고의 커피, 쿠반 커피 퀸(Cuban Coffee Queen)
10 - 키웨스트(Key West) 최고로 Hot한 식당 산티아고 보데가(Santiago Bodega)
11 - 키웨스트(Key West) 재커리 테일러(Zachary Taylor) 요새와 해변
13-키웨스트(Key West) 듀에또 피자에서 피자와 젤라또
14-키웨스트(Key West) 바다를 즐기다 퓨리 울티메이트(Fury Ultimate)
15-키웨스트(Key West), 크리스마스 이브 디너, 바닷가 레스토랑 코모도어(Commodore)
17-키웨스트(Key West) 항구의 새우파는 집, Fisherman's Fish and Shrimp
18-키웨스트(Key West) 알론조의 오이스터 바 (Alonzo's Oyster Bar)에서 실패한 점심
19-키웨스트(Key West) 더 리치 왈도프 아스트리아 (The Reach Waldorf Astoria) 리조트
20-키웨스트(Key West) 최고의 레스토랑 왈도프 아스트리아의 스펜서 (Spencer's by the Sea)
22-키웨스트(Key West) 몇몇 달다구리와 젤라또들
23-키웨스트(Key West) 이튼 시푸드마켓 (Eaton Street Seafood Market)
23-키웨스트(Key West)에서 마이애미(Miami)로, 돌아가는 길에도 브루터스(Brutus)에서 점심
24-키웨스트(Key West)에서 마이애미(Miami)로, 공원에서 쉬어가기
26-마이애미(Miami), 오션 드라이브와 에스파뇰라 웨이
30-마이애미(Miami), 올라(Ola) 레스토랑, 사우스 비치 밤산책
31-마이애미(Miami), 비스카야 뮤지엄(Vizcaya Museum) 1/2
32-마이애미 비스카야 뮤지엄(Vizcaya Museum) 2/2
34-마이애미(Miami), 명품의 천국 발 하버 샵스(Bal Harbour Shops)
37-마이애미, 홀푸즈 마켓(Whole Foods Market)
39-팜비치(Palm Beach), 플래글러 뮤지엄(Flagler Museum) 1/5
40-팜비치(Palm Beach), 플래글러 뮤지엄(Flagler Museum) 2/5
41-팜비치(Palm Beach), 플래글러 뮤지엄(Flagler Museum) 3/5
42-팜비치(Palm Beach), 플래글러 뮤지엄(Flagler Museum) 4/5
43-팜비치(Palm Beach), 플래글러 뮤지엄(Flagler Museum) 5/5
44-마이애미에서 올랜도로, Food Shack에서 저녁
46-케네디 스페이스 센터(Kennedy Space Center) 1/3
47-케네디 스페이스 센터(Kennedy Space Center) 2/3
48-케네디 스페이스 센터(Kennedy Space Center) 3/3
49-올랜도,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 1/6
50-올랜도,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 2/6 - 해리포터 다이아곤 앨리
51-올랜도,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 3/6 해리포터 킹즈크로스 기차역
52-올랜도,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 4/6 해리포터 호그와트
53-올랜도,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 5/6 쥬라기 공원
54-올랜도,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 6/6 툰 라군과 마블 코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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